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UMPC, 에버런(Everun)

작성자 :  DJ_ 2007.10.04 15:34

UMPC(Ultra Mobile PC)는 미니 노트북보다도 더 휴대성을 극대화한 초소형 PC를 말합니다.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오리가미' 프로젝트를 통해 세간에 알려진 UMPC는 당장에라도 시장에 큰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회자되었지만, 실상은 단지 더 작은, 그래서 오히려 불편한 점도 더러 있는 PC에 불과해 기대만큼 큰 파장은 없었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고, 언제나 더 작은 PC를 열망하는 적극적인 핸드헬드 PC 사용자층에게는 조만간 세컨드 기기를 UMPC로 대체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해주었다는 데 나름의 의의가 있었습니다.

가격이나 용도 등 여러모로 애매했던 대다수 초기 제품들을 1세대라 한다면,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자연스레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춘 2세대 제품들이 하나씩 출시되고 있습니다.

라온디지털의 '에버런(Everun)'은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제품으로 꼽을 수 있는데, 다소 특이한 외형과 국산이라는 특징 외에 사양면에서도 1세대 UMPC의 아쉬운 점들을 많이 개선한 덕분에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에버런(Everun) 기본 사양

- AMD 600MHz Geode LX900 (Lite 모델은 500MHz LX800 Processor)
- Microsoft Windows XP Home 운영체제
- 4.8” WVGA(800x480) / 터치스크린 / 자동 화면 회전 & 자동 화면 밝기 조절
- 내장형 QWERTY 키패드
- 802.11b/g 무선랜 및 블루투스 2.0 내장
- 저장장치 : 6G SSD, 30G HDD, 60G HDD, Hybrid (SSD + HDD)
- 배터리 사용시간 : 표준형배터리 6-7시간, 대용량배터리 11-12시간
- 크기 : 170(W) x 83(H) x 25(D) mm
- 무게 : 460-500g (표준배터리)
- 내장형 HSDPA 모뎀 (Data & Voice 지원) 또는 Wibro (별도 옵션)
- 자동 복구 기능 (SSD 단독 장착 모델 제외)
라온디지털의 1세대 UMPC였던 '베가(VEGA)'와 비교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점은 QWERTY 키패드를 기본으로 도입했다는 점입니다. 소니 UX 시리즈를 제외한 대다수의 1세대 UMPC들이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가상 키보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키 입력에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었는데, 에버런을 포함한 2세대 UMPC는 대개 QWERTY 자판을 기본 탑재하여 외형적인 구분을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다만 QWERTY 자판의 도입으로 편의성이 높아진 대신, 슬라이딩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의 면적이 넓어졌고 외관에 매우 많은 버튼을 노출함으로써 심미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에버런의 키패드는 다소 딱딱한 느낌의 스트로크를 가지고 있으며, 측면에 배치되어 있는 기능키와 조합하여 일반 PC의 키보드로 입력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키입력이 가능합니다. 특히 펑션키(Fn)는 내장 포인팅 장치와도 조합할 수 있어, 에버런을 능숙하게 다루려면 우선 펑션키의 활용에 익숙해 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버런의 키패드는 좁은 공간에 QWERTY 자판을 구성하고자 각각의 키를 비스듬히 배열하고 스페이스바, 삭제(Delete) 키 등 주요키를 나머지 공간에 배치했습니다. 이 때문에 에버런의 키패드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학습 기간이 필요합니다.

자동완성 기능을 지원하는 입력 박스에 URL 등을 입력하기 위해 몇 글자를 입력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키패드를 이용해서 메신저 채팅을 한다든가 회의록, 문서 작성과 같은 일을 하기엔 뚜렷한 한계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ㅛ'와 'ㅕ' 키가 아래 행과 미묘하게 틀어져 있어 가장 심하게 오타를 야기했으며, 스페이스바와 백스페이스키 역시 매우 익숙해지기 힘든 위치에 있어 불편했습니다.

