요즘은 DSLR 카메라 가격이 렌즈 하나를 합쳐 50만원대에 팔리는 세상이니 사람들의 관심이 이 쪽으로 쏠리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만, 그렇다고 Dog나 Cow나(?) DSLR 카메라를 쓸 수는 없습니다. 제원은 좋고 폼은 나지만, 제대로 카메라를 이해하고 사진 촬영 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똑딱이’라고 흉을 보는 컴팩트 카메라보다 못한 사진을 찍기 쉽습니다. 아무에게나 스포츠카의 핸들을 쥐어 준다고 그 사람이 레이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DSLR 카메라 시장이 아무리 커져도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줄지는 않습니다. ‘누르면 적절히 찍히는’ 누구나 쉽게 쓰는 조작법과 적절한 화질, DSLR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휴대성은 DSLR이 넘을 수 없는 벽입니다. DSLR 카메라를 번거롭게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컴팩트 카메라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파나소닉의 신 모델, LUMIX FX180은 고해상도 사진에 목마른 사람들을 위해 그 성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만큼 높였습니다. 크기는 작고 쓰는 법은 단순하게, 그리고 화질은 DSLR 수준으로. 이것이 FX180의 컨셉입니다.


파나소닉은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강하다!


참으로 미안하지만, 파나소닉 DSLR은 성능에 비해 지명도가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DSLR 시장에서 파나소닉은 나쁘게 말하면 ‘듣보잡’ 수준을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DSLR 시장에서 마이너 가운데 마이너로 꼽히는 포서즈 진영인데다, 파나소닉이 가전 브랜드로서 이미지가 너무 강해 이미 자리를 단단하게 잡은 카메라 전문 브랜드의 아성을 무너트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소니 역시 일반 가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명성을 쌓은 코니카-미놀타의 DSLR 사업부를 통째로 인수해 그 후광을 입었습니다.) DSLR 카메라가 즐비한 마니아 클럽에서 파나소닉 DSLR 카메라를 꺼내 들면 사람들이 ‘이건 또 무슨 잡종(?)인가’하는 눈빛으로 쳐다볼지 모릅니다.(dolf는 파나소닉 DSLR과 기술을 공유하는 올림푸스 DSLR 사용자라서 절대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만…^^)

그렇지만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파나소닉은 결코 그런 험악한 소리를 들어야 하는 허약한 업체가 아닙니다. LUMIX 브랜드로서 꾸준히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마케팅 노력을 들인 결과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로서 충분한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파나소닉 디지털 카메라하면 떠오르는 ‘머리가 카메라인 8등신 미녀’ 광고는 그 자체만으로도 꽤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카메라의 성능이 떨어진다면 광고를 아무리 한다 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겠지만 파나소닉 디지털 카메라는 오히려 광고보다 성능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카메라 마니아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라이카(Leica)’ 렌즈의 화질과 브랜드 가치, 항상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빠른 움직임, 소비자가 가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는 제품 개발 능력 덕분에 파나소닉 디지털 카메라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DSLR 카메라 가운데 파나소닉 모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든 손에서 파나소닉 제품을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파나소닉 신형 3형제, 비슷하지만 다른 모습

파나소닉이 2008년 하반기에 새로 내놓은 LUMIX 시리즈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는 크게 FX180, LX3, FX38의 세 종류입니다. 이 세 가지 모델은 컴팩트 모델이라는 점은 같지만 그 색깔이 너무나 다릅니다.


LUMIX LX3는 전문가의 입맛에 맞는 밸런스 좋은 제원과 고급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3형제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LX3는 무엇보다 ‘화질’에 초점을 맞춘 고급형 모델입니다. 화소수는 1,000만개 수준으로서 매우 많지는 않지만 F2.0~2.8 수준의 앞선 렌즈 밝기와 ISO3200 수준의 상용 감도, 강력한 수동 촬영 모드, 사진의 정확한 편집이 쉬운 RAW 포맷을 바탕으로 ‘작지만 매우 뛰어난 화질’을 보여주도록 만들었습니다.

FX180은 ‘놀랄만한 화소수’에 올인했습니다. 웬만한 보급형 DSLR 카메라도 눌러버리는 컴팩트 카메라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많은 1,470만 유효 화소를 무기로 DSLR 카메라 수준의 고해상도 사진 출력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동 촬영 기능이 약하고 렌즈 밝기 등 나머지 제원은 보통 수준이지만 이 역시 경쟁 제품에 뒤지지 않습니다.


