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거의 대부분의 게임이 3D로 제작되고 있습니다만 제가 한창 게임에 빠져 살던 10~15년 전만 해도 게임이 지원하는 해상도가 보통 320x240이었습니다. 당시에는 CPU와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지금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낮았기 때문에 3D 그래픽을 제대로 즐기기가 힘들었죠. 지금이야 내용이 빈약하고 재미 없는 게임도 거의 무조건 3D로 나오지만 과거에는 화려한 그래픽보다는 주로 내용으로 승부를 거는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재기드 얼라이언스도 그런 게임 중 하나였고요.


지금도 인기 좋은 고전 명작 Jagged Alliance 2
지금은 사라져버린 미국/캐나다의 게임 제작사 서테크(Sir-Tech - 원래 위저드리 시리즈로 꽤 유명했군요)가 선보인 재기드 얼라이언스(보통 줄여서 JA라 부릅니다)는 1994년에 최초로 발매되었는데 턴 방식의 시가전을 소재로 한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용병들을 고용한 후 적을 물리쳐서 무기를 얻고 힘을 키워 적의 보스를 해치운다는 전개는 당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던 X-COM: UFO Defense와 유사했지만 재기드 얼라이언스의 경우 용병들이 서로 다른 능력치뿐만 아니라 개성 있는 외모와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용병 간의 상성이 존재하기도 해서 더욱 사실적인 느낌을 줬고 감정을 이입하면서 즐기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Jagged Alliance: Deadly Games입니다.
지금 보면 허접할 지 몰라도 당시엔 꽤 날렸던 게임이죠.

원작의 성공을 기반으로 서테크는 이후에도 아래와 같은 은 후속작을 쏟아냅니다.

재기드 얼라이언스: 데들리 게임즈 (1995)
재기드 얼라이언스 2 (1999)
재기드 얼라이언스 2: 언피니시드 비지니스 (2000)



야동 비디오 테이프를 주니 아주 좋아하는 펑크족 언니로군요.
용병들을 키우면서 곳곳에 숨어있는 NPC 등 비밀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이 중 재기드 얼라이언스 2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어 온 대단한 수작입니다. 특히 유저들이 만들긴 했습니다만 수백 종의 무기와 탄약과 더불어 게임 자체에도 굉장히 많은 기능을 추가해 주는 v1.13 패치나 Unban Chaos 등의 mod(게임 개조용 패치 혹은 확장팩)가 있기 때문에 겉보기만 화려한 3D 게임에 질린 매니아들은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이런 패치를 설치해서 JA 2를 다시 즐기곤 하지요. 이런 재기드 얼라이언스와 관련된 정보는 까페(http://cafe.daum.net/jaggedmania)를 통해 쉽게 구할 수 있고요, 저 역시 이 까페를 통해 v1.13 패치 정보를 구해 재미있게 JA 2를 다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JA2 v1.13의 한 장면입니다.
무기가 많이 추가되었고 장착할 수 있는 아이템의 개수도 늘어났습니다.




총이 많이 나오는 옵션을 선택하면 한 섹터에서 이 정도의 아이템이 나옵니다.
총기 관리 micro-management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이보다 큰 선물이 없지요.

사실 그 이후에도 재기드 얼라이언스 2: 와일드파이어 (2004)가 등장하긴 했지만 2003년 서테크가 완전히 문을 닫은 이후 Zuxxex라는 회사가 팬들이 만든 mod들을 모아 만든 것이니 제대로 된 JA 시리즈라 보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와일드파이어의 경우 버그가 많아 엄청나게 완성도가 떨어지는 데다가 2006년 이후에는 패치마저 나오지 않고 있어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원성을 사고 있지요.



Bobby Ray라는 무기상을 통해 구입 가능한 무기의 종류도 증가했습니다.
JA 2 v1.13은 패치라기보단 확장팩이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Jagged Alliance 3D? 아니면 그냥 3?

