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는 소니의 새로운 모션 컨트롤러 '플레이스테이션 무브(Move)'의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이미 닌텐도 위(Wii)가 한 번 휩쓸고 간 가정용 체감 게임기 시장입니다만, 소니는 그야말로 '뚝심의 소니' 답게 오랜 기간 연구해온 모션 인식 기술을 활용해 기어코 PS3를 체감형 게임기로 변신시키고야 말았습니다. 닌텐도의 컨트롤러가 IR LED를 사용해 기본적인 모션 인식 기능에 충실했다면, 소니는 아이토이 카메라와 풀컬러 LED를 이용해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는 빛의 개념을 추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TGS나 E3에 공개된 PS 무브의 모습을 본 적은 있었지만, 이 날은 한국 출시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여서 직접 참석했습니다. 뭐, 솔직히 제가 '소빠'라서 참석한 것도 있고요.

우선 PS 무브의 자세한 사양에 대해서는 TIG 기사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저는 발표회에서 얻은 정보와 직접 경험해본 느낌, 그리고 일본 본사에서 건너온 엔지니어와 주고 받은 문답에 대한 이야길 해볼까 합니다.


우선 발표회 풍경입니다. 오후 시간엔 전문 매체 기자들을 대상으로 발표회를 가진듯 하고, 제가 참석한 저녁 행사는 블로거들을 위한 자리였습니다. 궂은 날씨탓인지 평소 소니 행사보다는 참석 인원이 조금 적었습니다.


별매인 "내비게이션 컨트롤러"와 이날의 주인공 "PS 무브"를 한 손에 쥔 모습입니다.

둘은 양손에 각각 쥐고 한 세트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기 때문에 거의 비슷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다만, 상단에 구체(sphere)가 달린 '무브'가 보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내비게이션 컨트롤러는 '무브'만으로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면 메뉴 이동이나, 무기 선택 등의 상황 말이죠.


PS 무브의 그립감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닌텐도의 위모트 컨트롤러도 특별히 나쁘다는 인식은 없었지만, PS 무브는 좀 더 새끈하게 다듬어진 느낌입니다.

아울러 PS 무브는 무브만 2개 또는 내비게이션 컨트롤러와 함께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때 두 개의 컨트롤러를 잇는 케이블이 필요 없다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위모트의 경우 눈챠크와 연결되는 케이블이 성가신 경우가 있었지만, PS 무브는 각각을 본체와 블루투스로 무선 연결해 개선시켰습니다.

PS 무브의 전면엔 시스템 XMB를 호출하는 PS 로고 버튼과 액션 버튼 외에 이제 '무브 버튼'까지 추가됐고, 양 측면엔 스타트, 셀렉트 버튼이 각각 배치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검지 손가락이 걸리는 윗면엔 R1, R2(트리거) 버튼도 존재합니다.


보통 왼손에 쥐게 될 내비게이션 컨트롤러는 아날로그 스틱(L3)과 십자키, 그리고 액션 버튼 일부와 L1, L2(트리거)로 컨트롤을 보조해 줍니다.


바닥면엔 표준 미니 USB 단자가 있어서, 듀얼쇼크3와 마찬가지로 PS3에 USB 케이블로 연결해 충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PS 무브를 충전할 수 있는 컨트롤러 거치대와 덧붙여 사용할 수 있는 건콘 악세사리도 발매 예정입니다. 거치대는 9월 15일 약 4만원 대에 PS 무브와 동시 발매 예정이고, 건콘 악세서리는 이후 3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격적인 발표가 시작되고 소개 영상이 흘렀습니다. 아마 이런 장면이 소니든 닌텐도든, MS든 꿈꿀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겠죠. 물론 현실이 저렇진 않습니다만...


PS 무브에 사용된 여러 기술 중, 아이토이 카메라를 활용한 영상 인식 기술 부분을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페이스 트래킹을 통해 얼굴과 입모양을 인식한 뒤, 새의 부리 모양으로 실시간 가공해주는 데모였습니다. 아이토이 카메라를 통해 남여 구분은 물론이고 아이와 어른도 쉽게 구분해 화면에 등장하는 사람을 각자에 맞게 가공해 표현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런 페이스 트래킹 기술은 게임에 적극 활용되어, 그란투리스모 5에서는 유저가 좌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실제 화면상의 시야도 그에 맞게 이동하는 식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걸 제대로 이용하려면 멀티 디스플레이가 필수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어쨌든 더 사실감 넘치는 게임을 구현하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연구 단계에서의 광원 인식 기술을 소개하는 장면입니다. 아이토이 카메라가 LED 구체의 빛을 트래킹하기 때문에 일단 반응 속도 면에서 유리하고, 구체의 크기에 따라 원근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심도를 표현하기도 용이합니다.


PS 무브 스타터킷에 포함된 아이토이 카메라의 사양입니다. 고해상도는 아니지만, TV 앞의 가까운 사물을 인식하고 트래킹하는 용도로는 적당한 스펙입니다.


PS 무브에 달린 구체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가졌는데, 하나는 24비트 풀컬러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실리콘으로 제작되어 완충재의 역할까지 겸한다는 겁니다.


