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키보드는 경쟁적으로 키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윈도우XP나 비스타 등 멀티미디어를 표방하는 운영체제의 대중화와, 주요 어플리케이션을 좀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다보니 특수한 기능키를 더 만드는 식으로 말이죠.

물론 이런 키보드들은 좀 더 사용자들을 컴퓨터와 가깝게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만 모든 사람들이 기능이 많은 키보드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키보드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겐 번거로울 수도 있죠. 대표적으로 프로그래머나 서버 관리자 등, ‘업무=키보드 타이핑’의 등식이 성립되는 직종의 종사자들에겐 간결하고 누르는 감촉이 좋은 키보드가 절대적으로 우선시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요리에 익숙치 않은 주부들을 위해 채썰기와 다지기, 껍질 벗기기 등을 손쉽게 해주는 주방도구를 홈쇼핑에서 팔지만 프로 요리사들은 날이 잘 서 있고 손에 쥐는 감촉이 좋은 칼 한 자루로 모든 가공과정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것처럼 말이죠.

일본 후지쓰의 계열회사 PFU시스템즈에서 개발, 판매 중인 해피해킹 키보드는 이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입니다. 라인업은 고급형인 ‘프로페셔널2’와 보급형인 ‘라이트2’로 나뉘어져 있는데 스마트가젯에는 프로페셔널2 제품 2종이 입수되어 사용을 해보았습니다. 프로페셔널2는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 키를 사용한 반면 라이트2는 일반 키보드에 많이 쓰이는 멤브레인 방식 키를 사용하고 있군요. 그 밖에 USB 속도와 방향키의 유무 차이 등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라이트2가 좀 더 대중적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그래서인지 가격도 거의 네 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기본 모델인 화이트 각인 제품입니다.

로고가 한 눈에 띄는군요.

금색 스티커는 안 붙이는 게 더 나을지도.

강렬한 포스를 보여주는 블랙 각인 제품입니다.

각인이라 해도 겨우겨우 키캡 프린팅이 보이는데 이 정도도 거의 생활의 달인용이지요.

해피해킹이라는 이름이 조금 장난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로 이 제품은 최고 수준의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개발된 만큼 해킹 작업이라고 해도 신나게 키보드 타이핑에 집중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군요.

실제로 이 제품을 사용해 타이핑 작업을 해본 바, 키배열에 대한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 것 외에 키를 눌렀을 때의 적절한 압력과 확실한 입력감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는 그리 고급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 가격대 성능비가 높은 세진의 기계식 키보드인데, 비교했을 때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접점 방식의 세련된 키감은 한 번 맛을 들이면 잊혀지지 않을 것 같군요.

이 제품의 함축적인 키 배치는 윈도우즈 계열보다는 유닉스 계열의 운영체제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닉스 기반의 명령어 입력체계에서는 훨씬 효율적으로 펑션 키들을 사용할 수 있다 하네요. 무엇보다 손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면서 모든 키 입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프로그래머들을 열광시키는 것 같습니다.

매킨토시용 기능키도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DIP스위치를 이용해 섬세한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2단계로 기울기 조절이 가능한 받침대.

USB2.0 허브의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부지면서도 우아해 보이는 옆면이 매력적이군요.

해피해킹 프로페셔널2는 영화적 상상을 해보면 꽤나 멋진 그림이 나옵니다. 작년에 개봉한 ‘다이하드4.0’이나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를 보면 신출귀몰한 해커들이 등장하는데요, 이런 장면에서 이 키보드가 사용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무척 잘 어울리죠. 예컨대 중국발 크래커들의 무차별한 공격에 국내 모 은행 전산망이 붕괴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정부에선 이를 막기 위한 천재 해커를 선발해 파견합니다. 헬리콥터를 타고 도착한 해커는 무심한 표정으로 숄더백에서 이 키보드를 꺼내 터미널에 연결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해피해킹 프로페셔널2는 이동을 자주 하면서 전문적인 작업을 해야 하는 프로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인 것 같습니다. DIP스위치를 이용해 PC와 MAC 플랫폼을 자유롭게 넘나들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제품의 큰 장점 같군요. 다만 훌륭한 키감은 좋지만 펑션키를 사용하다 보면 새끼손가락을 많이 써야 하는데 이게 꽤 부담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불편함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키보드의 소비자는 100명 중에 한 명 정도 될까 한 전문직종 종사자가 될 것 같습니다. 2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지만 장인의 도구라고 생각을 한다면 이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키보드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용자라면 한 번 접해보시길 권하는 바입니다.


해피해킹 프로페셔널2 키보드의 타이핑 소리 듣기


세진 기계신 키보드의 타이핑 소리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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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4 13:21 신고

    저는 해피해킹 라이트와 리얼포스를 사용 중인데.. 리얼포스의 소리가 해피해킹 프로보다 조금 조용하고 키감이 더 부드럽더군요. 해피해킹 라이트는 1주일 정도 사용하니 금새 손에 익숙해졌습니다. 라이트와 프로의 키감은 하늘과 땅 차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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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aton
      2008.04.04 19:13 신고

      라이트2도 비싼 키보드인데 프로페셔널2와 비교해보면 완전 싸구려 이미지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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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4.04 16:42 신고

    저는 HHK Pro2와 Lite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Pro2의 키감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구요... Lite2와 비교하자면, Pro2가 훨~씬 조용합니다. Lite2는 조금 뻑뻑한 멤브레인 키보드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키감 이외에 재질의 감촉도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마치 원목과 합판의 차이랄까요? 현재 약 6개월정도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자리에서 타이핑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점이 제일 난감합니다. 크기가 매우 작기는 하지만, 들고 다닐 정도로 유난을 떨고 싶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장시간 글을 써야 하는 자리라면 과감하게 가방에 넣고 나설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중요한 점은 Pro2 제품의 경우, 키감에 예민하신 분, 그리고 타이핑을 하면서 팔꿈치를 떼는 것에 인색하신 분이라면 강추합니다. PC게임 마니아는 절대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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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aton
      2008.04.04 19:14 신고

      예, 게임은 뭐 벙어리장갑 끼고 젠가블록 하는 기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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