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VAIO DUO 11 런칭 이벤트

작성자 :  DJ_ 2012.11.04 23:42

최근 소니코리아가 VAIO 브랜드의 가을-겨울 라인업을 정비하고, 신제품 VAIO DUO 11을 국내 최초로 선뵈는 자리를 마련했다기에 오랜만에 참석했습니다. 장소는 서울역 인근의 밀레니엄 힐튼 호텔이었고, 평일 저녁임에도 꽤 많은 수의 참석자들이 붐벼 성황을 이뤘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국내에도 본격적인 SNS 바람이 불면서, 블로거들을 초대하는 이런 이벤트는 업계 전반적으로 꽤 축소된 분위기입니다. 한동안 업체와 블로거들이 신나게 광고글만 양산해댄 결과이기도 하고, 마케팅적으로 슬슬 비용 대비 효과에 의문이 생기다 보니 SNS 쪽으로 많이들 넘어간 거겠죠. 하지만 소니만은 꾸준히 비중을 두고 블로거 대상의 행사를 이어 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아니 오히려 업계 트렌드와는 상관 없이 더 투자하고 발전시키고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1시간 남짓 진행되는 행사를 위해, 매번 제품 개발에 직접 참여한 일본 본사 직원을 초대해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을 하는 점도 그렇고, 정중하고 불편하지 않게 참석자들을 대하면서 최대한의 정보를 여유 있게 전달하는 모습이 여느 런칭쇼들과는 꽤 다릅니다. 트렌드가 말해주듯, 한국에서 이런식의 행사가 얼마나 효과적인 마케팅일지는 의문입니다만, 경품으로 사람 모으고 뻔한 시장판을 만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사들과는 확실히 다른 인상을 심어주긴 합니다.


▲ 이날 메인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시게키 모리 VAIO 상품기획부 부장 (가운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소니 스스로 이런 고집스런 면 덕분에 종종 대히트작이나 업계의 플래그십이라 할만한 제품들을 낳기도 하고, 때로는 독자 규격이나 엉뚱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싸늘한 반응을 얻곤 하니, 그들의 행사가 이런 모습을 띄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여전히 Made in Japan을 내세우는 모습도, 좋고 싫음을 떠나 참 '소니다운' 모습


각설하고.


이날의 키워드는 단연 '윈도우8'이었습니다. 소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8을 런칭하는 타이밍에 맞춰 발빠르게 VAIO 전제품에 이 새로운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멀티터치 클릭패드와 터치스크린(E, T시리즈 등 일부 모델)을 도입하는 등 기존 라인업을 싹 재정비했습니다.


또 지난 IFA 2012에서 주목 받은 바 있는 VAIO DUO 11까지 세계 각국에 정식 발매해, 윈도우8 런칭 초기 매우 공격적으로 시장에 어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 신제품 VAIO DUO 11

▲ 그리고 윈도우8에 맞춰 재정비된 나머지 VAIO 제품들 (T, S, E시리즈)


특히 VAIO DUO 11은 타블릿 모드와 노트북 모드를 슬라이드 방식으로 전환해가며 쓸 수 있는 독특한 컨셉 덕분에, 윈도우8의 매력과 소니 VAIO 시리즈의 매력을 모두 담아낸 모습이어서 참석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했습니다. 당연히 본 행사의 발표 내용도 이 제품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고요.



VAIO DUO 11을 접어 타블릿 모드로 만들면, 한 손에 제품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 윈도우8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스타일 UI(구 메트로 UI)'를 이용해 빠르게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타블릿에 종전의 윈도우 OS를 그대로 얹을 경우 손가락만으로 작은 객체들을 정밀하게 터치하기 어려운데, 스타일 UI는 웹 브라우징을 제외하곤 대체로 큼직큼직한 타일들을 눌러 쓰게 되어 있으니 별도의 포인팅 장치 없이도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키보드 입력이 필요할 땐 온스크린 키보드가 뜹니다. 손가락만 사용해야 하는 모바일 환경을 많이 고민해 나온 UI 답죠.


▲ 반자동 힌지를 젖히면 노트북 모드로 변신


아울러 윈도우8은 일반 PC에서 터치 대신 키보드, 마우스를 사용할 때도 큰 불편 없도록 잘 고안되어 있습니다. 비록 가로 스크롤이나 제스쳐 기능 등을 이용하려 할 땐 조금 불편하지만, 데스크탑 모드로 진입하게 되면 전통적인 윈도우 화면이 펼쳐지면서 오히려 터치보다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찾게 되는 상황마저 벌어집니다. 


VAIO DUO 11의 노트북 모드가 의미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타블릿과 손가락으로 워드, 엑셀 작업이나 윈도우용 게임을 하는 건 그냥 된다는 데 의의가 있지 사실 고문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 노트북 모드의 VAIO DUO 11


참고로 윈도우8로 인해 빚어진 이날 행사장의 재밌는 풍경 하나를 전하자면, 아직 윈도우8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들이 많았던 탓인지 막상 터치스크린과 스타일 UI로 뭘 어떻게 다뤄야 할지 당황스러워 하는 반응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멋진 신제품을 잘 써보고 싶은데 생소한 운영체제와 UX가 장벽이 되는 분위기였고, 행사 관계자들은 윈도우8 사용법을 안내하느라 애써야 했습니다. 제품 팜플렛에도 윈도우8 사용법이 중요하게 다뤄져 있었고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윈도우8의 보급율이 올라가면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레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만, 마이크로소프트나 PC 제조사들은 어쨌든 이 장벽을 낮추고 스타일 UI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늘리는 것이 제품을 잘 만드는 것 이상의 중요 포인트라 생각됩니다. 좌측 영역을 낚아채듯 끌어서 태스크를 전환한다거나, 화면을 3분할 하는 기능까지 능숙하게 다루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접으면 한 손으로 다룰 순 있지만 꽤 묵직한 느낌 (1.3kg)


