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 전자사전, udea EXPERT 300W

작성자 :  DJ_ 2008.09.09 12:00

'사운드블라스터'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제이씨현시스템이라는 회사를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회사는 오랜기간 다져온 전국 규모의 유통망을 기반으로 한창 사운드블라스터가 잘 팔리던 시절에도 이것저것 돈이 될 것 같은 사업에 꽤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가바이트, 인텔, AMD 등 유명 PC 부품의 유통은 물론이고, 크리에이티브 스피커, MP3 플레이어, 심지어는 MS XBOX 까지! iriver가 탄생하기 직전엔 대만에서 이름모를 MP3 CDP를 싸게 들여와 꽤 많이 판매했던 기억도 나네요.

게다가 부설연구소를 통해 '씬 클라이언트' 처럼 직접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연구개발한 이력도 있습니다. 주로 자회사인 '엘림넷'과 관계된 네트웍 솔루션을 만들었죠.

그래서 작년에 처음 제이씨현이 전자사전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솔직히 대만 어딘가에 위탁 제조한 상품을 싸게 들여와 틈새 시장을 노리려나보다 생각했습니다. MP3 플레이어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됨에 따라 iriver가 그랬던 것처럼 PMP와 전자사전이 나름 다음 스텝으로 각광받던 때였으니 말이죠. 실제로 처음 udea라는 브랜드로 출시된 COOL 시리즈는 별로 눈에 띄는 특징도 없었습니다.

이후 윈도우 모바일 기반의 PMP/필기인식 사전으로 engadget에도 소개discovery 시리즈를 거쳐, 이번에 출시한 EXPERT 시리즈에 이르도록 그런 선입견은 여전했습니다.

헌데 최고급 기종인 EXPERT 300W를 열흘 간 직접 써보니, 적어도 이 제품에 한해서는 제 선입견이 잘못됐고 '꽤 괜찮은 제품'이라 말할 수 밖에 없네요. 쓰면서도 잘 믿기질 않아서 제이씨현이 대만 어딘가에 OEM을 준게 아닌가 한참 구글링해봤을 정도입니다.


▲ 깔끔한 디자인의 udea EXPERT 300W

udea EXPERT 300 시리즈는 모델명 뒤에 붙은 영문자로 기능의 가감을 식별합니다. D는 DMB, B는 DMB와 블루투스, W는 B에 WiFi까지 모두 지원하는 최상위 기종입니다. 일단 지금은 W만 판매되고 있으며, 소비자가는 41만 8천원으로 비싼 편입니다. (D와 B는 출시될 경우 5~10만원 정도 저렴하겠죠)

300W의 가격만 보면 과연 이 가격에 쟁쟁한 경쟁 제품들 대신 제이씨현 전자사전을 살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편견이 또 스물스물 올라오죠. 어쨌든 제이씨현이 iriver, 카시오, 샤프처럼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유명 제조사가 아니니까요.


▲ 특이한 포장과 푸짐한 구성물 (4GB SD까지 기본 제공)

단, 스펙을 잘 살펴보고 시각을 조금 바꾸면 분명 이 가격도 납득이 됩니다.

윈도 CE 기반의 DMB 지원 PMP. 게다가 WiFi 모듈까지 탑재해 메신저와 웹을 이용할 수 있는 MID(Mobile Internet Device)라고 생각하면 결코 비싸다고만 볼 순 없죠. 제품 디자인도 훌륭한데다 부가 기능도 다양해 아주 디테일한 부분을 흠잡지 않으면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으니까요. 기본 컨셉이 전자사전일 뿐, 사실상 최고급 PMP 쯤으로 보는게 적당합니다.

[LINK] udea EXPERT 300W 스펙


▲ 스타일러스펜은 디스플레이 상단에 수납


▲ 경첩은 이 각도까지 꺾이며, 시야각도 불편하지 않은 수준

▲ 측면 단자 (좌측면에 DMB 안테나와 SD 슬롯 등 위치)


▲ 볼륨조절과 PMP 기능 컨트롤을 도와주는 조그 스위치


▲ 키패드는 일반 버튼식 플라스틱 똑딱이


▲ 6개의 주요 메뉴에 딸려 있는 다양한 기능들
가장 중요한 사전부터 다양한 부가기능까지 특별히 흠잡을 데 없이 무난한 수준

보시다시피 정말 기능이 많죠.

