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스타일 넷북, VAIO P

작성자 :  DJ_ 2009.03.02 15:48
ASUS eeePC가 노트북 시장을 바꾸네 어쩌네 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어느덧 노트북 매장 한 켠에는 다양한 '넷북'들이 진열되어 있는 요즘입니다.

당초 '넷북'은 저렴한 가격과 딱 그 정도의 성능을 내세운 특징 때문에 노트북 PC의 보조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예상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기대 이상의 위치를 점하는 중입니다. 여기에는 WiFi 환경이 빠르게 보급되고, 브라우저 하나로 무거운 설치형 어플리케이션들을 대체할 수 있게 된 환경적인 변화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아울러 인텔 아톰프로세서 출시를 비롯한 여러 하드웨어 벤더들의 경쟁적인 참여가 넷북의 성능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린 것도 근본적으로 기여한 바가 크고요.

특히 넷북 컨셉에 고성능을 집약하려는 제조사들의 노력은 노트북 PC에서 ODD와 유선랜 포트만 제거한 수준의 넷북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냉정하게 말하면 여전히 객관적인 성능이나 배터리 효율 등 부족한 점이 많지만, 시간이 갈수록 넷북과 노트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추세인 것은 분명합니다.

최근 소니가 출시한 VAIO P는 이런 고성능 넷북 컨셉의 '초미니 랩탑' 정도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크기나 컨셉은 넷북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최대한 제원을 끌어올려 더 작은 '노트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소구하는 제품입니다. 가격까지 같이 너무 끌어올린게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넷북은 뭔가 부족하고 노트북은 너무 커서 불만인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소니가 제대로 지름신을 내렸습니다. 특유의 스타일을 앞세워 말이죠.


일단 크기나 디자인에 대해서는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뭐 저는 보자마자 꽂혀서는 150만원이 넘는 이게 꿈에도 나오는 바람에 결국 질렀으니까요.



▲ VAIO P15의 기본 패키지 구성

VAIO P 한국판은 탑재된 아톰 프로세서의 클럭(1.33/1.60GHz)과 60GB 보조 저장장치의 타입(HDD/SSD)에 따라 P13과 P15로 나뉩니다. 두 모델의 가격차는 무려 40만원. 하지만 SSD를 채택한 P15의 경우 완벽한 '무소음'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과 성능상의 이점이 뚜렷해, VAIO P의 컨셉을 완성하기 위해선 가급적 투자해야 할 금액이라 생각됩니다.

비록 SSD까지 달았으면서 윈도 비스타를 얹는 바람에 그 성능면에서의 이점이 아깝게 상쇄되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메모리에 상주하는 불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제거하는 등 기본 튜닝만으로도 한결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으니 굳이 XP까지 내릴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 너무 작고 위치도 애매한 오른쪽 시프트

한 때 대세가 될 것처럼 떠들썩 했던 UMPC들과 넷북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아무래도 키보드 사이즈를 들 수 있을 겁니다.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UMPC의 QWERTY 자판과 달리 넷북은 대부분 풀 사이즈에 근접한 키보드를 제공합니다.

VAIO P도 마찬가지. 오른쪽 시프트키가 작아 타이핑 습관을 고쳐야하는 점이 좀 걸리지만, 아마도 이 사이즈에선 이 정도의 키보드가 마지노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알찬 키 배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키감은 스트로크가 다소 얕은 편이어서 역시 약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키보드 중앙의 포인팅스틱은 클릭이 민감한 편이라 꽤 조심스럽게 다루더라도 종종 미스클릭이 발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좀처럼 적응하기 힘들어 윈도 제어판에서 포인팅스틱의 클릭인식 기능을 끄고, 버튼 클릭만 사용합니다.


▲ 1600x768 해상도의 와이드 디스플레이
VAIO P의 디스플레이는 8"(20.3cm) 크기에 1600x768이라는 초고해상도를 지원합니다. 키보드가 그랬듯, 디스플레이 역시 이 사이즈에선 다소 무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높은 해상도를 담은 셈이죠.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글자가 너무 작아 가독성에 문제가 있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비율면에서는 일반적인 와이드 디스플레이(1.6:1)보다도 가로로 더 넓은 편(2.08:1)입니다. 덕분에 시네마스코프 비율의 영화 감상 시 유리한 면이 있으며, 음악을 들으며 웹 서핑이나 문서 작업을 하는 등 일반적인 사용에도 꽤 여유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게다가 키보드 하단에 하드키로 제공되는 '창 배열' 키를 활용하면 여러 개의 창을 원클릭으로 와이드 화면에 나눠 채울 수 있어 편리합니다.


▲ 창 배열 버튼과 인스턴트 모드 버튼


▲ 창 배열 버튼으로 두 개의 IE 창을 화면에 채운 모습

▲ 패키지에 기본 제공되는 VGA, 유선LAN 어댑터

본체 측면에는 좌우 각 1개씩 USB 2.0 포트 2개가 제공되며, 정면 하단에는 SD카드와 메모리스틱 듀오 슬롯이 위치해 있습니다. 본체가 워낙 얇은데다 하단이 유선형으로 처리돼 있는 까닭에 본체를 들지 않고서는 메모리카드를 넣고 빼기가 좀 어렵기도 합니다.

