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인 유행과 너무나 다른 것이 한두 개 뿐은 아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아직도 마이너로 꼽히는 PC 게임이 우리나라에서는 압도적인 메이저로서 자리잡고 있는 점은 여러모로 눈 여겨 볼만 합니다. 콘솔 전문 대형 게임 개발사/유통사를 갖지 못한 얕은 게임 개발/유통의 뿌리, 게임 콘솔이 공식적으로 수입된 것이 지나치게 늦은 점 등 이유야 많겠지만 적어도 이런 분위기가 쉽게 바뀌진 않을 것입니다.

PC를 새로 사거나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사람들의 태반이 ‘게임’을 목청껏 외치는 만큼 게임의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그래픽카드 성능은 무엇보다 많은 관심을 받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30만원짜리 그래픽카드를 살 수 없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껏해야 10만원 대 초반의 그래픽카드를 눈여겨보며, 실제로 지르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지금까지 그리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10만원 대 초반의 절대 강자, 지포스 8600GT 오버클러킹 모델을 가볍게 ‘밟아버리는’ 그래픽카드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로 AMD의 한(?)을 담은 그래픽카드, 레이디언 HD 3850 256MB 모델입니다. ‘에이~ ATI는 싫어’라고 생각하시는 분, 그 성능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질겁니다.


시대는 더 이상 ‘전기 먹는 하마’를 찾지 않는다?!

엔비디아와 AMD(ATI)의 데스크탑 PC용 그래픽 프로세서 대결에서 AMD가 이긴 적이 얼마나 될까요? 지포스 2 시절의 레이디언 LE나 지포스 3 시절의 레이디언 8500, 지포스 FX 시절의 레이디언 9550은 적지 않은 성공을 거뒀지만, PCI 익스프레스 시절에는 사실상 참패만을 거듭해 왔습니다. 제품 출시 시기도 뒤쳐지고 성능은 쳐지며 값까지 비싸니 참패하지 않는 것이 그야말로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ATI가 AMD에 합병된 이후에도 뾰족한 수가 나온 것은 아닌데, 당시 AMD는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 코어와 칩셋 등 당장 CPU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더 욕심이 많았기에 일반 그래픽 프로세서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한 것은 아닙니다. 투자를 했다 해도 그래픽 프로세서 개발은 아무리 짧아도 1년~3년은 걸리는 만큼 금방 엄청난 그래픽 프로세서를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ATI가 AMD로 합병되는 와중에 개발 인력이 퇴사하는 등 인력 변화를 겪은 만큼 차세대 그래픽 프로세서 개발은 더욱 지체될 수 밖에 없었으니 악재가 넘치면 넘쳤지 상황이 유리한 것은 없다고 해도 좋았을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레이디언 HD 2900 시리즈는 지포스 8800 시리즈에 성능, 가격 모두 관광당했다

ATI가 AMD로 합병되는 시점에 내놓은 레이디언 HD 2000 시리즈, 특히 고급 모델인 레이디언 HD 2900 시리즈는 지포스 8800 시리즈(G80 코어)에 완전히 ‘관광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말 그대로 성능은 뒤쳐지면서 가격은 더 비쌌으니 그런 결과를 당해도 누구 하나 변호해 줄 사람은 없었습니다.

과거 그래픽 프로세서 제조사들이 해왔던 경쟁을 보면, 성능이 쳐지는 그래픽 프로세서는 가격을 무기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거나, 아니면 해당 제품을 포기하고 차세대 제품에 승부를 거는 식으로 맞서 왔습니다. 레이디언 HD 2900 시리즈는 생산 능력이 뒤따르지 못해 가격으로 승부할 상황이 되지 못했으니 새로운 그래픽 프로세서로 차세대 시장을 도전해야 했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다음 모델 역시 AMD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모델에 ‘안드로메다’로 보내질 판국이었습니다.


