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팟(iPod)을 위한 액세서리들이 하루가 멀다않고 쏟아져 나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수많은 관련상품들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건 B&W에서 출시한 스피커 시스템인데요, 생긴 모습을 보면 딱 럭비공이 떠오릅니다.

이 럭비공 형태는 수소나 헬륨가스를 넣어 하늘을 나는 비행선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B&W는 이 제품의 이름으로 1차대전 당시 하늘을 주름잡았던 독일의 비행선 체펠린(Zeppelin)을 선택했습니다. (색상이 검은색이니 블랙제플린이 되겠군요.)

B&W는 바우어스&윌킨스의 줄임표현인데 하이파이부터 카스테레오까지 꽤 괜찮은 스피커들을 두루 제작하는 영국의 전문업체입니다. 이미 오디오나 홈시어터 애호가들 사이에선 널리 알려진 이름인데요, 이 회사에서 아이팟을 위한 스피커 시스템을 내놓았다니 약간은 놀라운 일입니다. 닌텐도 DS라이트가 잘 팔린다고 앙드레김 선생님이 보호필름 만들어 팔면 역시 놀랍듯이 말이죠.

직접 듣지 못해 소리에 대한 평가는 하기 어렵지만 일단 이름값으로도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는 B&W인 만큼 나쁘지 않으리란 예상을 할 수 있겠습니다. 최대출력 100W에 5인치 우퍼와 화이버글래스 소재의 콘을 쓰고 있으니 중저음과 고음 모두 듬직하게 쏘아줄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문제는 역시 가격인데 15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아이팟을 가지고 집에서 좀 편하게 듣고자 599달러(한화로 53만원 정도)짜리 스피커를 구입하려는 생각이 보통사람들에겐 잘 들지 않죠. 그 10분의 1 가격으로도 원하는 목적에 충분히 부합하는 제품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이 제품에 강하게 지름신이 강림하지 않는 이상 매리트는 거의 없다고 여겨집니다.

또 아이팟 자체가 음질과 음색을 따지면서 진지하게 음악감상을 하려는 용도로 사용되는 기기도 아니므로 고급 스피커 시스템을 연결해서 쓴다는 것도 사실 개발에 편자가 아닐까 하는군요.

하지만 애플의 세계에 깊이 심취된 사용자라던가 아이팟이란 제품 자체를 아끼고 가격에 구애 없이 조금이라도 멋진 실내공간을 연출하고 싶은 사용자들에겐 꽤 추천할만한 제품인 것 같습니다. 단, 이 제품은 오르지 아이팟에 특화된 디자인을 가진 관계로 10년 20년이 넘도록 다른 장치들과 오랫동안 사용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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