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LCD, 모니터 세상을 뒤엎다?!

작성자 :  dolf 2007.07.14 17:58
지금 세상은 '와이드 시대'를 외칩니다. 이미 HD급 TV는 16:9 또는 16:10 와이드 규격이 완전히 자리잡았습니다. 그렇다면 PC에서 쓰이는 모니터는 어떨까요?

실제 시중에서 팔리는 모니터의 판매 비율을 통해 현실을 살펴보고 '와이드 LCD 모니터가 왜 인기를 끄는지' 살펴 보고자 합니다.

컴퓨터 쇼핑몰 아이클럽이 지난 3개월동안 판매된 LCD 모니터 가운데 월 5대 이상 판매된 모니터 전체에 대해 일반(4:3 비율)과 와이드(16:9 또는 16:10) LCD 모니터의 판매 비율을 통계화한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7월 자료는 최종 자료가 아닌 자료 제공 시점에서의 누적 데이터인 만큼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인 시장 동향을 살펴보는 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인터넷 쇼핑몰 3개월(5~7월) LCD 모니터 판매 동향

  • 5월 - 66.3%(일반) : 33.6%(와이드)
  • 6월 - 57.8%(일반) : 42.1%(와이드)
  • 7월 - 49%(일반) : 50.9%(와이드)
위 데이터를 살펴보면 매달 와이드 LCD 모니터의 판매 비중은 늘고, 4:3 비율 제품은 점차 줄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월에는 2:1 수준의 비율이었던 것이 단 세 달만에 1:1 수준으로 바뀐 것입니다. 더군다나 5월 통계 자료를 자세히 보면 일반 LCD 판매량 가운데 상당수가 납품용 대량 구매인 만큼 실제 구매 횟수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줄어드는 만큼 올해 말 정도가 되면 LCD 모니터 시장에서 와이드 LCD 모니터 판매 비중이 70% 이상이 되는 것도 무리한 예상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왜 이렇게 와이드 LCD 모니터의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까지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분석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조금 생각해 보겠습니다.

와이드 LCD 모니터에 '불을 지른' 가장 큰 사건은 '윈도우 비스타'입니다. 물론 시장에서 그리 환영받는 상황은 아닌 윈도우 비스타지만 화려한 기능 가운데 하나 '사이드바와 가젯'을 제대로 쓰려면 와이드 규격 LCD 모니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윈도우 비스타는 와이드 모니터 아니면 안되나보다'하는 환상을 갖게 만들기는 충분했습니다.

더군다나 LG전자와 삼성전자가 4:4 모니터 생산량을 줄이고 와이드에 사실상 올인(?)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지금 두 회사의 신모델의 비율을 보면 바로 이해가 갈 것입니다. 1, 2위 업체가 저러니 다른 중소기업들도 따라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차치 DVD나 HD급 컨텐츠는 와이드가 기본이니 미래를 대비하면 와이드가 당연하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람들이 원해도 제조사나 유통사에서 매력이 없다면 이렇게까지 빠른 보급은 어려웠을 것입니다. 실제 패널 제조사나 모니터 제조사들도 와이드 LCD의 매력을 적지 않게 느꼈기에 제품 출시를 서두른 것입니다. 그 매력 가운데 하나가 '패널의 가격'입니다.

1,600 * 1,200 픽셀 20인치 모니터의 화소는 1,920,000 개입니다. 이와 달리 1,680 * 1,050 픽셀 와이드 모니터는 1,764,000개면 충분합니다. 같은 20인치 급이지만 10만개 이상의 화소가 적습니다. 이는 생산 단가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줍니다. 대량 생산 시설만 갖춰지면 가격을 더욱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또한 20인치급 이상 와이드 모니터 패널 가운데는 TN 패널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TN 패널은 시야각은 떨어지지만 응답 속도와 명암비에서 유리한 만큼 높은 제원의 모니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TN 패널이 나쁜 것은 절대 아니지만 생산 단가가 다른 패널보다는 조금 더 저렴합니다. 여기에 대만산 저가형 패널을 써버리면 대형 와이드 LCD 모니터가 x값이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더 커다란(정확히는 커다랗게 보이는) 모니터를 더 싸게 만들 수 있다는데 싫어할 곳은 없죠.

결국 일반 소비자들의 와이드 모니터에 대한 환상(?), 제조사들이 느끼는 가격의 매력, MS를 비롯한 컴퓨터 환경의 변화가 섞어 와이드 LCD 모니터의 반란(?)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와이드 LCD 모니터에 맞을까요? 우리나라만 보면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와이드 LCD는 세로 해상도가 좁은 만큼 더욱 많은 스크롤을 하게 만듭니다. 물론 가로 해상도가 길어 두 프로그램을 동시에 한 화면에 띄울 수 있게 된 장점은 있지만, 24인치 이상의 HD급 해상도 LCD가 아니면 실제로는 많은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와이드 해상도에 맞춘 게임을 몇 년 전부터 준비한 미국, 유럽,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게임 개발사는 여전히 4:3 해상도를 고집하는 점 또한 와이드 세상의 방해물입니다. 그 유명한(?) 폭력 게임 GTA도 와이드 LCD 모드를 따로 갖추고 있으며, 심지어 일본의 18禁(미성년자 관람 불가 성인용) 게임조차 16:9/16:10 와이드 해상도로 나오기 시작한 형편입니다. 와이드 LCD를 제대로 쓰게 하려면 좌우측을 제대로 활용하는 인터페이스를 갖춘 게임이 나와야 합니다. 위/아래 부분에 지나치게 많은 메뉴를 배치하는 게임은 와이드 세상에서 상당한 불편을 줍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만(?) 대박인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에서 어떤 인터페이스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와이드 LCD가 널리 퍼진 상황에서 종전과 같은 인터페이스를 갖다 쓴다면 적지 않은 불만의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은 굳이 와이드 LCD의 반대론을 펴고자 쓴 것은 아닙니다. 와이드 LCD로의 시대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며 몇 년이 지나면 우리나라도 좋으나 싫으나 프로그램과 게임을 와이드 해상도에 맞게 만들 것입니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 무조건 와이드 해상도 LCD 모니터가 좋은 것 만은 아니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보급이 늘어나는 것일 뿐이라는 점을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세상은 바뀌기 마련이지만 그 바뀌는 것이 언제나 부드럽게, 편하게만 바뀌는 것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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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4 20:16

    사람얼굴을 보면 알수 있지요.
    눈이 위아래가 아니라 옆으로 놓여 있으니까요

    특히나 저같이 작은 눈(웃음)을 자졌다면 와이드는 필수 입니다.
    세상 점점 좋아지는 겁니다. 겁내지 마시고 받아 들이세요.
    와이드 예전에는 1.5배 가격에 판매 하던것이 오히려 저렴해 졌습니다.
    물론 LCD생상하는 물량이 변해서 그렇겠지만요..

    소심하시네요.. 혹시 A형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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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7.15 22:04

    스타크래프트2는 HD Gameplay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HD의 기준은 1280x720 또는 1920x1080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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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rnoface
    2007.07.15 22:58

    얼마 전까지만 해도 HD=1280x720이고 Full HD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표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engadget에 보니 Full HD랑 HD를 구분해서 쓰더군요. 구분 기준은 Full HD=1080p, HD=720p으로 우리랑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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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7.07.19 18:14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세상의 변화에 대한 생각에 공감이 가네요.
    분야별로 조금씩 다른 속도로, 좀 엉성하더라도 이러다보면 전체적으로 옮겨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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