지포스 8800 시리즈는 CPU의 3배 수준의 전력 소비량 때문에 후속 모델에 숙제를 안겼다


하지만 그래픽 프로세서 업계 전체가 고급형 그래픽 프로세서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 상황이 조금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의 컴퓨터 시장이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에 눈을 뜨면서 CPU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전기를 먹는 그래픽 프로세서가 뜨거운 눈총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고급형 그래픽 프로세서는 전기 먹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그래픽 칩 크기 역시 마구 키워가며 만들어 왔지만, 이미 평균 200W, 기동 시 300W 이상의 전기를 먹어 치우는 지포스 8800GTS같은 그래픽 프로세서의 후속 모델은 그렇게 만들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이 크기를 더 키워버리면 웨이퍼 한 장으로 만들 수 있는 그래픽 프로세서가 줄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며, 더 많은 전기를 쓰면 발열/소음 문제의 원성을 듣는 것은 물론 환경보호 정책을 역행하게 됩니다.

그 때문에 엔비디아와 AMD 모두 차세대 그래픽 프로세서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당연한데, 이 때 AMD가 한 발 앞서 행동을 시작합니다.

당시 AMD(그래픽 프로세서 사업부 포함)의 사내 분위기는 ‘저전력, 저발열’에 목숨을 걸었다고 해도 좋은데, 경쟁사보다 모든 면에서 전력 소비량과 발열을 줄이는 제품을 만드는 데 많은 개발 노력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애슬론 64 X2 저전력 모델, AMD 790G같은 경쟁사 대비 1/3 수준의 전력을 쓰는 칩셋이 지금 잘(?) 팔리고 있습니다.

그래픽 프로세서의 전력 소비 문제는 이미 엔비디아와 AMD 모두 오래 전부터 충분히 걱정하고 있었던 부분이며, 나름대로의 해법도 갖고 있었습니다. ATI의 마지막 CEO이자 전 AMD 그래픽 프로세서 분야 부사장이던 데이빗 오튼은 전력 소비량을 낮추고 성능을 높이기 위해 그래픽 프로세서에도 멀티 코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힌 적이 있으며, 엔비디아의 최고 과학자인 데이빗 커크 역시 비슷한 생각을 품었습니다.(SLI와 크로스파이어는 그런 멀티코어화의 첫 단추라고 생각해도 좋은 기본 기술입니다. SLI와 크로스파이어를 지원하는 게임은 결국 멀티코어 그래픽 프로세서가 나와도 좋은 성능을 내기 때문입니다.)

다만 게임 개발 환경이 하나의 그래픽 프로세서만을 쓰도록 되어 있는 만큼 환경의 변화가 필요했고, AMD나 엔비디아 역시 당장 다이 또는 칩 하나에 두 그래픽 프로세서를 넣을 만큼의 기술을 갖추지 못했기에 멀티코어 그래픽 프로세서는 당장의 해법은 될 수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만든 것이 그래픽카드 두 장을 합쳐 하나처럼 보이게 한 지포스 7950GX2/9800GX2, 레이디언 HD 3870 X2같은 변칙 SLI/크로스파이어 그래픽카드입니다.

시대는 저전력 소비를 원하며 그런 그래픽 프로세서를 만들어야 생산 단가를 낮추는 등 경쟁에서 유리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강력한 새 그래픽 프로세서를 만들어 낼 시간도 기술도 없으며, 전력 소비량에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AMD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뻔뻔할지도 모르지만 ‘레이디언 HD 2900의 재활용’을 그 카드로 꺼내 들었습니다.

재활용의 극한(?)을 보여준 레이디언 HD 3850/3870

그래픽 프로세서 제조사들이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 개발에 골머리를 앓는 동안 소프트웨어 분야 역시 발전에 발목을 잡히고 있었습니다. 다이렉트X 10의 보급이 윈도우 비스타의 보급 정체와 맞물려 늦어졌고, 그래픽 프로세서 성능을 극한으로 요구하는 게임 개발 역시 벽에 부딪혔습니다. ‘엔진 자랑’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말이 거짓말로 들리지 않는 크라이텍의 크라이시스를 빼면 지포스 8800 또는 레이디언 HD 2900 정도의 그래픽카드로 즐기지 못할 게임은 없었습니다.