한편 윈도우8은 꼭 타블릿이 아니더라도 이번에 재정비된 VAIO E, T시리즈처럼 보통의 노트북에까지 터치스크린 도입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터치스크린 품질과 가격이 좋아진 덕분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다가 마우스 대신 노트북 디스플레이를 손가락으로 만지는 행동은 실제 해보면 영원히 적응 안 될 것처럼 어색합니다. 화면에 지문이 묻는 것도 좀 그렇지만, 차라리 맥북처럼 특화된 트랙패드와 제스쳐로 컨트롤하거나 오른편에 마우스가 놓여있는 게 일단 익숙하기도 하고 노트북 환경에 한해서는 더 빠르고 정교한 사용법이라 생각합니다. 


또 일반 PC 환경이나 노트북에서 직접 윈도우8을 써보면, 데모 비디오에서처럼 멋지게 그림을 그리거나 PT 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시작화면을 채운 대부분의 타일은 잘 안 누르게 되고 그냥 바로 데스크탑 모드로 빠져서 윈도우7 쓰듯이 여러 창을 동시에 띄워 작업할 때가 많죠. 즉, 일반 노트북에 터치스크린 조합은 스타일 UI에 억지로 노트북 사용법을 끼워 맞추는 느낌이라 어색합니다. 


개인적으론 노트북에 단순히 터치스크린만 도입하는 것보단 아예 VAIO DUO 11처럼 하이브리드로 접근하는 게 진짜 양쪽의 매력을 잘 살리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윈도우8 타블릿과 노트북 PC의 매력을 둘 다 살린 VAIO DUO 11


VAIO DUO 11의 사양은 인텔 i5-3317U(1.70GHz) 프로세서, 4GB DDR3 메모리, 128GB SSD, 인텔 내장 그래픽(HD 4000), 11인치(29.4cm) 1920x1080 풀 HD 디스플레이 등이며 무게는 1.3kg 입니다. 일본판 오너메이드 주문시에는 i3, i7 프로세서도 선택 가능하지만 가격이 올라가므로, 국내판으로 결정된 사양이 이 제품엔 가장 적당한 사양과 가격이라 판단됩니다. 한국 소니스타일 판매 가격 기준 174만원. 물론 메모리는 워낙 부품값이 싸니 8GB 쯤 탑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기본 배터리는 보통의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으로 3~4시간 가량 사용할 수 있으나 윈도우8의 개선된 절전 기능과 SSD 사용으로 좀 더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윈도우 성능 지수는 내장 그래픽 영향으로 다소 낮은편


VAIO DUO 11은 윈도우8에 진정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제품입니다. 적당한 성능에 다소 높은 가격을 가졌고, 갤럭시 탭이나 아이패드 류에 비하면 한 손으로 들기 부담스럽지만 일반 노트북에 비하면 훨씬 뛰어난 이동성과 다양한 활용성을 확보했습니다.


윈도우 OS가 데스크탑 모드와 같은 하위호환을 완전히 버리지 않는 이상, 어쨌든 윈도우에 키보드와 마우스는 필요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런 하이브리드 컨셉은 분명 의미 있는 접근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소니 답게, VAIO 답게 멋진 디자인으로 풀어낸 점도 이 제품의 큰 매력입니다. 불안해보이는 힌지의 내구성만 실제 시장에서 몇 달 정도 검증 받는다면, 현재 버전으로도 소니 프라이스를 약간 더 지불할 의향이 있는 사용자들로부터 얼리어답터들을 중심으로 나름의 시장을 만들어갈 가능성이 보입니다. 또 다음 버전엔 더 빠르고 가벼워질 것이므로, 가격만 좀 더 잡으면 더 멋지고 활용도 높은 윈도우8 머신으로 일반 시장에까지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VAIO P 시리즈처럼 좋은 컨셉으로 잠깐 나오다 마는 미완의 제품이 아니라, 꾸준히 더 멋진 후속작이 출시되는 모습이길 기대합니다.


▲ 모드 전환을 위해 힌지에 들인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료▲ 하지만 그래도 구조적으로 불안한 것은 사실


그 외 행사장 풍경과 VAIO DUO 11에 대한 코멘트들은 사진과 주석으로 대신합니다.


▲ 행사장 분위기


▲ 특색 있는 여러 시도를 해온 VAIO 브랜드


▲ 소니와 MS가 희망하는 사용법이지만, 실제로는 어색


▲ 본사 직원을 불러 개발 과정의 뒷 얘기를 들려주는 부분도 매번 인상적


▲ 측면에 D-SUB 케이블을 연결할 때 제품이 뜨지 않도록 바닥면에 다리를 추가


▲ 방열을 위한 히트싱크와 통풍구


▲ VAIO DUO 11의 내부 구조


▲ DUO 11 전용 악세서리. 파우치와 배터리팩


▲ 터치스크린용 펜과 펜팁 2종을 기본 제공하며 별도 판매도 예정


▲ 펜을 본체에 끼울 수 없는 구조라 얼마나 챙겨다닐지는 또 의문



[링크]

소니스타일 제품 구매페이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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