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IO X, 성능의 관건은 '윈도우7'

작성자 :  DJ_ 2009.10.21 07:00

지난 10월 8일, 신사역 부근 한 레스토랑에서 블로거 대상의 소니 "VAIO X" 런칭 행사가 있었습니다.

VAIO X는 지난 달 초 인터넷에 공개되자마자 "드디어 X505의 진정한 후계기가 나왔다!"는 반응을 필두로 전세계 많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끈 제품입니다. 소니다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실제 공책 두께의 노트북을 실현했기 때문이죠.

이번 행사는 이런 VAIO X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일본 본사의 엔지니어까지 초대해 소니 특유의 간결하고 깔끔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VAIO X를 미리 만져볼 수 있다는 점에 한껏 기대를 품고 참석했습니다.

일단 VAIO X의 사양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3.9mm 두께
약 750g 무게 (표준 배터리 포함)
인텔 아톰 Z540~550(1.8~2.0GHz) 프로세서
GMA500 그래픽 어댑터
2GB DDR2 SDRAM
64~128GB SSD
LED 백라이트 디스플레이
표준배터리 7시간(실제 약 4시간 예상), 대용량 배터리 14시간
윈도우7 기본 탑재 (상위 모델은 XP 설치디스크도 함께 제공)

국내 출시일은 10월 30일. 가격은 사양에 따라 179만원부터 219만원까지로 책정됐습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소니 공식블로그의 글을 참고하시고요.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역시 얇고 가볍다는 점. 비록 VAIO X 발표 직후 DELL에서도 9.9mm 두께의 새 아다모(adamo)를 발표하는 바람에 약간 김 샌 감이 있지만, 그래도 실제 이 두께의 노트북을 보게되면 더 이상 얇아지는 게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게다가 VAIO X의 소니다운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디자인은 확실히 눈길을 사로잡는 힘을 가지고 있고요.


▲ VAIO X의 얇은 두께를 부각시키기 위한 비교 부스

다만 제품의 첫인상이 주는 임팩트에서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사양을 확인해 보면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되는 항목들이 눈에 띕니다. 바로 이미 여러 기기에서 천덕꾸러기로 낙인 찍힌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GMA500으로 구성된 플랫폼인데요. 이 구성은 결국 기대했던 VAIO X도 '200만원짜리 넷북'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피할 수 없도록 만드는 분명한 취약점입니다. 소니 스스로 이미 VAIO P에서 보여준 게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고요.

성능만 놓고 VAIO P와 비교하면 VAIO X는 단순히 클럭이 더 빠른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했을 뿐, 나머지 구성은 메모리 용량이나 그래픽 어댑터, 심지어 SSD를 사용한 것도 동일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VAIO P가 윈도우 비스타를 기본 탑재한 것에 비해, X는 윈도우7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 정도.


▲ VAIO X 개발에 참여한 시바타 다카시

행사 중반 제품 소개가 끝나고 VAIO 엔지니어 시바타 다카시씨와 직접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이 때 블로거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던진 첫 질문도 역시 아톰 프로세서와 성능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시바타씨의 답변은 우선 얇고 가벼우면서 오래가는 노트북을 만들기 위해 아톰 프로세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대신 '현존하는 가장 빠른 아톰 프로세서' + 'SSD' + '윈도우7' 조합으로 최대의 성능을 끌어내려 애썼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VAIO TT와 X의 비교 체험 부스

시바타씨의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VAIO P의 구성을 떠올려보면, 결국 VAIO X 성능의 열쇠는 '윈도우7'이 쥐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따로 시바타씨에게 이런 질문을 해봤습니다.

"만약 VAIO X에 비스타를 설치한 경우와 비교하면, 윈도우7을 얹어서의 성능 향상이 체감상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이 질문에 대해 시바타씨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윈도우 비스타를 설치했을 때의 속도를 '2', 윈도우 XP를 '1'로 본다면, 윈도우 7은 약 '1.2'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수치는 낮을 수록 빠르다는 의미)

확실히 윈도우 비스타보다 윈도우7이 빠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동시에, 가볍기로만 따지면 XP가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해준 셈입니다. 또 역설적으로 VAIO P가 답답할 정도로 느렸던 원인이 결국 비스타였음을 인정한 셈이기도 하고요. 아마 그래서 VAIO X 상위 패키지에는 윈도우 XP 프로페셔널 설치디스크가 함께 제공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VAIO X에 쏟은 장인정신을 표현한 전시물

이날 행사에서 느낀 블로거들의 반응은 실제 이달 말 제품 출시 이후의 소비자 반응을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합니다.

일단 행사 초반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아톰 프로세서에 대한 악명을 워낙 잘 알고 온 터라 "기대반, 우려반"인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단상에서 발표자가 실제 VAIO X를 꺼내든 순간, 모두가 실물의 작고 심플한 이미지에 놀라 적극적인 관심을 보입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실제 이리저리 제품을 만져볼 수록 "탐나긴 하지만, 제 돈 주고 사기엔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도달합니다.

