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스피커들은 대체로 멋이 없습니다. 심플한 것을 좋아하는 것만 빼면 디자인의 ㄷ도 모르는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싸 보입니다. 그렇다고 BOSE 같이 디자인도 이쁘지만 소리도 좋은 스피커를 만드는 메이커의 제품을 구입하자면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아~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그런데 작년 말에 브리츠에서 로제타 프리미엄이라는, 좀 특이한 디자인의 스피커를 내놓았습니다. 그냥 직육면체인 컴퓨터용 스피커들과 달리 이 제품에는 직선이 없습니다. 위성 스피커, 서브 우퍼와 볼륨 조절 노브까지 전부 둥글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마무리도 잘 되어 있어서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줍니다.

솔직히 저는 이 제품을 실제로 받아서 박스를 열어보기 전에 저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렇고 그런 음질과 디자인을 가진 컴퓨터용 스피커가 왔구나 했지요. 하지만 직접 제품을 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정말 예쁘고 세련됐거든요.

만일 애플 등 다른 메이커에서 이와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제품을 내 놨다면 가격이 20~30만 원은 족히 하지 않을까 하네요. 하지만 이 제품은 다나와 최저가가 77,000원입니다. 생긴 것만 놓고 보면 정말 저렴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끈하고 미려한 디자인



박스를 열면 이렇게 서프 우퍼가 보입니다.
그 아래에는 각종 케이블이 있습니다.



호리호리한 위성 스피커입니다.
굉장히 커 보입니다만 실제 높이가 28cm 정도로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저역을 담당하게 되는 서브 우퍼입니다.
맨 뒤에 있는 버튼이 전원 on/off용인데요, 누르면 불이 들어옵니다.



오오오...
마치 용암과 같이 빛나고 있군요!


우퍼 하단에는 이렇게 입출력 단자들이 있습니다.
다 좋지만 오른쪽의 단자들이 너무 붙어 있네요.


이어폰 및 다른 기기에 연결할 수 있는 출력단을 가진 볼륨 조절 노브입니다.
서브 우퍼 상단과 마찬가지로 붉게 빛나는데 상당히 이쁩니다 .

아무튼 제 이야기는 이 제품이 가격대에 비해 꽤 이쁘다는 겁니다. 특히 모니터나 본체가 블랙인 분들이나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유저라면 로제타 프리미엄을 고려하셔도 좋을 겁니다.

그럼 이제 상세 스펙을 살펴보지요.

스펙 분석


실제 출력을 'Real RMS'라고 쓸 정도로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 스펙에는 조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서브 우퍼가 30~130Hz, 위성 스피커가 190~20KHz의 주파수 응답 특성을 보여준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대략 130~190Hz 사이의 주파수가 비게 되는군요. 흐음. 일단 이 점을 기억해 둡시다.

그리고 위성 스피커의 출력이 RMS 9W밖에 안 되는데 너무 적지 않은가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만, 보통 마더보드에 내장된 사운드 칩셋의 출력 볼륨을 40~50%로 놓고 이 제품을 연결했을 경우 스피커의 볼륨을 50% 이상 올리면 "시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요, 사람 귀에 대고 10W 정도의 출력을 계속해서 내보낼 경우 청력에 비가역적인(다시 말해 치료가 안 되는) 손상이 온다고 합니다.

따라서 각 위성 스피커의 RMS 출력이 9W, 서브 우퍼가 32W 정도면 컴퓨터용 스피커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대(PMPO) 출력을 스펙이랍시고 적어 놓는 져질 제품들과 달리 출력과 주파수 응답를 솔직하게 밝힌 부분이 마음에 드네요. 아, 신호대 잡음비는 85dB 이상이라고 하니 이 역시 보통 수준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테스트 / 음질 평가

사람의 감각은 주관적입니다. 순간 순간 눈으로 보고 비교하거나 분석할 수 있는 영상이나 사진은 그래도 낫지만 한 번 울리고 나면 사라져 버리는 소리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오디오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돈을 써야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찾을 수 있는지 감이 안 잡혀 고생을 해 보신 경험이 있을 겁니다.



크리에이티브 INSPIRE Monitor 2.0 M85-D입니다.
뭐... 그냥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렇다구요.