한편 계륵 같이 느껴진 키패드와는 달리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광(Optical) 포인팅 장치는 꽤 만족스러운 사용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에버런의 포인팅 장치는 터치스크린 조작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셈인데, 고정된 영역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이를 광 센서가 인식하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최근 몇몇 휴대폰에도 도입된 바 있는 이 포인팅 장치는 적어도 스틱을 직접 움직이는 형태보다는 매우 빠르고 정확한 포인팅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클릭 버튼까지 포함하고 있고 아주 적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UMPC 용으로는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앞서 말했듯 Fn 키와 조합하여 좌클릭 대신 우클릭을 할 수 있습니다.


화면 좌측에는 방향키와 F1~12 키, 그리고 마우스 버튼(좌, 우 클릭, 스크롤)이 존재합니다. 방향키는 윈도우 탐색기나 게임을 즐길 때 유용하게 사용되며, 마우스 버튼은 화면 우측의 포인팅 장치가 좌클릭 기능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보조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QWERTY 키패드 측면에 있는 것과 동일한 기능키들이 제품 좌측면에도 마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용자의 습관이나 편의에 따라 양손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조합키를 누르는 불편함을 줄이고자 배려한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UMPC를 사용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바로 이 화면을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PMP 크기의 기기에서 윈도우 CE가 아닌, 윈도우 XP를 그대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매력적입니다.


에버런의 초기 부팅 속도는 약 40초 정도로 체감상 보통 PC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윈도우에 로그온하여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메모리에 모두 올리는데까지 들어가는 시간도 대체로 1분 남짓이면 완료되며, 절전/최대절전 모드를 활용할 경우 긴 기다림 없이 바로 작업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제품 상단에는 통풍구와 각종 연결 단자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표준 USB 단자를 통해 GPS, HSDPA/WiBro 모뎀 등을 연결할 수 있으며, 미니 USB 단자를 통해 MP3 플레이어와 PMP 류의 디바이스들을 PC에 연결하듯 연결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에버런의 충전은 반드시 전용 충전기를 사용해야 하며, USB 포트를 이용한 제품 충전은 불가능합니다.


윈도우가 모두 부팅된 후의 화면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일반 PC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 탑재된 윈도우가 홈 에디션이기 때문에, 타블릿 에디션에서 제공되는 롱 클릭 등의 편의 기능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에버런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PC와 동일하게 동영상을 다룰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곰 플레이어를 설치하고, 동영상 파일을 재생하면 일반 PC와 마찬가지로 내장 코덱을 이용해 아무런 변환 작업 없이 즉시 재생됩니다. 단축키를 이용해 전체화면으로 확대할 수도 있고, 선호하는 필터를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자막 폰트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도 PSP, 아이팟 같은 유사 PMP류에 비하면 큰 매력입니다.

기본 상태의 에버런으로 여러 동영상 파일을 재생한 결과, 일반적으로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DVD급 영상들의 재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H.264 / WMV9 영상도 특별히 고해상도가 아닌 경우 끊김 현상은 없었습니다.

베가보다 월등히 늘어난 배터리 사용시간 덕분에 에버런은 이동 중에 약 2~3편의 영화를 무난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에버런은 위 동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제품이 놓인 방향을 인식해 자동으로 화면을 피벗(pivot)하는 재미있는 기능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키패드가 수직 배열되어 있고, 대부분의 웹 페이지를 세로로 길게 보고 싶어할 것이라는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가로와 세로를 쉽고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것입니다. 이런 기능은 사용 중 가끔이라도 화면이 비정상적으로 표시된다거나 반응이 즉각적이지 않으면 거부감을 일으키기 충분한데, 꽤 쓸만하게 동작합니다. 광 포인팅 장치와 더불어 에버런의 고심한 아이디어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에버런은 UMPC입니다. 3D 가속기가 필요한 작업과 고성능 프로세서가 필요한 작업을 제외하면, 일반 PC와 대등한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입력이 다소 불편한 것은 USB, 블루투스 휴대용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면 됩니다. 블루투스가 되니 무선 헤드셋 활용도 동글없이 가능합니다.

