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3G, 한국은 대체 언제쯤?

작성자 :  DJ_ 2008.06.13 14:12
며칠 전 WWDC 2008에서 잡스는 드디어 3G 아이폰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습니다.

워낙 수 개월 전부터 온갖 루머가 난무했던 3G 아이폰이기에 정작 이 날의 공식 발표는 다소 김 빠진 느낌마저 주었는데요. 그래도 더 낮아진 가격(약정이 조건으로 붙겠지만)과 'mobile me' 서비스 덕분에 3G 아이폰이 단순히 통신망만 갈아탄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진일보했다는 인상을 전달하는데 성공한듯 보입니다.

특히 'mobile me' 서비스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맥, PC 그리고 웹상에 기록되는 사용자의 메일, 연락처, 일정 정보를 매끄럽게 동기화함으로써 골치아픈 관리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한 달에 만원꼴인 유료 서비스지만, 다양한 기기에 담겨진 정보를 일일이 동기화해줘야 하는 수고를 아예 '없애'준다니 비즈니스 사용자들에겐 매우 매력적인 서비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는 직접적으로 블랙베리가 잠식하고 있는 푸쉬 서비스 영역을 공격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직 기업의 인트라넷에 직접 설치하는 푸쉬 솔루션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미 MS 익스체인지 서버와의 호환 정책까지 언급한 마당이니 이번 'mobile me' 서비스를 시작으로 곧 엔터프라이즈 시장까지도 영향력을 넓히리라 예상합니다.

게다가 애플은 비즈니스, 엔터프라이즈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할만한 기본 기능 외에도 사진 공유라든지 대용량 파일첨부를 가능하게 만드는 iDisk 서비스 등 일반 사용자들까지 염두에 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저기 연계되어 있는 매력적인 맵 기능도 빼 놓을 수 없는 차별점이고요. 애플이 진정 잘하는 부분이죠.


▲ 데스크탑과 모바일, 유선과 무선의 경계를 없애줄 mobile me 서비스

하지만 현장에서 박수를 보내던 많은 사람들과 달리 한국에서 이번 발표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굉장히 허탈한 기분을 느꼈으리라 봅니다.

무려 70여 개국, 그것도 해킹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나라들까지 언급하며 아이폰을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애플의 계획에 한국이 빠져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닌 수많은 루머들 중 당장 한국 사용자들을 설레게 했던 건, 아무래도 SKT와 KTF에서 조만간 3G 아이폰을 공식적으로 들여와 판매할 것이라는 보도였을텐데 뚜껑을 열어보니 조만간은 커녕 '언젠가'에도 한국은 없었던 거죠.


▲ 한국은 어디에? [링크]

실제로 한국의 두 거대 이동통신사가 애플과 협상을 하고 있고 테스트폰도 두어대 들여와 망연동을 하고 있는 것은 정황상 사실인듯 보이지만, 협상의 진척도가 매우 더디고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증일 겁니다.

당장 애플과 국내 이통통신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나열해보면, 물량 게런티, 보조금 지급 수위, 수익 배분의 양과 범위, 내장 어플리케이션의 조정(특히 아이튠즈와 멜론, 도시락 등의 조율), 아이튠즈 뮤직스토어의 한국 오픈, 통신사 로고 각인 문제 등 얼핏 보기에도 타협하기 쉽지 않은 문제들 뿐입니다. 물론 정부와 FTA 문제까지 엮여 있는 'WIPI 탑재' 문제는 과연 답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고.

게다가 이걸 다 풀어낸다 해도 한국에서는 휴대폰 단일 기종이 50만대 이상 팔려나간 경우도 드문 상황이니, 이래저래 이통사도 이걸 들여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답답한 심정이리라 봅니다. 성급하게 결정했다가는 이후 들여올 노키아 등 외산 단말 회사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전례를 남기는 의미도 있으니까요.

