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구입한 디지털 HDTV에 대한 간략한 리뷰를 지난 포스팅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특정 TV 제품이 아닌 디지털 방송을 시청하고자 하는 분들께서 공통적으로 고려해보실 법한 자재들에 대한 것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들은 TV를 구입하실 때 TV 자체만의 성능과 기능에 대해 생각하실 뿐, 간과하실 수 있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죠.

눈치 빠른 독자 분들은 벌써 느낌이 오시듯이 TV 자체의 성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입력신호의 품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 아무리 초고성능 초고해상도의 막강 재생기기라도 입력신호가 불량하면 그저 조악한 출력물만 내놓는 쓸모없는 장치로 전락하기 마련이죠.

이미 HD방송을 접하고 계신 많은 분들께선 TV를 고를 때만큼 케이블과 커넥터에도 신경을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추측으론 제품박스 안에 포함된 케이블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설치기사가 세팅해놓은 그대로 사용하시리라 여겨지는데,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보다 고품질의 디지털/아날로그 방송 수신과 여러 대의 수신기를 깨끗한 화면으로 동시에 사용하시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방송수신용 케이블과 단자들에 대한 소개를 일일이 다 하자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를 정도이니 일단 이번에 제가 구성한 경우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죠.

저희 집은 아파트에 설치된 케이블방송 업체의 동축케이블을 소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아파트들은 UHF 공청안테나를 달아 옥내용 단자로도 HD방송을 수신할 수 있지만 저희 집은 밖에서 볼 땐 분명 UHF 안테가가 설치되어 있는데도 옥내단자에서는 신호가 전혀 들어오지 않더군요. (케이블방송 업체가 끊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만 들 뿐.)

케이블방송에서 보고 있는 채널도 있고 HD방송도 재전송이 되기 때문에 안테나선을 더 달지 않고 한 줄로 해결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냥 쓰는데, 문제는 도합 세 개의 장치로 선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선을 나눠야 했습니다. 이때 거의 대부분 분배기라는 장치를 쓰는데 이게 원래가 신호가 손실이 되는 원리이고 전파상 등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저가 분배기(MIC 인증 없는)는 분배된 신호의 품질 역시 장담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노이즈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게 치명적인 화질저하를 일으키곤 하죠.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분기기, 그 중에서도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으로 차폐된 고급제품(그래야 5천원 정도)으로 선을 나누는 것입니다. 분기기는 분배기와는 달리 출력단에서는 신호 손실 없이 그대로 빠져나가고 가지단에서만 약간의 손실이 있는데 상호작용이 없어 디지털-아날로그 방송을 한 기기로 시청할 때 훨씬 유리하죠.



저는 국내의 동양텔레콤과 아진텔레콤의 분배기와 분기기 제품을 선호합니다. 구입할 때에는 저가 중국산 제품과 3~4천원의 차이가 있지만 몇 년을 내내 쓸 제품이면 단연 신뢰성이 우선이 되어야겠죠. 하지만 대량으로 시공을 나가는 업체에서는 서비스로 제공되야 하는 이런 자재값의 차이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겨우겨우 일정수준만 되는 제품으로 시공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입니다.

같은 이유로 동축케이블 역시 저는 가장 좋은 품질의 것을 구입해 직접 재단해서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시공되는 케이블은 품질 자체도 그렇고 내피복에 젤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시공 후 수 년이 지나면 내부 부식으로 신호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죠.



이렇듯 분배기(분기기)와 케이블만 신경 써 잘 선택하면 비싸게 구입한 HDTV가 제 성능을 낼 수 있는 기본 준비는 다 갖춰진 셈입니다.

여기에 또 한가지 재미있는 아이템이 있는데 바로 창틀케이블이란 것입니다.
저희 집은 베란다 벽 너머에서 케이블을 안방으로 가져와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벽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케이블을 뽑아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벽 자체가 아파트의 내력벽이고 워낙 두꺼워서 구멍 뚫기가 만만치 않았죠.



그렇다고 일반케이블을 창틀로 빼오게 되면 그만큼 틈이 생겨 겨울에 찬바람이 거침없이 들어오게 될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 일반주택이나 연립주택 같은 곳에서 이렇게 선을 들여 놓고 문풍지 같은 걸로 막고 쓰는 모습도 심심찮게 봐왔습니다.