서테크가 완전히 맛이 간 후 JA의 판권은 스트라테지 퍼스트(Strategy First Inc., 줄여서 SFI)로 넘어가게 되었는데요, SFI와 게임 팩토리 인터렉티브(gfi)라는 러시아의 게임 퍼블리셔가 협력해서 MiST Land South라는 러시아 게임 개발 회사와 함께 JA 3D와 JA 3를 따로 발매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계획은 2004년 6월에 공개되었는데 새로운 JA 시리즈를 기다리던 팬들은 이 정보를 접하고 엄청나게 흥분하기 시작했고요.







지금까지 공개된 JA 3/JA 3D의 스크린샷들입니다.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궁금하네요.

그런데 서테크가 망해버린 후에도 JA와 관련된 문제는 끊이지 않고 일어났습니다. 원래 JA 3D는 JA 2의 3D 버전으로, JA 3는 진정한 JA 2의 후속작으로 개발될 예정이었는데요, 개발을 담당하는 MiST Land South에서 JA의 기반이라 해도 좋을 턴 방식을 실시간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발표를 하는 등 자꾸 삽질을 하기 시작했지요. 결국 SFI는 gfi에게 JA 3D의 판권만 남겨주고 JA 3의 판권을 걷어가 버렸습니다. 2006년 MiST Land South는 결국 공중 분해되어 버렸고 SFI는 JA 3D의 판권도 거둬들였습니다.

3를 마냥 기다려야 하나? 다른 게임은?
용기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의 일부 높으신 분들처럼 개념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gfi는 이런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JA의 기본적인 설정과 특징을 차용한 3D 게임을 2007년에 발매해 버렸습니다. Hired Guns: Jagged Edge는 폴란드 등 동구권 국가에 먼저 발매된 후 얼마 전에 미국 시장에도 등장했는데요, 노트북 컴퓨터로 이메일을 받아보거나 용병을 고용하는 등 JA와 거의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고 등장 세력이 딸랑 2개가 아니라 무려 5개로 증가하는 등 개선점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만 실제 리뷰어들의 평가는 영 아닌 듯 합니다. 특히 무기의 명중률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거나 권총의 유효 사거리보다도 먼 거리에 있는 적이 수류탄을 아군쪽으로 휙휙 잘도 던지는 등 난이도를 easy로 해도 너무 어렵다는 평가가 많네요.







Hired Guns: Jagged Edge의 게임 화면입니다.
용병+시가/실내전+무기 관리... JA 팬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요소들이로군요.

어쨌든 gfi의 관계가 악화된 후 SFI는 Akella와 F3games라는 러시아 퍼블리셔/게임 개발사와 함께 JA 3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원래 발매 예정일이 2008년 말로 잡혀 있었지만 그래픽 강화 등의 이유로 이 게임은 2010년에나 그 모습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의 JA 매니아들을 애태우고 있는 JA 3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여줄 것이라 하네요.

- 인물과 물체, 건물 등에 적용되는 사실적인 물리 모델 (손상 등)
- 자유로운 미션 진행 (이건 JA 2에서도 그랬죠)
- 날씨 변화
- 협동 등의 멀티플레이어 모드
- 4개의 세력 중 하나 선택 가능



아 JA 3...
정말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JA와 관련된 글을 쓰다 보니 제가 모 게임 잡지에 기고했던 JA와 X-COM 시리즈 공략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저처럼 X-COM과 JA 시리즈를 모두 재밌게 했던 턴 방식 시가전 게임 매니아라면 JA 3를 기다리면서 Hired Guns: Jagged Edge를 구입해서 즐겨보시거나 아래의 X-COM 게임을 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JA 시리즈가 용병 개개인의 캐릭터, 성장과 마을 등 특정 위치에서 만날 수 있는 NPC와의 관계를 강조했다면 X-COM 시리즈는 외계인, UFO 및 외계인들의 무기 습득과 연구 개발, 기지 건설/관리/방어 등 좀 SF 영화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소재들을 많이 도입했었죠.

