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시계 업계에는 다시 한 번 기계식 시계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의 세이코가 값싸고 정밀하며 오래 가는 쿼츠(수정 진자) 시계를 내놓고 나서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스기도 편한 쿼츠 시계 바람이 부는 바람에 스위스, 독일 등지에 자리잡은 기계식 시계 메이커들은 꽤 오랜 기간동안 고전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시계 장인이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해서 만들어 내는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사람들이 다시 찾기 시작한 것이죠. 가격이 굉장히 비싸고(유명 메이커의 기계식 시계는 가장 저렴한 제품이 보통 몇 백만 원 선입니다.) 관리나 수리가 어려운 데에도 불구하고 몇 천 만원이 훨씬 넘는 시계들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자들이 많아진 까닭일까요.

서론이 좀 길었습니다만 왼쪽에 보이는 제니스(Zenith)의 Zero-G 역시 초고가 시계 중 하나입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3가지이죠. 가격이 상상을 3번 정도 초월할 만큼 비싸고 제조사 왈,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tourbillon(투어빌론)이라는 특수한 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간단하게 이 세 가지 특징에 대해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로코롬 생겼습니다.
한 200~300만 원짜리 스포츠 시계처럼 보이지요?

1. 가격

미화 $500,000 (5억 정도네요 뭐 훗. -_+)

2.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계 본체는 스테인리스 스틸인데요, 검정색이 된 이유는 바로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는 특수 소재를 PVD 코팅으로 발라버렸기 때문입니다. PVD는 Physical Vapor Deposition의 약자로 제니스에서는 이 특수 소재를 증기로 만들어서 시계 표면에 확 발랐다고 하네요.

3. 투어빌론
투어빌론은... 굉장히 신기하게 동작하는 시계의 핵심 부품입니다. 신기하고 정밀한 만큼 투어빌론의 내장한 시계의 가격은 보통 억 단위인 것들이 많습니다. 또한 투어빌론을 내장한 시계를 투어빌론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신기하죠? 예거 르꿀뜨르의 자이로투어빌론입니다.
이른바 3차원 투어빌론이죠.

투어빌론은 기계식 시계에 들어가는 탈진기(脫進機, escapement)의 일종입니다. 탈진기는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회전 에너지를 딱딱 끊어지는 움직임으로 바꾸어 주는 장치로 시계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럼 왜 하필 복잡하고 만들기도 까다로운 데다가 시계의 값을 천정부지로 솟아오르게 만드는 투어빌론을 사용할까요? 그 주된 이유는 기계식 시계가 중력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투어빌론에서는 탈진기가 일반적인 시계와 달리 180도 회전되어 있고 탈진기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이 모두 함께 회전을 하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없앨 수 있다고 하네요.



초 경량 합금 시계를 만드는 Richar Mille의 작품입니다.
이름은 RM012이고 역시 투어빌론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RM012의 뒷면 모습입니다.
아... 사고 싶어염. 하지만 가격은 후덜덜;;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 시계가 더욱 정확한 시각을 보여줄 수 있죠. 그리고 투어빌론이 움직이는 모습이 굉장히 신비롭기 때문에 시계 제작자들은 일부러 투어빌론이 보이도록 시계를 디자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투어빌론 시계는 굉장히 멋지지만 그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것과 이렇게 과도하게 비싼 시계를 구입하는 사람도 꽤 된다는 겁니다. 물론 이런 시계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만큼 굉장하고 가격 거품도 꽤 있지만 말이지요. "기계식 시계를 원하지만 중력이나 자기장의 영향은 싫다!"면 일단 돈이 많고 볼 일이군요.

(참고로 제가 1차 목표로 삼고 있는 시계는 Chronoswiss의 Regulateur입니다. 이 시계는 시침, 분침, 초침이 분리되어 있는 고풍스런 제품이지요. 하지만 가격이 가격인지라... o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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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08.04.07 13:22

    한가지만 지적하자면, tourbillon은 프랑스어로, 보통 투르비용(뚜르비용) 정도로 적습니다. 영어로 쓸 때도 투어비(-ㄹ-)연 정도로 발음하지 투어빌론으로 발음하지는 않습니다. 뭐 미국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발음한대도 이상하지는 않습니다만, 그게 정확한 발음은 아니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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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4.07 13:54

    사실 뚜르비용으로 많이 읽긴 하지만 외래어니깐 뭐 괜찮지 않을까요? ^^; 제니스 시계네요.~~ 휴볼트와 비슷한 디자인(저만의 생각일진 모르겠지만 ㅎㅎ) 전 개인적으론 PP나 grand complications에 관심이 간다는..(과연 살 수있을까 의문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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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라미스
    2008.04.07 15:55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소재가 어떤 역할을 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건 가벼워진다는 것 뿐인데 이건 시계의 정확도와 상황이 없고... 설마 시계 내부로 들어오는 중력을 막는다는 황당한 기능은 아닐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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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aton
      2008.04.08 12:41

      모든 질량이 있는 물질은 중력의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습니다. 시계에서도 진동소자에 중력의 영향이 지속적으로 작용되면 오차를 발생시킬 수 있죠.

      동영상을 보니 진동체가 3차원적으로 운동을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중력의 영향을 상쇄시켜서 항상 일정한 평균진동값을 통해 보다 정확한 시간 산출을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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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8.04.08 11:03

    값을 높이기 위해 쓸데없는 장난을 친 것이로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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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죽이네
    2008.12.20 14:25

    우와 5억 ㅎㄷㄷ...

    같고 싶지만 비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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