이런 소프트웨어 지체는 그래픽 프로세서 개발사에게는 한 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는데, 최 고급형으로 획기적인 성능 차이를 보여주는 그래픽 프로세서가 없어도 소비자들이 비난하지 않을 분위기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더 저렴하게 살 수 없을까 하는 사용자들은 많았기에 이미 만들어진 그래픽 프로세서 기술을 활용하여 더 저렴한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것이 모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된 셈입니다.


차세대 AMD 그래픽 프로세서의 숙제는 뭐니뭐니해도 원가 절감과 저전력 소비였다


비싼 생산 원가에 심각한 태클을 당한 바 있는 AMD는 레이디언 HD 2900 시리즈의 거품을 철저히 빼는 데 모든 힘을 기울였습니다. 먼저 그래픽 프로세서의 생산 공정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했는데, ATI 그래픽 프로세서를 만드는 파운드리(설계가 끝난 반도체를 생산해주는 공장) 기업, TSMC의 최신 55ns 그래픽 프로세서 공정을 받아들인 점이 큰 효과를 냈습니다. 이 공정 기술은 레이디언 HD 2900의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다이 크기와 전력 소비량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이 크기가 절반으로 줄면 한 번에 두 배 많은 그래픽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으니 원가 절감에 큰 도움이 될 뿐더러, 소비자들의 전력 소비량 문제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항상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닌 만큼 항상 그래픽 프로세서를 100% 성능으로 돌리는 것도 전력 낭비의 원인이 됩니다. 대부분의 그래픽 프로세서는 작업에 따라서 한두 단계 정도의 속도 조절 기능을 갖고 있지만,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는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그래픽 프로세서에는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에 쓰던 전력 관리 기술, ‘PowerPlay’를 더했습니다. 이 기술은 인텔 스피드스텝, AMD PowerNow!처럼 작업을 분석하여 여러 단계로 속도 및 전압을 조절합니다. 그만큼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줄일 수 있어 ‘고급형 그래픽 프로세서는 미치도록 전기를 먹는다’는 인상을 어느 정도 벗었습니다.

나머지는 종전 레이디언 HD 2900 시리즈의 기술을 거의 그대로 옮겨 쓰는 대범함(?)을 보였습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윈도우 비스타 서비스 팩 1에 들어가 사람들을 골탕먹인(?) 다이렉트X 10.1 기술을 추가하고, 동영상 가속 기술인 AVIVO HD를 조금 더 업그레이드했다는 점입니다. 덤으로 차세대 그래픽 프로세서를 위해 AMD 그래픽 프로세서 가운데 처음으로 PCI 익스프레스 2.0 기술을 썼습니다. 레이디언 HD 2900 정도로는 PCI 익스프레스 2.0이 별 가치는 없지만 듀얼 그래픽 프로세서 시대가 되면 필요한 만큼 먼저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레이디언 HD 3850이다. 레이디언 HD 3870은 쿨러만 더 클 뿐 큰 차이는 없다


이렇게 해서 만든 그래픽 프로세서가 바로 레이디언 HD 3850(RV670 Pro)레이디언 HD 3870(RV670 XT)입니다. 3D 처리 기술은 거의 달라진 것이 없으니 ‘레이디언 HD 2900의 아류작’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성능은 아니지만 최적의 가격으로 승부하는’ 레이디언 HD 3800 시리즈의 컨셉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30만원이 넘어가던 고급형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을 20만원 전후에 낼 수 있다고 한다면 누가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포스 8600GTS? 넌 이미 죽어있다?!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 한 여러 가지 기이한 발언과 행동 덕분에 유행어가 된 말이 ‘넌 이미 뽑혀있다’입니다. 물론 이 말은 만화 ‘북두의 권’에서 나온 '넌 이미 죽어있다'의 패러디입니다만, 아직 결과가 나지 않았지만 그 결과가 분명한 일에 ‘넌 이미 xxx있다’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나름대로 유행이 된 모양입니다.^^

아무리 그래픽 프로세서 가격이 저렴해졌다고 해도 레이디언 HD 3850/3870은 분명히 레이디언 HD 2900 시리즈와 같은 수준의 성능을 내는 그래픽카드입니다. 상식대로 생각한다면 이런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현재의 중급 그래픽카드보다는 확실히 비싸야 합니다. 하지만 상식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죠. 그 상식이 지금 레이디언 HD 3850 256MB에 의해 깨졌습니다.


