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빔으로 음악을 연주한다

작성자 :  ma-keaton 2008.05.13 14:23
미국의 가젯 상품들을 보면 굉장히 단순한 원리 하나만 가지고도 멋들어지게 포장(산업디자인)을 해서 대박을 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인데 좀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 다르다고 할까요.

반면에 우리나라의 상품들을 보면 대단한 첨단 기술들을 이것저것 모아 놓고도 어딘지 삽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무덤덤한 물건을 내놓는 일이 빈번합니다. (최근에는 삼O전자의 애니콜 햅틱이 있군요.) 아이디어도 별로, 포장도 별로인 중국 상품들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기로 하고…

사설은 이만 생략하고 간단한 아이디어로 뭔가 그럴듯한 연출을 보여주는 음악 연주 시스템을 소개해 드립니다. 미국의 빔즈인터랙티브 사에서 제작한 ‘빔즈 뮤직 퍼포먼스 시스템’은 레이저빔을 이용해 초보자라도 환상적인 악기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고안된 가젯입니다.

동영상을 보면 잘 아시겠지만 허공에 레이저빔으로 6개의 현이 걸려 있고 이를 손으로 어루만지면 악기별로 연주음이 출력되어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다양한 음악을 혼자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대단히 간단한 원리입니다. 각각의 레이저빔은 단순히 스위치의 역할만 하며 이를 손가락으로 가릴 때가 On 상태로 될 뿐이죠. 각 빔마다 지정된 악기음은 미리 샘플링된 것으로, 원칙적으론 USB를 이용한 키 입력장치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아주 오래 전 사운드블라스터 초기 시절에도 컴퓨터 키보드를 이용한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었고 가장 싼 신디사이저에도 내장된 기능이죠.

물론 이 제품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리는 비록 간단하여도 이를 레이저라는 장치로 멋들어지게 상품화한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이 장치를 이용해 교회나 학교 등에서 드라이아이스 운무를 뿌려 놓고 공연을 한다면 꽤 그럴 듯한 모습이 연출되겠죠.

아쉬운 것은 가격인데 현재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격은 거의 미화 600달러입니다. 결코 싸다고 할 수는 없는 가격인데요, 국내 쇼핑몰에서는 1,111,000원에 구매대행으로 판매되고 있군요. 대중들을 위한 가젯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좋은 예가 아닐까 합니다.


빔즈 뮤직 퍼포먼스 시스템을 구매할 수 있는 국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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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9
    2008.05.14 08:19 신고

    뜬금없는 얘기지만.
    20여년 전에 장 미셀 자르가 레이져 건반(기둥)을 손으로 막으면서 연주하던 모습이 연상되는군요.
    건반 연주도 저렇게 대담한 비쥬얼이 나올 수 있구나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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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aton
      2008.05.14 11:21 신고

      장 미셸 자르의 키보드 연주는 정말 환상적이었죠. 랑데부가 발매된 게 80년대 중반이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음악과 비교해서 정말 차원이 달랐던 게 기억나네요. (녹음기술과 악기편성 등에서)

      생각해보면 장 미셸 자르 씩이나 하던 퍼포먼스를 600달러만 쓰면 아무나 할 수 있게 된 게 재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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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
      2008.05.14 17:50 신고

      그러게요.
      덕분에 없는 용돈 쪼개가며 자르의 초기 앨범을 모두 수집했었어랬죠.

      지금 생각해보면 왠지 전자음으로 된 음악이 담긴 LP음반이라 뭔가 좀 어색하기도 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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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aton
      2008.05.14 18:04 신고

      블로그에 올리신 멋진(!) 동영상 잘 봤습니다. LP에 담긴 장 미셸 자르의 음악(당시엔 정말 앨범 자켓만 봐도 무척 심오했었죠)도 복고적이었지만, LD로 나왔던 콘서트 실황도 당시엔 최첨단의 선봉이었었죠.

      당시에 음악 들으면서 친구들끼리 "와~ 모리스 자르 아들이라고 거저 먹는 넘은 아니네?" 하고 놀라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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