다만 가격이 여전히 웬만한 데스크탑 PC를 구성하는 가격과 비슷합니다. 1세대 UMPC의 가격보다는 많이 현실적인 수준이 되었고, 소니 UX 시리즈에 비하면 아주 착한 가격이지만, 여전히 누군가가 PMP를 구입하겠다고 이리저리 알아보다 선택하기에는 벽이 높습니다.

PMP+지상파 DMB 기능을 제공하는 괜찮은 제품의 가격대가 약 20~30만원선, 여기에 내비게이션까지 추가하는 경우 50만원 선까지 올라가는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에버런은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주로 미니 노트북과 핸드헬드 PC, PDA, 스마트폰을 늘 곁에 두고 꾸준히 사용해 온 사람들이 알아줄 것입니다. 아마도 라온디지털의 판매 대상도 이들이 주 목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에버런은 분명 세컨드 기기를 대체할 수 있을만한 훌륭한 모바일 기기입니다. 주로 이동하면서 동영상이나 문서를 보다가, 꼭 필요한 경우 PC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대개 동영상 감상이 주 목적인 일반 사용자까지 시장을 넓히면, 에버런은 여전히 어렵고 비싼 기기입니다. 동영상을 직접 다운로드 해서 재생할 수 있다거나, 쉽게 복사해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PMP로서 훌륭한 장점이지만, 3~4" 급 PMP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에버런 한대로 내비게이션+PMP+방송(DMB 등)까지 모두 커버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노력과 내공, 그리고 추가 비용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것은 현재 세대의 UMPC가 갖는 공통적인 한계라고 말할 수 있으며, 동시에 PMP, 내비게이션, DMB 류의 전문 디바이스가 보급되는 속도보다 더디게 보급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에버런과 같은 2세대 UMPC를 발판 삼아 다음 세대에는 일반인들도 딱 "지금의 PMP를 구입하는 정도"의 동기와 구입 과정만으로 UMPC를 손에 쥐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에버런의 장점]
세컨드 모바일 PC로 적합한 휴대성
긴 배터리 시간
동영상, 휴대 인터넷(HSDPA, WiBro) 등으로의 활용 가능성, 확장성
포인팅 장치, 자동 피벗 등 아이디어 기능
적절한 가격 (기존 유사 제품 사용자들 대상)

[에버런의 단점]
QWERTY 키패드의 배열이 미묘하게 다름 - 아쉬운대로 쓸 수는 있지만 적극 활용하기엔 불편
복잡하고 무거운 기기라는 이미지 (QWERTY 키패드, 크기, 무게 등 종합적)
애매한 시장 위치, 비싼 가격 (일반 소비자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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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04 19:29

    쿼티 키패드가 역시 내장되어 있지만 불편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휴대성에서는 그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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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_
      2007.10.05 01:04

      네, 말 그대로 계륵 같은 존재입니다. 없으면 아쉽고, 있으면 있는대로 불편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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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10.05 00:32

    가격이 무척이나 저렴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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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_
      2007.10.05 01:05

      이미 노트북이나 PDA, 스마트폰 등을 가지고 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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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j
    2007.10.05 04:39

    리뷰 재밌게 잘 봤습니다.
    그런데 저 기계의 용도가 무언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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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06 20:42

      UMPC라 부르는 제품의 용도는 어디서나 이동 중에도 컴퓨팅을 할 수 있는 미니 노트북이라 보면 됩니다. 그런데, 아마도 주 용도는 PMP처럼 영화/음악 감상과 웹서핑/이메일 확인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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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7.10.06 00:21

    베가 이번거는 디자인적으로는 꽤 발전한 느낌이네요^^
    얼마나 사용하기 편할지는 궁금하네요
    베가 1세대 써봤는데 꽤 괜찮았는데.. 음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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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_
      2007.10.07 02:15

      디자인이나 사용성면에서 QWERTY 키패드를 어떻게 도입할지 무척 고심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결론은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게 문제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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