지포스 8600GT
256MB

지포스 8600GTS
256MB

지포스 8800
GTS 320MB

레이디언
HD 3850 256MB

가격

83,000원

120,000원

190,000원

138,000원

3DMark 점수*

2,228

2,758

4,568

5,389

1만원당 점수

268.4

229.8

240.4

390.5

* 3DMark06 HDR/SM 3.0, 1,024 * 768 픽셀, AA 미설정, 3선형 필터링, 기본 품질

위 표는 현재 팔리고 있는 중급 및 준 고급형 그래픽카드의 3D마크06 점수와 가격을 정리한 것입니다.(3DMark 데이터는 Tomshardware.com의 정보 참조) 3D마크가 모든 게임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일반적인 게임 성능의 지표가 되는 만큼 평균적인 3D 성능을 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표를 보면 이해할 수 있지만, 13만원대 후반 가격에 살 수 있는 레이디언 HD 3850 256MB 모델은 지포스 8600GT의 2.4배, 지포스 8600GTS의 1.95배 수준의 성능을 냅니다. 레이디언 HD 3850과 함께 준 고급 그래픽카드로서 분류하는 지포스 9600GT는 현재 데이터가 없어 대신 지포스 8800GTS 320MB 제품을 참고용으로 넣었습니다만, 가격을 생각하면 레이디언 HD 3850 256MB만큼 들인 돈에 비해 성능이 잘 나오는 그래픽카드가 없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레이디언 HD 3850 256MB가 이렇게 저렴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팔리지 않는 물건을 땡처리(?)하는 기분으로 밀어내는 것일까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레이디언 HD 3850은 출시 초기에도 저렴한 제품은 15만원 전후의 부담 없는 가격에 팔렸습니다. 512MB 모델은 18만원 전후, 레이디언 HD 3870도 22~25만원 전후에 나와 당시 고급형 그래픽카드 시장을 휘어잡던 지포스 8800GT/GTS보다 최소한 5만원 정도 저렴한 값을 형성했습니다.

AMD가 레이디언 HD 3800 시리즈의 높은 마진을 어느 정도 포기한 것도 저렴한 가격의 이유가 되겠지만, 레이디언 HD 2900 시리즈보다 생산 효율성을 두 배 이상 높인 것이 가격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다이 크기가 줄어들어 얻은 효율성 향상과 함께 전력 소비량과 발열이 줄어들어 원하는 속도로 작동하지 못하는 불량 칩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 역시 생산 원가를 줄였습니다. 이는 쿨러와 전원공급회로 등 그래픽카드 전체의 원가 절감에도 도움을 줍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레이디언 HD 3850 256MB이 ‘10만원 대 초반’의 준 고급형 게임 그래픽카드 시장을 근본적으로 뒤집어 놓을 성능을 지녔다는 점만큼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종전까지만 해도 이 시장은 지포스 8600GT의 오버클러킹 모델 가운데 고성능 쿨러를 단 모델 또는 지포스 8600GTS의 독점 시장과 같았습니다. 레이디언 HD 2600 Pro는 지포스 8600GT 표준 모델보다 성능이 낮고, 레이디언 HD 2600 XT 역시 지포스 8600GTS를 꺾을 정도의 성능은 내지 못한 만큼 이 시장은 지금까지 엔비디아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것과 다름 없었습니다.

