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PC를 '제대로' 쓰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한 12년 전쯤 됩니다. 스마트개짓의 다른 분들 보다 그 경력은 그리 길지 않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그 시간 동안 쌓은 자료의 양은 적은 편은 아닙니다. 저는 파일과 데이터를 불필요하다고 삭제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안고 가려는 수집벽을 갖고 있다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은 자료가 CD로 1,000장, DVD로 500장, 하드디스크에 1TB정도 됩니다. 합하면 약 3TB 전후가 되는 셈인데, 대부분의 자료를 하드디스크와 광학저장매체에 의존하다 보니 정보가 손실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종종 생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백업한 자료를 잃어버린 경험이 없는지요?


자주 쓰는 데이터는 대부분 하드디스크에 저장해둡니다만, 자주 쓰지 않는 자료 또는 지워지지 말아야 할 자료는 반드시 ‘백업’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색다른 백업 방법을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를 비롯한 ‘보통 사람’의 범위 안에서는 이런 백업 방법을 주로 쓸 것입니다.

1. 하드디스크 – 몇 년 전에는 하드디스크를 백업 매체로 사용하는 사람은 ‘부르주아’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기껏해야 10GB 밖에 되지 않는 하드디스크를 10만원(당시 가격이니 지금은 20~30만원쯤 될 겁니다.) 넘는 돈을 주고 사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320GB 하드디스크가 기껏해야 7만원 선으로 큰 부담이 없어졌습니다. 속도 또한 다른 백업 매체와 비교가 안되게 빠릅니다.(제 지인은 외장 하드디스크만 몇 개를 바꿔가며 씁니다.) 대신 기계 장치인 만큼 충격, 전기적인 문제 등 데이터를 통째로 잃어버릴 가능성도 없지 않은 만큼 100% 믿기엔 어려움이 있죠.

장점: 합리적인 가격, 매우 빠른 속도
단점: 기계 장치의 예측 불가능한 신뢰성


2. CD/DVD – 보통 백업이라고 하면 CD나 DVD에 자료를 저장하는 것을 말하며, 실제로 CD나 DVD 미디어에 데이터를 백업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장 용량은 하드디스크에 미치지 못하지만, CD/DVD 레코더만 있으면 미디어 가격도 저렴해 부담은 하드디스크보다 더 적습니다. 저도 DVD를 주 백업 매체로 쓰고 있구요.

그렇지만 CD-R/DVD-R 같은 매체는 수명이 그리 길지 못한 것이 흠입니다. 싸구려 제품을 쓰면 몇 달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값비싼 미디어도 5년 이상은 보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습기와 햇볕은 말 그대로 ‘쥐약’입니다. CD나 DVD에 데이터를 백업하면서도 CD나 DVD의 믿을 수 없는 신뢰성에 눈물도 흘립니다. 더군다나 어디서 구하기도 어려운 자료라면 참으로 속 쓰린 문제죠.

장점: 저렴한 가격, 높은 휴대성
단점: 짧은 보존 기간, 습기 및 직사광선에 취약함


3. 네트워크 저장장치 – 웹하드나 개인 서버 등 네트워크 저장장치에 개인 자료를 전부 넣고 다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여러 PC에서 자주 꺼내 봐야 하는 자료라면 꽤 편한 방법이 됩니다. 저도 IDC에 입주한 개인 서버를 운영하고 있고, 이 서버를 자료 이동이나 백업용으로 부분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미디어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 여러 PC에서 데이터를 꺼내 쓸 수 있는 것은 네트워크 저장장치의 강점이 됩니다. 반대로 네트워크 속도의 한계 때문에 용량이 큰 자료는 자주 꺼내고 저장하기 쉽지 않고, 개인정보를 남의 서버에 둔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닌 점도 걸립니다. 개인 서버라 해도 해킹이라도 당하면 골치 아파지죠.