결론적으로 VAIO X는 또 다시 소니 스타일에 대한 프리미엄을 투자할 수 있는 소수를 위한 제품으로 포지셔닝 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게다가 이번엔 그 프리미엄이 VAIO P 때보다도 좀 더 크네요.


▲ VAIO X의 물리적인 구성물들을 펼쳐놓은 부스 (전부 얇다!)

한편, 개인적으로 소니코리아 관계자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아쉽게도 VAIO P에 대한 소니의 공식적인 윈도우7 지원은 아직 미정이라고 합니다. 실제 한국 VAIO 공식 홈페이지에는 윈도우7 업그레이드 배너가 걸린지 오래지만, 데드링크인채 방치되고 있고요.

다행히 저는 VAIO X가 높은 가격을 달고 나온 덕분에 또다시 VAIO P 때처럼 지름신의 유혹에 시달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VAIO X 때문에 중고가격이 폭락해버린 P를 계속 정 붙이고 쓰려면 윈도우7에 희망을 걸어야 할 것 같은데요.

부디 설치 이미지를 무료로 배포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윈도우7 드라이버만이라도 제대로 제공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VAIO P에 XP를 설치하기 위해 경쟁사 드라이버를 어렵게 구해 써야 했던 상황을 윈도우7 출시 이후에 또 겪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LINK]
VAIO X 예약판매 (1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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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hang님 댓글처럼 VAIO 공식홈이 아닌 SCS(고객센터) 페이지에서는 윈도우7 업그레이드 캠페인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네요. 유료로 업그레이드 디스크를 배송해주는 방식입니다.

가격은 카피당 $15에 배송료 별도인데, 한 카피만 신청하면 배송료($12)까지 총 $27을 부담하면 됩니다. 소니코리아 담당자는 왜 이 내용을 안내해주지 않았는지 의아하네요.

이미 윈도우7을 구매한 사람들을 위해 추후 무료 드라이버 다운로드도 지원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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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1 13:48 신고

    아톰에 윈도7이라니...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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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ihang
    2009.10.21 21:31 신고

    일본 개발자인터뷰에서는 아톰이외의 CPU에서 나오는 발열을 기기가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더라구요.
    VAIO P의 경우에는 현재 SONY에서도 XP용 드라이버를 모두 지원해주고, SCS에서 WINDOWS 7 업그레이드킷 제품도 6월 이후 구입자 (15,25L 포함)에게는 배송료까지 27불에 판매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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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_
      2009.10.22 11:01 신고

      SCS에는 제대로된 링크가 있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윈도우7 드라이버 지원(무료)도 가능한 빨리 SCS를 통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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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hang
      2009.10.22 11:57 신고

      아무래도 소코관계자분은 10월 이후 출시될 VAIO라인업의 마이너체인지모델들에 대한 출시미정" 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신게 아닐까합니다. 내수 10월라인업을 보니, 전 모델 윈도우7채용에 일부모델은 스펙이 조금 상향조정된 모델들도있고, 넷북으로 요즘 좀 나간다는 W는 스노우화이트라는 눈꽃모양 도장이 들어간 신규칼라도 출시되는데, 여하튼 그러한 부분에 대한 미정으로 말씀하신게 아닐까합니다.

      윈7 업그레이드해당제품에 떡하니 등재되있는걸보면, 드라이버지원은 충실히 해줄꺼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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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_
      2009.10.23 00:47 신고

      제가 직접 이미 구입한 제품들의 드라이버 지원에 대해서 물었던 거라서, 출시될 제품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 같아요.

      아무튼 오늘 윈도우7이 공식 출시되었으니 소니의 드라이버 지원도 빨리 이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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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HeN
    2009.10.22 00:32 신고

    예전에 빌게이츠의 책중에서 이런말이 있었죠
    노트북컴퓨터가 아닌 컴퓨터노트북의 시대가 도래할것이다
    넷북을 필두로 컴퓨터노트북의 시대가 슬금 슬금 다가오는듯 하긴 한데
    윗분이 말씀하신것처럼 컴퓨터 부품에 발열은 상당한 타격이라
    내구성이나 기타 다른 것들을 생각하면 아톰으로 간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아톰프로세서 노트북자체가 저정도 가격이 형성된다는건
    정말이지 'SONY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가격이 너무 비싼게 흠이라면 흠이랄까요 ㅠ_ㅠ
    예전부터 그렇긴 했지만 SONY는 정말 점점 그림의 떡이 되어가는 느낌이 강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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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독고찬
    2009.10.25 21:08 신고

    오늘 일본에서 들어왓느데여,.. 바이오 엑스 일본 가격은 88,900엔 이랑 12만에정도 두가지모델... 근데 한국은 외 비싼걸까요.. 일본 자판이라 안산것 뿐인데...한국가서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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