FX38은 특별한 것은 없지만 FX180급의 기계적인 특징과 부담없는 가격이 매력입니다
FX38은 ‘경제성’을 무기로 내세웠습니다. LX3처럼 다양한 수동 촬영 옵션도, FX180처럼 초 고해상도 사진을 추구하지도 않지만 무난한 가격에 1,000만화소급 자동 컴팩트 카메라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수동 기능을 완전히 없앤 대신 다양한 장면 모드를 넣어 ‘값싸고 막 찍어도 잘 나오는’ 카메라를 만들었습니다.

LX3가 작지만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사진을 찍고자 하는 DSLR 사용자의 보조 카메라, 사진 마니아의 것이라면 FX38은 사진을 찍는 그 자체를 좋아하는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의 카메라입니다. FX180은 사진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끔은 조금 색다른 사진을 찍고 싶어하며 큰 사진에 목이 마른 아이를 가진 아버지, 어머니를 위한 카메라에 가깝습니다. FX180을 바라볼 때 이러한 차이를 알아두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dolf의 이 글 역시 이러한 시각에 따라서 쓰고 있습니다.

DSLR의 입을 다물게 하는 화소의 공포(?)

LUMIX FX180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벌린 입을 다물 수 없게 하는’ 고화소입니다. 유효 1,470만 화소는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가운데는 가장 많은 수준이며, 웬만한 보급형 DSLR 카메라보다도 많습니다.

멀리서 그 예를 찾을 것도 없이 같은 파나소닉의 DSLR 카메라를 비교해 볼까요? L10같은 주력 모델은 1,010만 유효 화소를 갖고 있으며, 최신 모델인 G1도 1,210만 화소에 그칩니다. 니콘과 캐논 모두 보급형 DSLR 카메라는 1,200만 화소 CCD/CMOS를 쓰고 있습니다. dolf가 쓰는 올림푸스 E-410 역시 L10과 같은 1,010만 화소 LiveMOS를 쓰니 FX180 앞에서 화소 수만큼은 명함을 내밀지 못합니다.

화소수가 많다고 무작정 좋은가 하고 묻는다면 ‘무조건 좋지는 않다’가 정답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두 가지 면에서 확실한 장점이 생깁니다. 이 두 가지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과 이미지 센서 제조사들을 기를 쓰고 화소수를 높이려 애씁니다.

1. 대형 사진 출력: 사진은 PC 속에 박아두는 것이 아닌 인화를 하였을 때 그 가치가 크게 드러납니다. 그렇지만 종이에 이미지를 ‘찍어야’하는 디지털 사진 인화는 ‘해상도’라는 변수가 들어 갑니다. 방식만 다를 뿐 디지털 사진 인화는 프린터로 사진을 뽑는 것과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데, 프린터에서 해상도가 중요하듯이 디지털 사진관에서 사진을 뽑을 때도 이 해상도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사진관에서 쓰는 인화 기기는 200dpi(1인치=2.54cm에 들어가는 픽셀 개수)를 권장 해상도로서 삼습니다. 이 보다 해상도가 낮아지면 사진이 뭉개져 선명하지 않게 됩니다. 4*6인치 또는 5*7인치 정도의 보통 사진이라면 300만 화소 정도의 디지털 카메라로도 충분합니다만 12*17인치처럼 큰 사진을 뽑으려면 3,400*2,400 픽셀 정도의 해상도로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화소수가 높으면 이런 고해상도 사진을 화질 저하 없이 뽑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사진 크롭: 찍은 사진 가운데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거나 줌 효과를 내기 위해 사진을 잘라내는 것을 ‘크롭핑(Cropping)’이라고 합니다. 크롭핑은 사진을 어떤 부분만 남기고 다 버리는 것이기에 처리를 끝낸 사진은 원본보다 해상도가 크게 줄어듭니다.

화소수가 낮아 해상도가 낮은 사진만 찍어야 하는 카메라는 크롭핑 정도에 따라서는 사진 해상도가 너무나 줄어 작은 사진을 인화하거나 웹에 올리기도 어려울 정도가 되기도 합니다. 화소수가 높으면 웬만한 크롭핑으로는 작은 사진을 뽑거나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기 충분하고 남는 만큼 사진 편집의 폭이 넓어집니다.
LUMIX FX180이 화소수를 높이는 데 올인한 이유도 이처럼 화소수가 높아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찍는 재미’에서 그치지 않고 한 차원 큰 사진을 뽑아 집안에 걸 수 있도록, 그리고 사진을 편집했을 때 최소한의 화질과 해상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유를 준 것입니다.

