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불리해지면 말을 바꾸거나 했던 말을 얼버무리는 경우는 우리나라 정치나 언론계의 '원천기술'은 아닌 모양입니다. 스마트개짓을 비롯해 전 세계 인터넷을 한 번 뒤흔들었던 빌형기업(?)의 '다이렉트X 10.1은 DX10 그래픽카드 비지원'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현존하는 최신 그래픽카드를 엉뚱하게 '바보'로 만든 그 사건의 비난이 화살 차원을 넘어 '다연장 로켓포' 수준에 이르자 빌형기업은 '내 말은 그게 아니라...'식으로 얼버무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해명(?)은 'DX10.1을 DX10 그래픽카드에 못 쓰는건 아니야'는 말인데, 이게 해명이 아닌 변명으로 들리는 것이 문제입니다. next-gen.biz에 자세한 내용이 있으므로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빌형기업 다이렉트X팀 수석 프로그래머인 Sam Glassenberg는 'DX10.1은 DX10 규격 그래픽카드를 완벽하게 지원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덧붙여 'DX10.1의 하드웨어가 지원하지 않는 기능은 없앨 것이며, DX10에 하드웨어 기능을 더하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시그래프 2007에서 밝혔던 폭탄선언(?)에서 한 발 뒤로 빠진 것입니다.

해명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일단 요약한 것 부터 읽어 보세요.

- DX10.1은 DX10 하드웨어의 기술을 전부 지원한다.
- DX10.1은 DX9 세대와 마찬가지로 추가 기술을 넣은 것에 불과하다.
- DX10.1 게임은 DX10 그래픽카드에서 작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
- 게임 개발사들은 DX10.1 게임을 만들 때 DX10 전용 그래픽카드에서 잘 돌도록 해야 한다.
- 게임 개발사들이 '이 게임은 DX10.1 전용'이라고 말하길 원하지 않는다.
- 앞으로 나올 게임들은 새로운 DX10(DX10.1) 지원 하드웨어의 기술을 잘 쓸 것이다.
글을 읽어보면 DX10.1은 DX10의 마이너 업데이트에 불과하다고 그 가치와 영향력을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으며, DX10.1 API가 DX10 하드웨어를 호환한다고 몇 번이고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그래프 2007의 발표 내용을 전부 뒤집은 것은 아닌 단순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DX10.1이 DX10의 기본을 전부 승계하며 추가 API를 넣었다는 것은 조금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알면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빌형기업은 사람들이 이걸 몰라서 비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천만의 말씀!

사람들은 이것을 몰라 화를 내고 있지 않습니다.

추가한 기술이 DX10 전용 그래픽카드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DX9 때와 마찬가지로 DX10.1의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그래픽카드에서 쓸 수 있다'는 분노의 씨앗은 이번 해명에서도 여전히 빠지지 않습니다. 사실 쉐이더 3.0(DX9.0C) 게임이 쉐이더 2.0(DX9) 그래픽카드에서 돌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쉐이더 3.0 전용 영상 기술을 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만큼 인정하지 못할 일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빌형기업에 실망한 것은 단순히 '새 기술을 구형 그래픽카드에서 쓰지 못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DX10 그래픽카드가 이제서야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려는 판국에 찬물을 끼얹는 새 기술을 내놓은 빌형기업의 짧은 안목에 화를 내는 것입니다. 오늘 사온 지포스 8800이나 레이디언 HD 2900 그래픽카드는 윈도우 맛스타(?) SP1의 모든 기술을 쓰지 못한다는 말에 '빌형, 쵝오!!!'를 외쳐줄 사람은 없습니다. '빌형, KIN!!!' 소리만 듣지 않아도 다행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못을 박은(물론 일부러 그러지야 않았겠지만) 문제의 본질에 대한 해명 없이 기껏해야 '게임 개발사는 DX10.1 전용 게임이라 광고하면 알쥐!!' 식의 협박(?)으로 얼버무리려 하는 이번 해명은 오히려 의혹을 '확신'으로 느껴 더 큰 반발을 부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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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18 12:30 신고

    퍼갑니다.. 중요한 정보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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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8.21 10:39 신고

    정말 안습입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8600GTS가 아닌 7900GT를 샀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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