저는 그래서 컴퓨터용 스피커를 고를 때 그냥 제일 안전한 방법을 택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의 모니터 스피커인 INSPIRE Monitor 2.0 M85-D를 구입했거든요. 꽤 오래된 제품이긴 하지만 전부터 컴퓨터를 오디오에 연결해서 소리를 들어 온 터라 컴퓨터용 스피커 같지 않은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을 찾다 보니 별 대안이 없더군요. 물론 자금도 충분하지 않았고요. :P

M85-D의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채널당 출력: RMS 16W (스펙 상 로제타 프리미엄보다 작습니다.)
신호대 잡음비: 85dB (비슷하군요.)
주파수 응답: 62~20kHz (우퍼를 갖춘 로제타 프리미엄보다 왠지 저음이 약할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입력 단자: 아날로그 2개, 옵티컬 2개, 코엑셜 1개 (M85-D의 완승입니다. 로제타의 경우 입력단이 1개입니다.
출력 단자: 이어폰 1개 (로제타는 이어폰 1개, 라인 아웃 1개를 갖추고 있습니다)

테스트는 저희 집의 컴퓨터 방(일반적인 가정 환경인데 외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에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1) M85-D 연결
2) 약 10곡의 가요, 팝, 롹, J팝, 영화 음악 등을 청취한 후 본 얼티메이텀, 아메리칸 갱스터 등 영화 3편의 주요 장면을 감상
3) 로제타 프리미엄 연결, 2) 반복
4) 다시 M85-D 연결, 2) 반복
5) 끝으로 로제타 프리미엄 연결 후 2) 반복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로제타 프리미엄은 앞서 제가 걱정했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위성 스피커가 좀 작고 가벼워서, 그리고 이미 스펙에서 봤듯이 비어 있는 주파수 응답 대역이 있어서 중음역대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로제타 프리미엄이 들려주는 소리의 느낌은 조금 괜찮은 컴퓨터용 스피커 수준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M85-D는 저음과 고음을 조절하지 않을 경우 저음은 과하게 붕붕거리고 고음은 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고음/저음을 모두 조금 낮춰 놓고 사용하고 있고요. 스네이크닥님은 이 제품의 소리를 듣고 "건조하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만 이는 모니터 스피커의 특성 상 어쩔 수 없겠지요.

사실 보컬의 풍성함을 느끼려면 100~150Hz 대역의 주파수 응답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로제타 프리미엄은 이 부분이 좀 약하게 느껴지더군요. 물론 윈앰프 등의 프로그램에서 EQ 조절을 통해서 중음역대를 좀 키우면 어느 정도는 보완이 되지만 EQ는 스피커가 가진 고유의 특성까지 바꾸진 못 합니다.

결론


이 제품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멋진 장식품 같습니다.
조금만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면 좋겠습니다만...

멋진 디자인 때문에 제가 기대를 너무 크게 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M85-D가 아직도 건재하다는 뜻일까요? 사실 컴퓨터용 스피커라 보기에는 꽤 무거운 무게(양쪽을 합치면 5kg에 육박합니다)와 나무 인클로저를 갖춘 M85-D와 로제타 프리미엄은 애초부터 목표가 달랐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두 제품의 비교가 공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요. 한 쪽은 그냥 그렇고 그런 디자인데 표준적인 음질을, 다른 한 쪽은 디자인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제품이니까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멋진 디자인, 좋은 음질을 원하겠지만 이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은 비싼 데다가 그 종류도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식품으로서의 역할까지도 해 줄 수 있는 스피커를 원하는 분들께 로제타 프리미엄을 추천합니다. 사실 이 정도면 꽤 예쁜 것이거든요. 그러나 난 외관보다 음질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7만 원 이상(2채널 스피커의 경우)의 다른 제품을 권합니다.

장점: 예쁘고 마무리가 말끔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나 가격이 저렴하다
단점: 중음역대가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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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9 10:14 신고

    저도 MD85-D 를 쓰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음이 살아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모니터지향 스피커라고 광고는 하지만 모니터 스피커라기에는 좀 그렇고...
    아무튼 좋은 스피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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