위급할 땐 무기로 쓰세요?! – 튼튼하고 알찬 몸체

그러면 이제부터 LUMIX FX180의 박스를 열어볼까요? LUMIX FX180의 패키지를 열면 이런 부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부분은 빠짐이 없지만, 카메라 가방은 따로 사야 합니다. 다른 것 보다 가장 아쉬운 점이 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FX180 카메라 본체
- 기본 리튬-이온 배터리
- 사용 설명서
- 제품 보증서
- TV 출력 케이블
- USB 케이블
- 편집 소프트웨어 CD

LUMIX FX180은 블랙과 샴페인골드의 두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사진의 모델은 보시는 대로 샴페인골드 컬러입니다만, 시장에서는 블랙 모델이 더 인기가 많은 모양입니다.


DSLR 및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는 조명이 약한 곳에서 초점을 잡기 위한 보조광원이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컴팩트 모델에서는 드뭅니다. LUMIX FX180은 분명히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입니다만, 렌즈 왼쪽에 작은 LED 보조 램프를 달아서 초점을 맞춥니다. 그렇게 강하지는 않지만 실내 촬영 및 접사에서 적지 않은 도움을 줍니다.


다른 컴팩트 카메라와 마찬가지로서 FX180 역시 카메라를 끈 상태에서는 렌즈가 나오지 않지만 전원을 켜면 바로 렌즈가 튀어 나옵니다. 그 속도는 평균 1.3초 수준으로서 숨을 한 번 쉬면 바로 카메라를 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라이카 3.6배 줌 렌즈는 이제는 흔하다면 흔하지만 소니 카메라의 낭만(?)인 '칼짜이즈 렌즈', 국내 브랜드라는 점을 빼면 카메라 브랜드로서의 인지도가 약한 삼성테크윈의 가치를 살려주는 '슈나이더 렌즈'와 함께 렌즈를 아는 사람들의 마음을 쏙 사로잡습니다.

카메라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탐내는 그 로고, 라이카(Leica) 로고가 왼쪽에 박혀 있습니다. 파나소닉은 라이카와 협력 체제를 갖고 있는데, 라이카에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제공하고 대신 렌즈 기술을 받는 형태입니다.(실제로는 라이카에 파나소닉 디지털 카메라 일부 모델을 아예 OEM 납품하고, 렌즈는 파나소닉이 라이카 규격대로 만든 렌즈를 인증하는 형태입니다.)

라이카의 오리지널 모델의 붉은 컬러가 아닌 오렌지색 로고인 만큼 그 강렬함이 조금 적다면 적지만, 파나소닉과 라이카의 기술 공유(?) 덕분에 라이카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수준의 렌즈와 MEGA O.I.S 손떨림 방지 기능을 갖습니다. 물론 MEGA O.I.S같은 전자 관련 기능은 파나소닉의 것입니다.




DSLR과 하이엔드 카메라는 버튼이 많을수록 숙련자가 더 빠르게 기능을 쓸 수 있어 더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요구하는 기능이 적고 단순함이 미덕인 컴팩트 카메라는 버튼이 오히려 적으면 적을수록 환영받습니다.

LUMIX FX180의 머리 위에는 전원 On/Off 스위치와 셔터 버튼, 줌 다이얼, 디지털 줌(E.Zoom) 버튼 ‘만’ 있습니다. 물론 동영상 촬영용 마이크도 있지만 구멍일 뿐이니 조작에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손가락을 조금만 움직이면 이 모든 것들을 쉽게 조작할 수 있어 아무리 디지털 기기와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30분만 배우면 기본적인 촬영 방법은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상단의 조작 버튼만큼 뒷면의 버튼 역시 단순함을 자랑합니다. 상단의 모드 조절 다이얼과 다섯 개의 십자 버튼, 촬영과 사진 감상 모드 전환 스위치, 디스플레이 모드 변경 및 간단 메뉴 호출 등 그 기능은 최소한으로서 제한이 됩니다. 그렇지만 이들 버튼만으로도 컴팩트 카메라에 필요한 플래시 전환, 노출 변경, 타이머 기능, 접사 등 거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과 이미지 감상을 스위치 형태로 만든 것은 카메라에서 직접 사진을 보는 경우가 많은 최근 사용자들의 습성을 반영한 것이겠지만, 사용자가 모드를 사진 감상에 맞춘 것을 잊었다면 가끔 엉뚱한 패닉(?)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카메라 오른쪽에는 TV 출력, USB, 전원 어댑터 단자가 자리합니다. TV 출력은 카메라를 살 때 주는 전용 통합 케이블을 쓰면 사진을 쉽게 TV에서 볼 수 있습니다. USB 연결은 메모리카드 리더가 없을 때 사진을 PC로 옮길 때 씁니다만, 웬만하면 메모리 리더기를 따로 사는 것이 편합니다.