처음 이런 사진만 보면 무브 상단의 구체를 다른 색상으로 바꿔 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론 한 개의 구체로 24비트 풀 컬러를 표현합니다.

또 모션 컨트롤러를 휘두르다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구체를 실리콘으로 제작했습니다. 닌텐도 위모트 컨트롤러의 경우 실리콘으로 전체를 감싸는 악세서리가 널리 쓰이는데, 이러면 사고의 위험은 낮아질지 몰라도 보기 흉한 물건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PS 무브는 모션 인식에 사용되는 구체 자체를 실리콘으로 제작해 완충재 역할을 겸하도록 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 구체가 기껏 새끈하게 만들어 놓은 컨트롤러에 마이크 머리처럼 거추장스럽게 달라 붙어 있어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죠. 특히 게임에 진지하게 몰입하고 싶은 코어 게이머들에겐 방안에서 혼자 빛나는 마이크를 휘두르는 상황이 별로 좋은 이미지가 아니기도 할 거고요.


행사 말미에 일본 소니 본사에서 건너온 엔지니어 요시오 미야자키씨에게 직접 이 부분을 물었는데, 소니 내부에서도 개발 과정에서 그런 반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구체의 빛을 활용하기로 한 이상 구체가 밖으로 튀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고, 대신 그 위를 뭔가로 감싸려는 시도가 많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당장 형태를 바꿀 수는 없었던 모양인듯 한데, 어쨌든 그렇게 감쌀 경우 반응속도라든지 인식률에 문제가 생겨 결국 최종은 이런 형태가 됐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기왕 이렇게 튀어나올 거면 실리콘 재질로 완충재나 겸하게 만들자라는 발상이 이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시각적으로는 게임과 연동되는 풀 컬러 LED로 만족감을 주고요. 실제로 이 풀 컬러라는 요소가 게임과 연동되는 모습을 보면, 다소 우습게 튀어나온 저 구체도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컬러표에서 색상을 찍어 LED에 바로 표현하는 미야자키씨의 모습입니다. 컬러표를 드래그해서 실시간으로 컬러가 변하는 LED 구체를 보여주니 썰렁했던 객석에서도 처음으로 자연스럽게 탄성이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PS 무브에 검을 대응시켜 휘두르는 시연을 하기도 했고요. 구체 덕분에 검의 원근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PS 무브와 아이토이 카메라를 통해 입력된 정보들은 모두 플레이스테이션 본체를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계산된 뒤에 필요한 필터와 이미지 처리를 거쳐 화면에 표시됩니다.

PS 무브 컨트롤러에 내장된 각속도, 가속도, 자기계 센서를 기본으로 아이토이 카메라와 구체를 더해 얻은 정보는 광고처럼 '빛의 속도'까진 아니더라도 사실상 유저 동작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민감도를 보입니다.

PS 무브의 기술사양. 빠른 응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PS 무브 대응 타이틀인 소서리(Sorcery)를 시연하는 장면입니다. 팔 동작과 게임 안에서의 캐릭터 움직임을 비교해보면 어떤 느낌인지 설명이 필요 없겠죠.

이날 시연된 타이틀은 영상으로 소개된 <헤비 레인 : 무브 에디션>과 <바이오하자드 5 얼터너티브 에디션>, 그리고 <소서리>였는데, 이 중 <소서리>의 컨셉이 무브의 특장점을 가장 잘 살렸습니다. 아무래도 나머지 두 게임은 먼저 출시된 이후 무브에 대응한 타이틀이고, <소서리>는 기획부터 무브 컨트롤을 염두에 두었을테니 당연한 결과겠죠.


<바이오하자드 5 얼터너티브 에디션>의 무브 컨트롤 매핑. 직접 해보면, 몰입감은 확실히 더 좋아지는 대신 초기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고 아무래도 <소서리>보다는 다소 억지로 매핑한 게임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2003년 아이토이 카메라를 시작으로 PS 무브까지 이어온 주요 마일스톤을 요약한 슬라이드입니다.

결론적으로 PS 무브는 9월 15일 한국에 발매될 예정이며, 아이토이 카메라와 무브 컨트롤러 1개를 세트로 6만원대의 가격이 책정되었다고 합니다.

아울러 PS 무브 대응 타이틀은 약 20종이 대기 중이고, 연말과 내년 초까지 최대한 한국에도 정발 예정이라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또 특정 타이틀이 정발되지 않더라도 경쟁 제품과 달리 PS3는 지역코드가 없기 때문에 해외 발매 타이틀을 구매해 즐길 수도 있다는 코멘트도 있었습니다.


소니의 행사는 교육 받은 마케터나 전문 진행자가 아니라, 늘 본사의 엔지니어가 직접 소개와 시연을 하기 때문에 의미가 큽니다.

PS 무브 성공의 관건은 얼마나 재밌는 타이틀을 잘 내놓느냐가 될텐데, 일단 가격적인 면에서는 경쟁사(특히 MS 키넥트)보다 우위에 있으니 기존 작품의 '무브 에디션' 보다는 <소서리>부터 잘 마무리지어 정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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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27 08:03 신고

    소니의 존재감이 이번 제품과 함께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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