열흘간 사용해본 결론부터 말하자면 특별히 중소 브랜드기능 컨버전스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며,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기기들과의 기능 중복(특히 DMB)도 없는 경우 EXPERT 300W가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조금 비싸긴 해도 활용하기에 따라 거의 UMPC 수준의 가치를 지닐 정도로 많은 기능을 버그 없이 잘 담아냈으니까요.

다만 문제는 그럼 전자사전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어느 선까지의 컨버전스를 정말 필요로 할 거냐인데요. 다시 말해 전자사전에 블루투스와 WiFi가 있는 게 10만원을 더 지불할 가치를 갖느냐는 점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iriver는 최근 출시한 D28에서 다시한번 PMP 기능까지로 선을 그었습니다. 전자사전에 PMP가 붙은 정도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것이고 20만원 후반대라도 iriver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고 본거죠. 물론 전자사전을 알아보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보다 낮은 가격대에서 전자사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들(샤프나 카시오 등)을 고를겁니다.

개인적으로 전자사전 인터페이스로 UMPC에 준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건, 일견 그 자체로 차별화같아 보일지 모르나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핵심 부품의 원칩화가 더 진행되고 가격이 낮아져서, 진짜 U1010 같은 사양의 디바이스가 지금의 고급 전자사전 가격에 수렴한다면 모를까 윈CE 위에서 브라우저와 메신저가 간신히 동작한다고 WiFi까지 확장하는 건 여러모로 이릅니다.

따라서 제이씨현도 300D나 300B를 D28과 비슷한 가격대(30만원 이하)에 출시한다면 분명히 경쟁력을 가지리라 봅니다. 아쉽게도 300W는 사실상 UMPC를 구입하려고 알아보던 사람들에게나 어필할 수 있을 정도로 타깃이 적어지니, 방점을 찍는 제품 정도로 두고 300D를 주력 제품으로 설정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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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성희
    2008.09.09 13:05

    Windows Mobile이 아니라 Windows CE 기반인 것으로 보입니다.
    Windows Mobile은 모바일용 플랫폼이고, Windows CE는 O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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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9.09 14:08

      예, 300W는 CE 기반이고 그렇게 적었는데 잘못 보신 것 같네요. Discovery 시리즈에 대해서는 링크를 따라가 보시면 engadget에서 WM 기반이 아닐까 추측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WM는 플랫폼이고 CE는 OS라는 구분은 좀 이상한 거 같은데요. 부연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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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희
      2008.09.09 19:24

      CE는 아시다시피 Embedded 장치를 위한 OS입니다. WM은 물론 CE커널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모바일 핸드셋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똑같은 예를 들자면 Android 플랫폼은 Linux 커널을 사용하고 있죠.

      아까는 Windows Mobile로 보였는데 잘못 봤나보네요, 동준씨.

      빈약한 CE커널에서 이것 저것 기능 구현하느라 고생했을 개발자에게는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지향점이 없어보이는 제품이라 시장의 주목을 받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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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9.10 14:11

      꽤 논쟁이 있었던 이슈긴 한데, 암튼 OS라는 말을 그냥 WM 같은 suite까지로 확장해 써도 관계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일종의 상품명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제가 아는 이성희님 맞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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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300W
    2008.09.19 17:46

    리뷰 잘 봤습니다.
    리뷰 2편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도 300W 구매하려고 알아보는 중인데, 제품정보가 거의 없군요.
    유디아 홈페이지에선 질문에 답변도 없구요...
    덜컥 사자니 40만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럽군요.
    가능하시다면 와이브로 단말기 연결해서 인터넷 쓸 수 있는지 테스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WinCE용 어플리케이션 설치 되는지도 궁금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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