전원 어댑터 단자는 장시간 카메라를 켜놓아야 할 때 필요하지만 카메라 특성상 그런 촬영을 하는 경우가 드문 만큼 사실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주는 액세서리도 아닌 만큼 필요하다면 따로 사야 합니다.

LUMIX FX180은 현재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사실상의 표준인 SD 메모리 카드를 씁니다. 신형 모델답게 8GB 또는 그 이상의 SDHC 메모리도 꽂아 쓸 수 있습니다. 2GB 등 보통 메모리로는 기껏해야 200장 내외의 사진을 찍고 동영상도 30분 남짓 찍을 수 있으니 여행이나 동영상 촬영을 생각한다면 대용량 메모리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FX180이 쓰는 3.7V, 1,150mAh 충전지는 CIPA 기준 330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충전해 1,000장을 찍는 DSLR 카메라와 달리 배터리 용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LCD 등 전기를 쓰는 부분은 더 많기 때문입니다. LCD 화면을 보고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촬영 장수는 더 줄어듭니다.

그렇지만 200장을 넘지 못하는 컴팩트 카메라도 적지 않음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배터리 성능은 컴팩트 카메라로서는 꽤 좋다고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적어도 주변 생활을 찍는 목적으로서는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여행을 떠날 때는 추가 배터리 또는 충전기는 필수입니다만, 이는 DSLR 카메라를 뺀 모든 카메라가 똑같이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수동촬영? 그런 어려운 것은 한강물에 던져버리자!

파나소닉이 새롭게 내놓은 3대의 카메라 가운데 LUMIX FX180은 높은 화소를 필요로 하는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LX3가 준 전문가의 보조 카메라 및 사진 편집 전문가를 위해 그 기능을 극대화했다면, FX180은 화소수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인 것을 빼면 그 기능은 최대한 초보자에 맞췄습니다. 그래서 설명서를 찬찬히 읽고 몇 번 써보면 이 카메라의 기능의 대부분을 쉽게 쓸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어떻게 쓰냐구요? 그냥 눌러보면 '감'이 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설명서를 잘 읽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도 그렇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라는 물건을 만져본 사람이라면 파나소닉 기종이 처음이라도 1시간 정도 만져보면 대부분의 기능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 정도로 기능을 단순하고 쉽게 만들었고, 초보자가 쉽게 쓸 수 있도록 메뉴와 설정 사항을 배치했습니다.

dolf 역시 카메라의 설명서를 잘 읽지 않은 채로 ‘하고 보자’는 식으로 이 카메라를 써 봤습니다만, 초기 설정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을 뿐, 실제 카메라의 웬만한 기능을 익히는 데는 3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가장 복잡(?)한 장면 모드가 무엇이 있는지 익히기 위해 설명서를 펼쳐들었을 뿐 일반 기능 확인 및 촬영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30분에 불과했습니다.

이렇게 카메라를 쓰기에 단순한 이유는 수동 기능 등 배우기에 까다로운 기능이 없는 완전 자동 카메라이기 때문입니다. 수동 기능은 없지 않지만 매우 한정된 조리개 조절 능력과 노출 보정만 할 수 있는 만큼 그렇게 의미가 없습니다. 나머지는 프로그램 모드, 인텔리전트 자동(iA) 모드, 장면(Scene) 모드 등 사용자의 설정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되는 자동 기능입니다. 사용자가 직접 마음에 드는 설정을 골라 찍는 맛은 없지만 카메라를 어렵게 배울 필요가 없어 배우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실패하지 않는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습니다. 초점 거리 대비 셔터 속도, 조리개를 여는 정도, 피사계 심도를 고민해야 하는 사람은 촬영 그 자체를 즐기는 마니아이지 보통 사람은 아닙니다.

