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2012년 6월 기준) 내놓은 제품 중에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맥북 프로"일 것입니다. WWDC에서 iOS 6 등이 함께 발표되었다고는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데스크톱과 모바일이 점점 통합되고 있는 애플의 전략이나 high DPI 모드에 대한 소문 등이 "차기 맥북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언제 나올 것인가?"와 같은 기대감을 계속 증폭시켰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나올게 나왔습니다!


참고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사실, 그리 하드웨어적으로 보기에는 신기한 기술은 아닙니다. 간단한 예로, 옥션 등에서 IBM의 T221 의료용 초고해상도 모니터가 땡처리(?) 판매중 http://me2.do/xy2Cg4s 이고, 일부 사용기도 있고 http://me2.do/Gz7arfq (물론 이 제품은 리프레시 레이트가 41hz라는 특수사양이라 추천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204 PPI는 나와주니 레티나라고 해도 할 수는 있을 듯) , 소니의 VAIO P는 8인치 화면에 1600x768이라는 222 PPI 급의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레티나 맥북 프로는 사실 PPI만 가지고 보면 220 정도로 VAIO P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윈도우의 반쪽짜리 초고해상도 모드와 달리 애플은 "우린 하드웨어도 OS도 소프트웨어도 만드므로"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 IBM T221 모니터 (출처 : 위키피디아) - 의료용 등으로 수천만원대에 발매되었으나, 이젠 땡처리(?) 신세 > 


< 소니 VAIO P (출처 : 위키피디아) - 8인치 화면에 222 PPI라는 시대를 앞서간 초고해상도지만, 소니가 하는 일이 그렇듯 소프트웨어의 미비로 그냥 눈아픈 노트북에 불과했다 >


WWDC에서 레티나 맥북 프로가 발표된 다음날 짬을 내어 애플 스토어를 찾았습니다. 참고로 이 당시 실제 제품은 예약만 받고 배송은 몇주 기다려야 되는 상태였음을 밝혀둡니다.





거대한 광고판을 설치해서 대대적으로 레티나 맥북을 홍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실제 배송은 몇주 기다려야 하지만, 전시용의 제품은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이중 가장 어리둥절했던 점은, 대대적 광고에도 실제 시연 기기들 사이에서 레티나 맥북 프로는 다른 노트북 사이에서 두 대 정도 만이었다는 것과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는 것?" 이 비밀은 조금 뒤에 밝혀집니다.


< 핵심적인 사진인데, 초점이 이상해서 뿌옇게 된 점은 양해를... 
참고로 화면보호기용 영상도 전부 레티나급으로 특별히 제작된 것을 사용하고 있었다>


외형은 알려진 바 대로 기존의 맥북 프로 15인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를 생략하고 SSD를 넣으므로해서 두께가 매우 얇아졌습니다. 특히 LAN포트도 없애서, 아무튼 얇게 만들기 위해서 방해가 되는 것들은 전부 제거했다고 보면 됩니다.


<왼쪽 사이드의 모습 - 썬더볼트 포트가 두개가 된 것이 특징적 >


< 오른쪽 사이드의 모습 - SD카드 슬롯과 HDMI 단자가 보인다 >


하드웨어 자체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두께는 얇아졌지만, 에어 정도를 기대하면 오산이라는 점은 코멘트해두고 싶습니다. 과거의 맥북 프로 15인치에 비해서는 단연 좋아졌지만, 들어봤을 때의 크기감이나 무게감은 분명히 있는 편입니다.


하드웨어는 이 정도로 해두고 간단히 "도대체 뭐가 좋아진거야?" 라고 생각하며 about 메뉴를 눌러보니, 아래와 같았습니다.


< 좋은 사양이군! >


그러나, 웬지 느껴지는 "뭔가 이상한데?" 하는 느낌? 그렇습니다. 이 제품은 "레티나 디스플레이"인 것이다. 아래 메뉴 화면의 줌 사진을 보시면 꽤 가깝게 촬영했지만, 도트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가까이 촬영해봐도,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얼룩말 사진은 사실 굉장히 작지만, 역시 도트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이어서 이번엔 네이버 홈페이지를 열어 보았습니다. 애플 스토어 내에서의 사진 촬영은 사실 제재를 받기 때문에, 급하게 찍어 느낌이 정확하게 전달될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텍스트가 예술이군!" 이라는 생각이 드는 화면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까지가 이 제품의 모든 느낌인데, 요약하면 "얇아졌다" + "레티나 디스플레이 채용으로 완벽해보이는 텍스트 표시"를 보여준다는게 현재 이 제품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레티나 디스플레이 자체가 사실 일반적으로 보기에는 눈에 도드라지지 않는 관계로, 주요 특장점이 언뜻 봤을 때 큰 차이로 느껴지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맨 첫장의 애플 스토어 사진에도 나오지만, 맥북 에어 등 다른 노트북과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상황에서 레티나 맥북 프로가 자연스럽게 방문한 유저들의 특별한 주목을 받는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신제품 발표 직후라서 애플 팬보이들이 많이 와보는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희한한 느낌이었습니다. 