아울러 VGA(RGB) 및 유선 LAN 어댑터가 패키지에 기본 제공(!)되어, 듀얼 모니터를 활용하거나 프레젠테이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개인적으로 VGA 어댑터는 당연히 별매일 것으로 생각했던터라 패키지를 뜯으면서 발견하고는 '소니가 웬일이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지원하는 번들 이어폰 MDR-NC021

사실 저는 VAIO P를 이미 제품 런칭 행사 때 많이 만져본터라 실제 구입 후에는 솔직히 더 이상 놀랄만한 요소들이 없었습니다. 헌데, 의외로 번들 이어폰이 추가적인 만족감을 주더군요.

VAIO P의 번들 이어폰은 인-이어 타입의 MDR-NC021이 제공됩니다. 몇몇 소니 MP3 플레이어에 번들로 제공된 바 있는 이 이어폰은 모델명(NC)에서 알 수 있듯이 소니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 기능에 대응하며, 이 때문에 5극 플러그를 사용합니다. 즉,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VAIO P 등의 지원 기기와 연결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5극 플러그라도 보통 다른 음향 기기에 연결해 음악을 듣는데는 지장이 없으나, 아이팟 나노 3세대와 같은 일부 기기에서는 연결해도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는 호환성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어폰을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인-이어 타입 특유의 착용감과 공간감이 뛰어난 편인데다, 노이즈 캔슬링 활성화를 통해 주변음을 차폐하는 효과가 특히 우수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노트북이나 넷북 구성에서 소홀할 수 있는 악세서리지만, 이런 부분은 확실히 소니답게 챙기는 모습입니다.


▲ VAIO P의 인스턴트 모드

VAIO P의 인스턴트 모드는 무겁게 윈도 전체를 구동하지 않고도 embedded OS를 이용해 간단히 공용 폴더에 담긴 사진, 영화, 음악 감상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입니다. 기존에도 부팅하지 않고 음악을 재생하는 기능 정도는 있었지만, VAIO P는 사진, 영화 감상은 물론 웹 브라우징과 Skype 통화까지 인스턴트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좀 엉성하긴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에 쓰여온 XMB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것도 특이한 점이고요.


▲ 예약 구매 특전인 파우치

가장 중요한 배터리는 사양표에 3시간으로 명기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2시간을 간신히 넘기는 정도로 매우 짧은 느낌입니다. 디스플레이 밝기를 반쯤 줄이고, 음악을 들으며 구글 DOCS에 이 리뷰 글을 쓰는 작업으로 약 2시간 반 정도 만에 배터리가 아웃됐습니다.

따라서 외부 사용이 잦다면 항상 충전 어댑터나 여분의 배터리를 휴대하거나 배터리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고민해야만 합니다. 예약 구매자에게 이벤트 상품으로 제공된 파우치도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는지 충전기 용 케이스까지 주더군요.


VAIO P는 정말 소니다운, 분명히 매력적인 기기입니다. 소니하면 떠오르는 여러 키워드를 넷북이라는 컨셉에 무척 잘 담아냈습니다. 심지어 조심스레 다뤄야 한다는 특징까지.

그렇지만 그만큼 비싼 가격과 짧은 배터리 성능이 매우 아쉽습니다. 이 두 가지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가독성 문제와 더불어 구매 고객을 소수 소니 매니아로 한정 짓는 이유가 될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물론 110만원 대의 P13이 구매층을 넓히는데 어느정도 역할을 해줄 순 있겠지만, 가격 때문에 타협하기엔 VAIO P의 컨셉에 SSD의 비중이 무척 커보입니다.

결국 VAIO P는 조금 많이 비싸더라도 본인이 만족하면서 스타일리쉬 랩탑을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라 생각됩니다. 그것도 아마 대부분의 시간은 충전기와 함께 조심스레(!).

[장점]
뛰어난 스타일
작고 얇은데다 무소음! (P15, SSD 모델의 경우)
넷북치곤 높은 하드웨어 스펙
우수한 번들 이어폰

[단점]
비싼 가격
약해보이는 내구도
윈도 비스타 기본 탑재
짧은 배터리 사용시간

[LINK]
소니스타일 홈페이지
VAIO 온라인 홈페이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네오비스
    2009.03.02 17:05 신고

    잘 봤습니다~~

    삭제 답글 댓글주소
  2. 2009.03.03 10:55 신고

    매력적인 제품임에 틀림없으나.. 가격은 둘째치고 가독성이 떨어져서 아쉽습니다. 물론 배터리도.. 가로 해상도만 1280만 되었어도 가독성이 좋아졌을텐데.. 아무튼 다행입니다. 지름신이 물리쳐져서. ^^

    삭제 답글 댓글주소
  3. 2009.03.10 15:05 신고

    저는 출시되자마자 배송받았지만, 벌써 고객센터에 입고되어 지금은 그리워만하고 있다는..ㅜㅜ 초기 몇 일 써본 바로는 HDD용량이 너무 작아서 기존 데이타를 모두 웹하드로 옮기느라 힘들었다는 점과 우측 Shift 버튼 사이즈/위치가 애매한 점만 빼면 소음과 발열이 거의 없어서 만족했습니다~

    삭제 답글 댓글주소


FeedCou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