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니코리아는 소니의 노이즈캔슬링 출력기 2종을 국내 출시했습니다. 하나는 지난 2009년 일본에 발매된 커널형 이어폰 MDR-NC300D이고, 또 하나는 그보다 앞선 2008년작 헤드폰 MDR-NC500D 입니다.

NC300D와 NC500D의 가장 큰 특징은 '노이즈캔슬링' 기능입니다. 이 기능은 소니 외에도 보스, 오디오테크니카, 슈어, 젠하이저 등 경쟁사들이 모두 라인업을 갖추고 있을 만큼 이제는 어느 정도 대중화된 기술입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출력기에 마이크와 전용 프로세서(DSP)를 내장함으로써 외부 소음을 디지타이징한 뒤, 이를 상쇄시키는 신호를 만들어 99%에 이르는 차폐 효과를 얻는 겁니다. (자세한 설명은 이 글을 참고)

그냥 소리를 키우면 어차피 외부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쓸데 없는 기능으로 보일 수 있는데요. 이어폰을 껴도 그 사이로 파고드는 각종 소음을 '더', '거의' 없애준다는 데 이 기능의 의의가 있습니다.

JVC의 데모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면, 이 기술을 탑재한 출력기가 일반 제품과 대략 어떤 차이를 갖는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또, 왜 '완벽'이라는 표현 대신 '거의'라는 말을 썼는지도 전달될 겁니다. 사족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제품들이 외부 소음을 100% 차폐해 버리는 것이 오히려 안전상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 만들어 지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각설하고, 본격적으로 이번 소니 제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헤드폰인 NC500D부터.


NC500D는 머리 위로 쓰는 오버헤드 타입의 헤드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타입은 머리나 귀를 압박하기 때문에 장시간 착용하기 곤란한 편인데요. 이 제품은 195g으로 가벼운데다, 귀를 누르지 않고 편안히 감싸기 때문에 몇 시간씩 착용하더라도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 깔끔한 디자인이긴 하지만 반할만한 아웃도어 스타일은 아님
(은색 스티커는 대여만 아니었어도 떼어버렸을 듯)

NC500D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노이즈캔슬링 기기들이 그렇듯, 반드시 전원을 켜야만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동작하면서 소리가 나옵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또 보통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은 유닛이 작기 때문에 배터리 팩을 거추장스럽게 별도로 매단 경우가 많은데, 헤드폰은 그래도 공간이 충분해 유닛 안에 깔끔히 배터리를 내장했습니다. 이 배터리는 스펙상 16시간, 체감상으론 연속 재생 4시간을 포함해 대략 9시간 정도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방전이 임박하면 재생 중인 음악 사이로 삐 소리를 내서 충전하라고 알려주고, 그래도 계속 사용하다 방전될 경우 길게 비프음을 울리며 재생을 멈춥니다.


패키지에는 이렇게 완전히 방전되는 상황을 대비해 AA 배터리 두 개로 동작시킬 수 있는 보조 배터리 팩과 케이블이 추가 제공됩니다. 보조 배터리 팩은 헤드폰 유닛과 소스 기기를 연결하는 3.5파이 케이블까지 완전히 바꿔 끼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배터리 팩으로 본체를 충전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바꿔 쓰라는 거죠.

스펙에는 이 배터리 팩으로도 12시간을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충전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NC500D의 핵심인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총 3가지 프리셋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각각 "비행기, 전철/버스, 사무실"로 정의된 이 프리셋은 소음의 세기와 특성에 따라 나뉜 결과입니다. 사용자는 세 가지 프리셋 중 하나를 강제로 선택할 수 있고, AI NC 버튼을 사용해 자동으로 주위 소음에 맞게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 모니터 버튼을 누르면, 누르고 있는 동안 마이크를 동해 인식된 외부 소리가 그대로 들리기 때문에 매번 헤드폰을 벗지 않고도 잠깐씩 주위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실제 노이즈캔슬링 제품을 쓰다 보면 이 기능이 얼마나 세심하면서도 편리한 기능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NC500D의 노이즈캔슬링은 꼭 노래를 재생하지 않더라도 전원만 켜면 동작하기 때문에, 시끄러운 상황을 더 시끄러운 음악으로 해결하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이미 조용한 집이나 리스닝 룸보다는 장시간의 비행이나 지하철 등 시끄러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만족감이 배가 됩니다. 조용한 방에서라면 더 저렴한 가격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헤드폰들을 고르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패키지에 기내용 플러그가 들어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NC500D에는 EQ와 볼륨 조절 기능이 없습니다. 나중에 소개할 이어폰 타입의 NC300D는 2개의 EQ(Bass, Movie)와 볼륨 조절 버튼이 제공됩니다. 물론 출력기 자체에 꼭 EQ가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볼륨 조절 기능은 나름 있으면 편리하기 때문에 밖에서는 종종 아쉬울 때가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소리는 정말 대만족입니다. 여기까지 써 내려 오면서도 주로 칭찬이었습니다만, 노이즈캔슬링 이후 흘러나오는 사운드는 정말 몰입감을 극대화시켜 주는 기분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음감은 소니 출력기 답게 약간 답답하게 들릴 수 있는 차분한 음색이지만, 그래서 고급스러운 느낌이기도 합니다. 여러 환경에서 다양한 음악과 영화, 공연 실황을 감상해 봤는데, 가장 좋았던 건 역시 헤드폰이어서인지 공연 실황이었습니다.

특히 새벽 시간에 PC의 팬과 DVD 드라이브 소음만이 듣기 싫은 소리를 내며 정적을 깨는 가운데, 노이즈캔슬링으로 한 번 거르고 그 위로 좋아하는 밴드의 음악을 보고 들으니 정말 행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앞서, 조용한 방에서 쓸 거면 다른 헤드폰을 알아보라고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좋았던 기억이 그런 환경에서였네요. 그래서 다시 정정하면, 조용하지만 듣기 싫은 소리가 있어서 묻어버리고 싶거나 금전적으로 여력이 되시는 분들은 실내에서 사용할 목적의 NC500D 구입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

소니 제품은 늘 비싼 게 제일 큰 문제지만, 비싸면서도 돈 가치를 못하는 녀석들이 있는 반면 이 제품은 정말 돈 가치는 합니다. 다만, 솔직히 제겐 너무 비싸네요.

글이 너무 길어진데다, 개인적으로 NC500D에 너무 반해버려서 NC300D 리뷰는 다음 글로 미루겠습니다.

가격 53.9만원. 소니스타일.


[장점]
몰입감을 극대화해주는 노이즈캔슬링 및 사운드
AI NC, 모니터 버튼 등 노이즈캔슬링 관련 부가기능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

[단점]
비싼 가격
볼륨조절, EQ 등 부가기능 없음

[LINK]
소니스타일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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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육식토끼
    2010.03.09 13:21 신고

    공감합니다. 저는 같은 모델 일본 내수를 26만원에 사서 잘 쓰고 있습니다. :) 괜찮은 모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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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_
      2010.03.09 14:52 신고

      아마존에서도 $350이면 사더라고요. 국내 정식출시 가격이 조금 더 낮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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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소동파
    2010.03.31 08:40 신고

    가격이 ㄷㄷㄷ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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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소니라...
    2010.09.07 23:11 신고

    헤에.. 헤드폰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뛰어난 듯 하지만 소니의 소리는 저의 취향과는 그다지 맞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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