LUMIX FX180은 사진의 손맛을 포기(?)한 대신 누구나 쉽게 어느 정도 이상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단순한 자동(프로그램) 모드 말고도 초점 조절부터 동체 추적 등 사용자가 생각해야 할 부분을 완전히 없애 ‘생각 없이 누르는’ 것을 허용하는 인텔리전트 자동 모드, 그리고 컴팩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야 할 웬만한 환경을 생각해 넣은 25개의 장면 모드는 상황에 맞게 쓰기만 하면 복잡한 계산 없이 ‘잘 찍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진을 만들어 줍니다. 사진은 ‘시간을 고정해 담는’ 것이며 그 순간을 빠르게, 정확하게 잡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순간 포착 능력은 사람의 일이지만 그 상황에 맞는 카메라 설정은 FX180에 맡겨도 좋습니다. 상황에 맞는 모드만 골라 놓는다면 충분히 믿을만한 카메라 설정으로서 보기에 좋은 사진을 확실히 만들어 냅니다.


P(프로그램) 모드는 정확하게는 프로그램 AE(자동 노출)을 말합니다. 이 기능은 다른 카메라와 마찬가지입니다만, 화이트 밸런스 설정과 ISO 설정, 손떨림 보정, 표정 인식 등을 따로 설정해야 하는 만큼 장면 모드와 인텔리전트 자동 기능이 있는 FX180에서는 그렇게 의미는 없습니다. dolf가 이 카메라를 만져본 결과 P 모드를 쓸 일이 그리 많지 않음을 느꼈지만, 밝은 야외에서는 그렇게 불편 없는 사진을 만들어 냅니다.

다만 조명 상황 등 변수에 따라서는 설정을 건드리지 않으면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답니다. 이 사진처럼 약간 구름이 낀 상황에서 프로그램 모드로 사진을 찍을 때 이따금씩 눈으로 보는 것 보다 훨씬 우중충한(? 사진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장면 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텔리전트 자동 모드에서는 프로그램 모드에서 손떨림 보정, 자동 ISO 설정, 표정 인식, 적목 보정, 역광 보정 기능이 켜집니다. 여기에 실시간 AF 기능인 AF 트래킹까지 켜주면 반셔터 작업조차 불필요한 ‘완전무결 똑딱이’가 됩니다. 날씨에 따른 ISO 설정도, 손떨림에 대한 걱정도, 초점 조절도 걱정할 필요가 없고 AF 트래킹까지 켜면 초점을 맞추는 시간도 크게 줄어 순간을 포착하기에 매우 좋습니다. 순간 포착을 좋아한다면 이 모드를 기본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 프로그램 메뉴로 찍은 사진. 사진이 약간 노출 과다가 되어 있습니다


같은 사진이라도 장면 모드를 활용하면 훨씬 색상이 살아 있는 사진이 나옵니다


일반 프로그램 모드에서는 ISO 설정과 화이트 밸런스 조정 등을 사용자가 직접 해야 하는 만큼 야외에서도 날씨가 궂을 때라면 우중충한 사진을 찍기 쉽습니다. 반대로 빛이 밝다면 너무 노출이 강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장면 모드 가운데 풍경 메뉴를 고르면 이러한 색 문제에서 자유로운 안정된 사진이 나옵니다.




변형 전 보통 사진


변형 모드로 늘려 찍은 사진


장난스러운 사진을 좋아한다면 변형 모드가 꽤 쓸만합니다. 사진의 길이를 왜곡해 사물을 길게도, 뚱뚱하게도 만들 수 있습니다. 예제 사진은 좁은 사무실의 통로를 찍은 것입니다만 넓게 변형한 사진을 보면 통로가 창고 수준으로 넓어 보입니다. 사람을 이 모드로서 찍으면 롱다리/숏다리(?)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지만 잘못 찍으면 보복(?)의 대상이 될 수 있답니다.



넓게 변형하여 찍은 사진


최대한 공간을 좁게 압축해 찍은 사진

변형 모드를 인물용으로서 쓰면 재미있는 사진이 나오지만 풍경을 찍으면 낯익은 거리도 낯선 곳으로 바꾸는 이색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위의 두 사진을 비교하면 같은 곳이라도 다가오는 느낌이 크게 다를 것입니다. 첫 번째 사진이 중소 도시의 외곽 풍경같은 느낌을 준다면 아래 사진은 좁고 낡은 도심의 느낌을 줍니다.