여기에 갑자기(?) 나타난 레이디언 HD 3850 256MB는 지포스 8600GTS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성능을 자랑합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가장 싼 모델끼리 비교해도 2만원 이내입니다. 지포스 8600GTS가 지포스 8600GT 오버클러킹 모델 때문에 인기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중급 그래픽카드의 플래그쉽 모델이 경쟁사의 ‘엄마친구아들’에게 ‘관광당하는’ 상황을 맞은 셈입니다. 11만원대에 팔리는 지포스 8600GT 오버클러킹 모델과 비교해도 3만원 정도의 차이로 두 배 더 강한 성능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군침을 흘리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엔비디아 역시 아무리 ‘재활용’이라고 하지만 레이디언 HD 2900 Pro의 성능을 지닌 레이디언 HD 3850을 지포스 8600GTS로 견제할 수 없다는 점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포스 8800GT의 성능을 70~80% 수준으로 낮춘 지포스 8800GS를 ‘잠시’ 내놓았지만 기본적인 원가 절감 구조가 갖춰지지 못한 G92 코어 지포스 8800 시리즈(또는 9800 시리즈)로는 ‘마약 맞는 조폭(?)’처럼 시장에서 날뛰는(?) 레이디언 HD 3850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근본적으로 공정 기술을 뜯어 고치고 성능 밸런스를 조정한 진정한 중급/준 고급형 차세대 그래픽카드, 지포스 9600GT를 첫 번째 지포스 9 시리즈로서 내놓았습니다. 성능 면에서 지포스 9600GT는 레이디언 HD 3850 512MB와 비슷하며, 때로는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아직 10만원대 후반의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조만간 그래픽 프로세서 값을 내린다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가격이 더 떨어질 여력은 있습니다만, 그렇다 해도 10만원대 초반까지 단숨에 가격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빨간색(?) 그래픽카드의 혐오와 편견을 벗으면 게임이 즐거워진다?!

지포스 8600GT의 뻔한(?) 성능에 만족하지 못하며 지포스 8800 시리즈나 레이디언 HD 3870의 비싼 값에 부담을 느끼는 ‘게임은 빠르게 즐기고 싶으나 지갑에 찬 바람이 부는’ 분이라면 레이디언 HD 3850 256MB는 상상 이상의 성능을 갖는 그래픽카드가 됩니다. 메모리 용량이 적은 만큼 고해상도에서 성능의 약점을 보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지포스 8600GTS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높은 3D 퍼포먼스를 약속합니다.

AMD(ATI) 그래픽 프로세서는 별의 별 소문에 다 휩싸이며 최근에 더욱 그 성능과 가격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왔습니다. ‘드라이버가 문제가 많다’는 너무나 많이 들어 환청이 들릴 정도고, 써보지도 않고 ‘게임이 안 돈다더라’며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3D 그래픽 프로세서의 주도권이 엔비디아로 완전히 넘어간 지금, 게임 호환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엔비디아보다 한 발 물러서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이 즐기는 게임 가운데 진짜 ‘ATI라서 아예 안 되는’ 게임이 얼마나 됩니까? 엔비디아도 그래픽 프로세서 출시 초기에 여러 사고를 쳤듯이 AMD도 그 정도만 사고를 칩니다. 오히려 MS는 윈도우 비스타의 불안정함의 원인이 상당수가 엔비디아의 그래픽 드라이버에 있다며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다른 이의 말만 믿고 섣불리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손해를 가져 올 뿐입니다. dolf의 말이 믿기지 않는다구요? 당장 저 그래픽카드를 질러 보십시오. 13만원짜리 그래픽카드가 맞나 할 생각이 절로 들 것입니다.

추신: 읽는 분의 재미를 위하여 일부 표현에 속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일부 단어는 어원이 그리 좋은 뜻은 아니므로 기분이 나쁘셨던 분이 계시다면 이 자리를 빌어 양해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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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2 01:38 신고

    읽으면서 웃었습니다. ^^;
    원래 2600XT 살 생각이었는데... 3850 보니 가격이 두 배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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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5.01 14:26 신고

    관광당한다니... 한참 웃었습니다. ^^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ATI 3850도 괜찮은 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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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8.08.09 11:2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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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씨니컬
    2008.09.02 10:25 신고

    3850구입한다음 이것저것 알아보려다 들렀습니다. 좋은 포스팅입니다. 86000원에 레퍼런스 구입...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카드나 중고에 비해서.. 잘 샀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한가지 걸리는것이 무소음 시스템인데 이넘이 들어와서 평화를 다 깨버리면 어케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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