장점: 어디서나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편리함
단점: 느린 속도, 보안 문제


4. USB 메모리 – 요즘은 USB 메모리 용량이 기가바이트 단위가 되다 보니 웬만한 자료를 USB 메모리에 넣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경우 백업보다는 ‘자료 휴대’ 성격이 더 강하긴 합니다만 작은 용량의 자료를 백업하는 매체로 USB 메모리를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USB 메모리의 장점은 충격에 강하고 부피가 작다는 것입니다. 하드디스크처럼 작은 충격에도 벌벌 떨 필요도 없고 요즘 나온 것은 100개 정도도 작은 통 하나에 담아버릴 수 있죠. 대신 플래시 메모리 자체가 하드디스크보다 더 믿을 수 없다는 점과 반도체인 만큼 전기에 약하다는 문제가 있어 보존성이 하드디스크보다 좋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위에서 살펴 봤듯이 이 세상에 완벽한 백업 매체는 없습니다. 속도가 빠른 것은 신뢰성이 문제가 있고, 값싼 백업 방식도 신뢰성 보장이 안됩니다. 결국 ‘데이터를 영원히 잘’ 보존하는 꿈을 이뤄주는 백업 수단은 이 세상에서 이룰 수 없습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데이터의 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과 함께 ‘위험의 분산’을 하는 일 정도입니다. 저는 진짜 중요한 데이터는 이렇게 관리합니다.
* 저장 매체는 2중 또는 그 이상으로 – 모든 매체는 수명이 있는 만큼 하나의 매체에 모든 것을 의지했다 ‘새 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봤습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데이터는 하드디스크와 DVD에 동시에 백업해두고 있습니다. 하드디스크의 데이터가 사고로 지워지거나, DVD가 파손되더라도 동시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자료 손실 가능성을 절반 밑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 저장 매체의 정기적인 점검/재 백업 – 하드디스크나 DVD 모두 수명이 그리 긴 편은 못됩니다. 더군다나 광학저장매체는 수명이 더욱 짧습니다. 그래서 저는 3~5년 주기로 CD/DVD의 내용을 전부 복사해 다시 백업하고 있습니다. CD에서 DVD로 바뀌는 때인 만큼 미디어 교체도 함께 하는 셈입니다. 다음에 바꿀 때는 Blu-Ray나 HD-DVD 가운데 하나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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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0 13:43

    중요한 자료CD에 넣어뒀는데
    친척 동생이 와서 CD 를 장난감 처럼 던지고 망가트렸던적이..

    그 동생을 장난감처럼 던져버리고 싶더라고요. 큭..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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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10.10 16:04

    약 3년간 모아왔던 사진들을 한방에 날려먹었던 적이 있었죠.
    그때부터 버릇처럼 중요한 자료는 DVD와 하드에 고이고이 백업해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자료를 날려먹었을 때의 그 느낌은... 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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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7.10.10 16:10

    하드디스크의 낮은 단가와, 핫스왑베이 등과의 연계성 때문에, 서버형 케이스(10만)에 핫스왑베이(20만)를 장착하여, 많은 하드디스크를 교체 적용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밌는 것이, 약간의 흔들림만으로도 스핀들에 압력이 가해져 깨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지만, 파티션 복구 프로그램 등으로 간편하게 복구하여 다시 사용하곤 합니다.

    오히려 하드디스크의 편리성 때문에, 2000여장의 시디 중 절반을 버리고, 원본 보관용으로 사용하던 400여개의 비디오 테이프도 폐기처분 했습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매 달 하드디스크를 한 두개씩 구매해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미디어를 모아야 하겠다는 의지 같은게 없어져서 그런지, 또, 적은 돈만 주면 합법적으로 미디어를 구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서인지, 미디어의 소비가 줄어서인지, 저장 매체를 구매하는 일은 없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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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7.10.11 17:51

    저는 일단 과감하게 영상 자료는 백업 자료에서 뺐습니다. 희귀본 자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구할 수 있는데다 용량을 너무 많이 잡아먹거든요. 그래서 문서와 이미지 자료 위주로만 한 달에 한 번씩 백업합니다. 방법은 전문 Sync 프로그램을 이용해 2개의 이동식 하드 디스크에 똑같이 백업합니다. 어느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다시 복구할 수 있도록요. CD 백업도 한 때 해봤지만 쓰라린 경험을 하고 난 뒤 믿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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