즉, 디스플레이가 "개선"되었다는 인상은 주지만, "다른 제품에 비해서 결정적으로 톡 튀는 느낌"을 준다고 보기에는 그리 큰 변화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애플 스스로도 풀 HD 화면을 그대로 띄워놓고 편집할 수 있다는 면을 강조하는 등 영상 편집 프로용임을 은근 내비치는 모습도 보인 바 있죠.


또 하나의 문제는 아이폰4에서도 그랬지만, 레티나 전용의 앱이나 이미지가 아니면 지금의 디스플레이 경험과 별로 다르지 않은, 역으로 도트가 상대적으로 더 튀어버리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위의 네이버 화면의 경우에도 텍스트는 자체적인 렌더링으로 쨍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미지나 일반적 플래시 소스의 경우에는 도트가 튀거나 뿌옇고 불안정한 모습이 목격됩니다. 특히, 여태까지 텍스트를 이미지로 캡쳐해서 가공해서 올려놓은 메뉴 등의 경우에 퀄러티 차이가 극명하게 보여서, 웹을 볼 때마다 불편함을 자주 마주하는 역효과마저 일으킵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문제가 한동안 또는 계속 개선되지 않고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있습니다. 과거 아이폰4의 경우에는 대세를 타면서 점차 모든 제작사들이 고해상도 앱과 이미지를 올려놓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하지만, 레티나 맥북 프로의 경우에는 아직 극소수에 해당하는 기종이고. 애플 Mac OS X의 노트북 점유율을 생각하면, 대다수가 이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세계적으로 애플 하드웨어 자체는 분명 퍼지고 있지만, 한국에서 Mac OS X를 쓰는 유저는 어느 정도 선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Boot Camp 상에서 윈도우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경우 레티나 맥북은, 윈도우 자체의 한계로 인해서 소니 VAIO P와 같은 눈아픈 노트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윈도우 진영이 8 이후에 획기적인 고해상도 모드를 내주지 않는다면, 이 high DPI 모드는 윈도우 유저를 커버하지 못하는 기기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레티나 맥북 프로는 지금 15인치 맥북 프로의 변종으로 포지션한 이후, 애플이 어떤 라인업으로 어떻게 끌고갈지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단,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걸 굳이 사야할지 의문입니다.


덤으로, 애플이 보여준 중요한 방향성중에 하나,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레티나 맥북과 동시에 스리슬쩍 재미있는 액세서리가 하나 출시되었는데요.



<한 쪽은 썬더볼트>


<다른쪽은 기가비트 랜 포트>


즉, 썬더볼트 to 기가비트 이더넷 어뎁터인데. 원래는 앞의 레티나 맥북 프로에 이더넷 포트가 생략되면서 연결장치로 발매된 것이지만, 이미 붙어있는 USB 3.0용이 아니라 썬더볼트를 이런데 사용한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덕분에 이 장치는 맥북 에어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는 애플이 앞으로 인터페이스의 중심으로 어떤 것을 밀지를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대역폭을 생각하면 썬더볼트에 이더넷은 너무 사치가 아닌가 싶은데, 참고로 이 장치는 썬더볼트 장치들 중에서 가장 저렴합니다. 애플 정품 썬더볼트 케이블만 해도 이것보다 비쌉니다.


덤으로, 필자가 여태까지 사용하던 이더넷 어댑터는 아래와 같습니다. Wii 용 USB 이더넷 어뎁터인데. 칩이 똑같기 때문에 애플 악세서리 대신 꼽아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가격은 이쪽이 더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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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02 10:27 신고

    요즘은 맥북 프로 주문해놓고 눈만 빠지는 사람입니다.. 2주 정도 더 있어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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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07.03 02:58 신고

    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고(비싸기도하고...) 신형 Air로 질렀습니다. 최고사양 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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