창틀케이블은 동축케이블을 필름형태로 납작하게 펴놓은 걸 말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창틀사이로 케이블을 빼고도 창문을 끝까지 정확하게 닫을 수 있게 됩니다. 약간 비싼 가격(2만원 초반)에 조금 망설이기도 했는데 실제로 장착을 하니 깔끔하게 배선정리가 되면서 신호레벨도 아주 우수하게 들어오게 되더군요.



분기기에서 1차로 나뉘고 2차로 창틀케이블에 들어가 3차로 다시 일반케이블로 연결되어 TV에 입력됐는데도 저가의 분배기를 사용하는 것에 비할 수 없는 깨끗하고 완벽한 신호품질로 디지털-아날로그 방송을 모두 수신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질 좋은 케이블과 신뢰성 높은 분기기, 그리고 좋은 품질의 아이디어 상품을 이용해 집안의 디지털 방송 수신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소품들에 대해 얘기가 제법 길어졌는데 현재 디지털방송 수신에 뭔가 불만이 있다거나 앞으로 디지털TV를 도입하실 예정에 있으신 분들은 이런 설치자재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작지만 큰 효과를 주는 제품들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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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3 20:35

    셋톱박스는 어떻게 사용하시나요..?
    궁굼한 부분이, 디지털 케이블방송을 보려면 셋톱박스를 통해야 하는데 분배기를 써서 셋톱박스를 거치지 않고 바로 연결되는 TV는 케이블 방송을 어떻게 보게 되는지요...?
    TV에 있는 튜너를 이용하면 디지털 케이블의 채널들이 다 나오는게 아닐 듯 한데... 유료채널은 아니라도 기본채널은 다 나오는 것인지 궁굼합니다. (아날로그 신호가가 아닌 디지털신호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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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aton
      2007.11.04 08:48

      오~ 반갑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희집에선 셋탑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케이블채널은 EPG 몇개를 제외하곤 기본채널들도 디지털로 그냥 수신할 수 없게 되어있죠. 반면에 지역사업자가 아날로그 채널들은 방치하고 있는지 거의 모든 채널이 스크램블 없이 그냥 보여지네요. ㅎㅎ 그래서 수신기 거치지 않고 바로 TV 튜너로 보고 있습니다(물론 시청료는 매달 꼬박꼬박 납부). 아직까진 디지털케이블방송이라 해도SD급 화질이 거의 전부라 그냥 이렇게 보고 있고 재전송 공중파만 디지털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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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11.05 10:02

    오! 창틀형 케이블은 정말 필요한 아이템인데요.
    거실에 너저분하게 널부러져 있는 인터넷 케이블때문에 신경쓰였는데 베란다로 옮길수 있는 기회네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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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aton
      2007.11.05 13:01

      케이블인터넷을 쓰고 계신가보군요.
      말씀드린대로 베란다에서 분기기를 사용해서 바이패스 시킨 라인을 창틀 케이블로 실내로 가져다 쓰시면 쾌적한 환경을 구축하실 수 있겠네요. 물론 케이블 선택도 신경을 쓰시구요, TV자재 쇼핑몰을 검색하시면 쉽게 필요한 자재들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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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무실한 전공자
    2009.07.11 17:15

    아날로그 방송을 몰라도 디지탈 방송에서 분배기니 케이블이니 하는 것들의 역할은 좀 떨어지는거 같더군요. 그러니깐 아날로그 방송을 볼 때는 분배기나 케이블 수준에 따라서 화질 차이가 심하게 나지만 디지탈 방송의 경우에는 좀 저질(?)의 부품(?)을 사용해도 화질차이가 안 느껴졌다는 말이에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날로그와 달리 디지탈은 0과 1의 신호를 통해서 노이즈 간섭 같은 신호왜곡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송에 비해 선로의 영향을 덜 타는거 같습니다.

    진짜로 저질의 분배기를 사용해보니깐 아날로그 방송의 경우는 확연하게 화질 저하가 발생하는데 비해 디지탈 방송은 차이가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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