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비롯한 IT 분야 전체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선을 없애지 못해 ‘환장’(?)했다고 할 정도로 무선화 기술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선은 개의 목줄처럼 활동의 자유를 억제합니다. 더군다나 보기도 흉하죠. 심지어 선이 달린 로봇(?)이 얼마나 활동의 제한을 받는지 1995년에 나온 모 재패니메이션이 증명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무선화가 진행된다고 유선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올까요? 적어도 dolf는 그리 쉽게 유선이 멸망하는 날이 오진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상의 주목은 다 무선 기술이 발전하는데 왜 낡아빠진 유선 기술이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고 생각할까요? 지금의 무선 기술의 현실과, 무선 기술의 장단점을 따져보는 기회를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지금 주변에 있는 여러 물건 가운데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몇 개가 있을까요? 사실 의외로 많습니다. 적어도 ‘선’이 달린 것 가운데 대부분을 무선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이미 개발되어 있으며, 상당수가 이미 적용되어 있습니다.

오디오/비디오 케이블: 블루투스, 지그비, 적외선(IrDA), RF 통신 등
PC 주변기기 케이블: 블루투스, 지그비, 적외선, 무선 USB(Wireless USB 등)
모니터(D-Sub, DVI, HDMI): UWB, RF 통신 등
전화: RF통신, 블루투스, 무선 LAN, CDMA/WCDMA 등
인터넷/네트워크: 무선 LAN, Wibro, HSDPA 등
입출력 장치: RF 통신, 블루투스, 무선 USB 등
엔터테인먼트: HDTV(ATSC, DVB-H), DMB 등
기술은 있으나 효율이 너무나 낮아 무리가 따르는 전력 관련 부분을 제외하면 웬만한 선은 이미 무선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모든 것을 무선으로 하려면 돈이 꽤나 들겠지만 ‘선 없는 자유’ 세상은 지금이라도 꾸미는 데 그리 어려움이 없습니다.

dolf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WCDMA 방식의 휴대전화로 회사와 집에 전화를 걸며, 노트북 PC에서 DMB로 TV를 봅니다. 여기에 Wibro 모뎀을 달아 밖에서 간단히 업무도 보며, 음악은 블루투스 헤드셋을 이용하여 무선으로 노트북 PC의 음악을 꺼내 듣습니다. 집에서는 영화 플레이어로 쓰는 Xbox를 적외선 방식 리모컨으로 조작하며, 무선 LAN으로 데스크탑 PC와 노트북 PC의 자료를 교환합니다. 집안의 전화는 여전히 유선이며, 키보드 및 마우스도 유선을 쓰고 있지만 이미 적지 않은 무선 기술을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상황은 비슷할 것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무선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빠르게 발전해 왔으며, 이제 유선은 생존을 위협당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기술 개발이 더딘 전력 부분 역시 해당 장치에 배터리를 이용한다면 모든 부분의 무선화도 불가능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대로 간다면 대부분의 선은 사라질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럴까요? 당연히 아니기에 이런 글을 쓰는 것입니다.

선을 연결한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장치가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뜻이 됩니다. 국가적인 전력/통신망을 구축하는 것과 MP3 플레이어와 이어폰을 연결하는 것 모두 유선 또는 무선을 결정하는 것은 아래 세 가지 원칙을 따르게 됩니다.

1. 네트워크 구성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
2. 네트워크의 성능(속도, 품질 등)
3. 네트워크의 정치/경제/사회적인 문제(문화, 보안, 건강 등)
먼저 첫 번째 원칙인 비용과 노력에 대한 부분을 따져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 국가의 기본 인프라를 전부 유선으로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보급률이 높은 전화와 인터넷 모두 거의 대부분이 유선을 쓰고 있습니다. 무선 기술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당시에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했기에 유선이 주류를 차지하는 것 일수도 있지만,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지역이 좁을수록 전국적인/지역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유선이 비용적인 부분이 적게 듭니다.

반대로 중국, 미국처럼 땅은 넓은데 인구 밀도가 낮은 나라, 중국/아프리카처럼 인구 밀도는 높지만 땅은 넓고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나라는 오히려 지금의 무선 기술이 훨씬 저렴한 비용과 노력이 듭니다. 지역마다 기지국을 세워두기만 하면 그 지역에 선을 전부 깔 필요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기지국을 세우는 비용은 적지 않게 들지만, 넓은 땅 곳곳에 선을 까는 것 보다는 시간도 적게 들며 돈도 적게 듭니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무선화를 생각할 때는 비용에 대한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개인이 선택하는 가장 흔한 무선화가 무선 LAN인데, PC당 2만원 정도의 추가 비용과 액세스포인트(공유기) 구매에 3만원 정도의 비용을 생각하면 무선 구성을 할 수 있는 만큼 경제성이 높습니다. 적어도 유선을 집안과 사무실 전체에 까는 인건비와 시간 노력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이와 달리 3~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헤드폰/이어셋은 이전 블루투스 스레드의 논란에서 보듯이 비용 부담을 느낍니다. 몇 천원이면 해결이 되는 유선에 비해 편해지는 부분에 대한 가치가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만큼 이런 부분은 유선화가 쉽게 이뤄지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용 무선 기술 역시 유선과의 가격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문제인 성능 문제는 비용이 비슷하게 들거나 무선이 조금 더 비쌀 경우 따지게 되는 문제입니다. 속도에 그리 영향을 받지 않는 음성 전송 및 키보드/마우스 입력 등 단순한 일은 이미 블루투스 2.0 등 현재 적용되고 있는 최신 무선 기술을 활용하면 유선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 됩니다.

그렇다면 속도가 중요한 나머지 분야에서 유선과 무선의 성능 격차는 얼마나 될까요? 몇 가지 예를 들어 살펴 보겠습니다.