구체적인 협상의 내용과 진실은 최근의 '그' 문제와 마찬가지로 담당자와 고위 관계자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추측성 기사와 민간주도의 '~카더라' 통신이 쓸데없는 기대감을 부풀린 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을 조급하게 만들었던 대형 미끼, '6~7월 출시설'의 출처는 주로 애플 관련 포럼에서 친구 또는 형의 친구가 이통사에 근무하는데, 테스트폰을 쓰고 있다더라 > 이미 계약서에 도장 찍었다더라 > 선적 대기중이라더라 > 들여와 쌓여 있다더라 등으로 증폭되며 겉잡을 수 없이 퍼졌죠. 이런 썰이야 말로 괴담인데 말이죠.



냉정하게, 위에 언급한 문제들이 쉽사리 풀릴 가능성은 굉장히 적으니 '나와야 나오는거다'라는 심정으로 기다리는 게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1위 사업자는 무리할 필요성을 별로 못 느끼고, 2위 사업자는 필요는 한데 조심스럽고, 3위 사업자는 물량이라든지 이래저래 어려운게 아쉽지만 현실이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아이폰 진짜 한국에 출시되면 얼마나 팔릴까요?

참고로 미친듯이 팔린 NDS가 대략 150만대, 햅틱과 Wii가 이제 10만대 팔렸습니다. 휴대폰은 10만대만 넘겨도 국내에서는 대박폰으로 분류되고요. 비즈니스 시장에서 대박을 친듯 알려진 블랙잭은 국내에서 3만대 판매에 그쳤습니다. 다른 스마트폰은 말하나 마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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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키맨틀
    2008.06.13 23:09 신고

    아마 국내 출시는 힘들지 않을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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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6.13 23:55 신고

    제 생각에도 안나올꺼 같아요.
    아무리 봐도 이동통신사의 부가서비스를 아예 쓸수도 없는데다가, 영상전화도 못하잖아요.

    얼마전만해도 테스트 해본걸 봤다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진짜로 나오나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모르겟네요. 아는 사람이 봤다던 폰이 어떻게 출시목록에도 없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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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8.06.14 16:44 신고

    SKT는 자사의 사업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되고, KTF는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SKT를 이기고자하기 때문에 아이폰을 가져올 것 같습니다. 위피 탑재 문제는 돌아가는 폼세가 의무탑재규정이 없어지는 쪽으로 갈 것 같고요. 당장은 뭔가 편법을 쓰겠지요. 현재로서 KTF로서는 아이폰 만큼 고객을 혹할만한 이슈거리가 없으니 결국 갖고 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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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8.06.16 11:36 신고

    통신사들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는 않지만, 애플이 통신사 위에 올라서겠다는 야망(Wipi 탑재 거부, 타사 음악 서비스 탑재 거부, 통신사 자체 보조금은 현재의 구조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아이폰 국내 유통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통신 서비스의 특성상 지금의 애플 서비스 네트워크로는 심각한 A/S난을 겪기 쉬운데, 얼마나 팔릴지 알 수 없는 아이폰 때문에 애플이 이런 투자를 해야 할지도 나름대로 의문이 들 것입니다.

    또한 국내 얼리어댑터들이야 짜증이 나겠지만, 애플이 통신사 머리 위로 올라서버리면 이후 다른 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이 짜증나는 상황이 벌어질수도 있습니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애플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는 것은 통신사의 비용 증대로 이어집니다.(보조금, 음악 서비스 매출 감소 보전 비용 등) 이것을 스스로 감내하면 다행인데, 휴대전화 요금에 반영해버리면 아이폰을 쓰지 않는 사람이 손해를 봅니다. 그리고 애플만 저 요구를 들어주면 비용 부담이 적겠지만 한 번 애플의 요구를 다 들어줘 버리면 삼성이나 LG, 팬텍도 저런 요구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전화기 가격은 비슷한데 기본료나 통화료가 비싸지는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무조건 애플 편을 들어 어떤 조건이든 상관 없으니 아이폰을 들여오라고 성화인 분들은 이런 최악의 미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신사를 추가로 압박할 방법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미래 시나리오입니다만, 통신사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포기할 가능성이 전혀 없으니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통신사 프렌들리인 정부가 저런 시나리오를 충분히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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