X-COM: UFO Defense (1993, UFO: Enemy Unknown 등의 이름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X-COM: Terror from the Deep (1995)
X-COM: Apocalypse (1997)

여기까지가 Microprose가 정식으로 발매했던 X-COM 시리즈이고요,



나름 재미있게 했던 UFO: Afterlight입니다.
저는 Aftermath와 Afterlight를 해 봤는데 Afterlight이 더 나았습니다.

UFO: Aftermath, Aftershock, Afterlight
UFO: Extraterrestrials

위의 게임들은 ALTAR Interactive 등의 게임 제작사들이 내놓은 X-COM/UFO 스타일의 게임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UFO:Afterlight를 재미있게 했네요. 그리고 UFO: Alien Invasion라는, 원작 X-COM과 매우 유사한 PC용 프리웨어 게임도 있고요, X-COM: UFO Defense의 진행 방식과 그래픽을 그대로 차용한 X-Com: Tactical이라는 보드 게임도 있습니다. 참, X-COM 시리즈와 관련된 정보는 네이버의 X-COM 까페(http://cafe.naver.com/gamexcom)에 많습니다.

자, 저는 Jagged Alliance 3가 온전하게 개발되서 발매될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 여러분도 함께 기원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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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pher
    2008.12.24 14:08 신고

    제가 처음으로 구입한 CD게임이 JA였는데,
    제게는 아직까지도 가장 재미있게 했던 게임 1위입니다.
    책장에 꽂혀있는 JA2를 볼 때마다 3는 언제쯤 나올려나 하는 마음에 검색엔진을 이용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덕분에 관련 카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 고맙습니다.
    3가 어서 나와서 그리운 용병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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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rnoface
      2008.12.26 14:58 신고

      JA 팬이 또 계시네요. ^^ Hired Guns The Jagged Edge는 제가 해 봐도 그렇고 국내/해외 유저들 평가도 영 아닌 것 같습니다. 추후 mod가 나오면 몰라도 말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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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dclip
    2009.01.10 10:38 신고

    JA, 이름만 들어도 가슴뜁니다. Capher님처럼 저도 처음 구입한 CD게임이 JA였습니다. 문득 서핑하다 빈센트님의 글을 보니 반갑네요. 3발매가 미궁속에 빠졌다는 소식 후로는 사실상 기대를 접고 살았는데, 이 글을 보고 1.13을 찾아 설치해서 다시 Arulco를 헤매고 있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혹 "wage of war(gun이었나?)"라는 게임을 아시는지요?? 99년에 기억나지 않는 경로로 우연히 접했던 게임인데, 턴베이스 방식에 JA2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이었습니다. JA의 mod들을 찾아 헤매다가 문득 생각이 나네요. 물론 JA와는 완성도에서 비교가 되질 않지만... 혹시 알고 계시다면 정보를 좀 부탁드립니다.

    2009년이 되도록 JA의 팬들을 아직 만날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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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턴제게임매니아
    2009.06.02 17:59 신고

    그냥 지나쳐 가려다.. 이렇게 고마운 정보를 남겨 주셔서 감사 인사라도 드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사일런트 스톰, 재기드 시리즈, Brigade 시리즈 등등. 너무나 재밌는 턴제 게임들이 많이 나와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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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후후
    2009.06.08 07:20 신고

    이런이런
    저도 재기드 팬입니다
    모두모두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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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9.08.13 16:15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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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잘보고갑니다
    2009.08.15 00:12 신고

    저도 JA2를 재미나게 즐기면서 용병부대 관리의 묘미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이게임과 약간 유사한 러시아에서 만든 몇몇 게임들도 즐겼지만 자유도 측면에서 JA2를 능가하는 게임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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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JA즐기기
    2010.07.18 15:15 신고

    아~정말 재기드얼라이언스 처음 나왔을때의 그 감동이란,,
    저한테는 삼국지시리즈보다도 역시 JA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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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1.05.10 00:24 신고

    반가운글 잘읽고 50줄을 바라보는요즘도 간간히 ja2를 하곤합니다. hered나 버젼 1.13은 못해봤습니다.
    ja3가 빨리나오면 꼭해보고싶네요,,반가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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