바늘구멍(핀홀) 모드는 바늘구멍 사진기로 찍은 사진처럼 주변을 어둡게 처리하고 전체적으로 선명하지 않은 사진을 찍습니다.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니지만 색다른 모습의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고풍스러운 모습, 늘 가는 곳을 색다르게 꾸미고자 할 때 도움이 됩니다.


흩날리기 메뉴는 이름만 가지고는 그 느낌을 알기 어렵지만 찍어보면 '아하~'하고 그 차이를 느끼게 합니다. 사진을 거친 흑백 형태로 처리하는 이 메뉴는 모래 먼지가 가득한 곳에서 찍은 사진과 같은 효과를 줍니다. 사진을 낡게 보이게 하고 싶다면 간단히 써보세요. 같은 풍경도 확실히 다르게 보입니다.

FX180이 지향하는 막 찍어도 잘 나오는 카메라 세상

파나소닉 LUMIX FX180은 결코 전문가에게 맞는 카메라는 아닙니다. 전문가가 DSLR 카메라 대신 보조용으로서 쓸만한 카메라는 형제 모델인 LX3이지 FX180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카메라가 적합한 사람은 어린 아이를 자주 찍어주고자 하는 젊은 부모,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보통 자식을 낳으면 부모는 아이를 멋지게 찍어주겠다고 DSLR 카메라를 삽니다. 그렇지만 사진 이론을 모르면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 어려운 DSLR 카메라는 무턱대고 몸으로 부딪히는 부모에게는 원하는 사진을 안겨주지 않습니다. FX180은 화소수가 매우 높아 아이들의 사진을 크게 인화할 때도 화질 저하가 없을뿐더러, 베이비 모드 및 뛰어난 완전 자동 기능을 갖춰 복잡한 사진 이론을 배우지 않아도 몇 가지 촬영 모드만 알면 집안에서도, 밖에서도 충분히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카메라를 붙잡고 배울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 있어 FX180은 그 생활 자체, 그리고 가족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담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여행용으로서도 LUMIX FX180의 가치는 뛰어납니다. 쉽게 파손이 되지 않는 튼튼한 재질의 케이스, 긴 배터리 작동 시간,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는 장면 모드, 순간적인 셔터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는 인텔리전트 자동 모드는 사진 촬영의 스트레스를 한껏 줄여줍니다. 그러면서도 후회하지 않는 평균적인 사진을 남겨주며, 여행의 결과를 사진으로 출력할 때도 가치가 큽니다.

물론 사진이 즐거워지는 다양한 장면 모드와 동영상 촬영 기능이 있어 개인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올릴 셀프 사진과 일상을 찍을 용도로도 부족함이 없고 편집의 자유도가 높은 RAW 포맷 사진 저장 기능이 있어 전문가의 보조 카메라로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카메라의 전반적인 기능을 살펴본다면 이러한 가족용 컴팩트 카메라, 여행용 카메라로서의 역할이 LUMIX FX180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리는 길이 될 것입니다.


DSLR 카메라가 부럽다구요? 잘 다루지 못하는 DSLR 카메라보다 백배 나은 사진을 뽑아줍니다~


40만원에 가까운 가격은 DSLR도 50만원대에 팔리는 세상에서는 부담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DSLR 카메라를 쓴다고 누구나 전문가는 아니듯이 카메라를 제대로 배울 시간이 없고 의지가 부족하다면 막상 새로 산 DSLR 카메라는 장롱 속에 잠자며 곰팡이 잠자리(?)로 전락합니다. 오히려 살아 있는 카메라로서의 역할은 실패하지 않는 사진을 약속하는 가벼운 카메라, LUMIX FX180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막 찍어도 잘 나오는’ 카메라는 재미가 없을지는 몰라도 사진은 그 결과가 좋아야 즐거움이 커집니다. 찍는 즐거움은 조금 적지만 확실한 사진을 보장하는 LUMIX FX180,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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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6 08:05

    DSLR도 가지고 싶고 이런 컴팩트카메라도 가지고 싶고..ㅎㅎ
    고민되네요.
    상세한 설명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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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연이아빠
    2009.02.08 23:20

    ㅎㅎ 오늘 fx180 질러 놨는데. 고마워요..
    우리 애기 사진을 많이 찍어주고싶었는데..상세한 설명 너무 고마워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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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질러배우자
    2009.03.31 17:40

    하하 진짜 설명 기똥차게 하셨네요 ^-^
    암튼 잘 끝까지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삭제 답글 댓글주소
  4. 정범수
    2009.04.01 06:22

    잘 봤습니다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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