유선 무선 격차
LAN 1,000Mbps(기가비트) 300Mbps(802.11n) 3.3배
USB 4,800Mbps(USB 3.0) 480Mbps(무선 USB) 10배
광역인터넷(WAN)
100Mbps(광LAN) 7.2Mbps(HSDPA) 13.9배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규격을 따져도 유선 기술은 무선 기술보다 최소 3배 이상 앞선 속도/성능을 보여줍니다. 더군다나 무선 기술은 신호 손실이 많아 실제 성능은 규격의 절반 이하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유선 역시 손실은 있지만 저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차이를 생각하면 실제로는 6배 이상의 성능 차이를 낸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속도를 따질 수 없는 감성적인 부분 역시 현재까지는 유선이 무선을 뛰어 넘습니다. 유선 전화가 휴대전화보다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며, 무선 헤드폰/이어셋은 적외선, 블루투스 등 어떤 무선 방식을 쓴다 해도 소리가 유선보다 못하다는 것은 사용자들의 공통된 반응입니다. 유선과 무선의 가격 차이는 무선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점차 줄고 있지만, 의외로 이런 성능에 대한 부분은 격차가 그만큼 빠르게 줄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유선의 수명을 늘려주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세 번째 문제는 각 사회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무선 기술에 우려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논리가 있습니다. 바로 무선 기술의 보안 문제와 건강에 대한 위협입니다. 유선 기술 역시 보안 문제가 없지 않으며,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선처럼 ‘보이지 않는 위험(Phantom Menance)’은 아닙니다. 전기 감전이야 콘센트와 플러그, 전선을 주의하면 되지만 보이지 않는 전파가 자신의 몸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는 공포는 어떻게 대처할 방법을 세우게 하지도 못합니다.

우리나라의 2G 통신 방식인 CDMA는 ‘도청이 불가능하다’라고 정부와 통신사 모두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통신사에서 이미 몇 년 전부터 CDMA 도감청 장비를 연구해왔고 실제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정감사를 통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의심이 현실로 되는 것은 순간입니다. 유선은 선이 지나는 어딘가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 만큼 보안 감시가 그나마 쉽습니다. 이와 달리 무선은 그 전파를 뿌리는 기지국 범위 내에서는 장비와 기술만 있다면 해킹/도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위험이 상당합니다.

전쟁이 일어날 때 지역에 주둔하는 부대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일까요? 참호를 파고 야영지를 건설하며 유선 통신망을 연결하는 것부터 합니다. 6.25때도 무선으로 통신을 했고 민간 휴대전화를 군 간부의 보조 통신 수단으로 사용하는 지금 세상에도 무선은 항상 도청과 해킹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유선 통신망은 최악의 상황에는 선 대 선 방식으로 양방향 연결이 되지만, 무선 통신망은 기지국 등 중심부만 파괴하면 무력화하기도 쉽습니다.

무선 기술이 인체에 주는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는데, 끊임없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휴대전화와 건강의 문제, 의료기기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전자파 등 유선이 지배적인 현실에서도 무선 기술에 대한 의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장치가 무선화가 될 경우 이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갈 것인 만큼 사회적인 동의 과정이 꼭 따라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미 무선 기술은 비용적인 면에서 국가 또는 지역 사회 수준의 대형 네트워크가 될수록, 비슷한 네트워크 기술이 구축되지 않은 새로운 네트워크일수록 그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분야에서는 유선보다 훨씬 적은 비용과 노력이 들게 되는 만큼 경제성에 대해서는 굳이 큰 의심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개인용 무선 기술 역시 비용의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벌린 입을 다물 수 없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유선 기술과 무선 기술의 성능/품질에 대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사회적으로 무선 기술이 안전함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무선 기술이 유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주목을 받지 못할 뿐 유선 기술 역시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만큼 성능 격차가 쉽게 사라지긴 어려울 것이며, 사람들 역시 무선 기술의 안전함을 마음 깊숙한 곳에서 믿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환경이 쉽게 바뀌긴 어려울 것이며, 이런 차이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는 한 무선이 유선을 완전히 대신하는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지만 안정된 속도와 품질을 유지하며 불안함이 없는 유선, 상당한 자유를 보장하지만 여전히 유선보다 낮으며 마음 한 곳에서 불안을 느끼는 무선. 여러분은 어떤 기술에 더 매력을 느끼나요? 전제주의와 민주주의처럼 딱 잘라 뭐가 좋다고 올인하기 어려운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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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0 19:53 신고

    이미 규격으로는 앞서있더라구요;;;

    와이어리스 G/N/Y 가 이미 나와 있는데요
    주파수 대역은 2.4 GHz~5GHz 를 쓰는데 대역폭이 클수록 속도가 좀더 빠릅니다.
    802.11g는 평균 전송속도19 Mbit/s 최대전송속도54 Mbit/s 실내 최대 38 미터 야외 최대 140 미터
    802.11n 2.4기가 대역 사용시74 Mbit/s (5기가 대역 사용시)248 Mbit/s 실내 최대 70 미터 야외 최대 250 미터
    802.11y 3.7 GHz 평균 전송속도23 Mbit/s 최대전송속도54 Mbit/s 실내 최대 50 미터 야외 최대 5000 미터
    입니다 . 음 뭐 실내와 야외의 차이는 아무래도 안태나와 안태나사이의 방해물 (벽, 철근구조물등)의 차이 이겠죠? 물론 실내에서도 방해물에따라 거리가 좀 틀려지겠구요;;;

    편하기야 무선이 편하지만 아직 속도를 따라 잡을려면 한참 걸릴듯 싶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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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3.10 20:06 신고

    무선랜의 경우 보안도 취약하고..... 그닥 믿을만하지 못하니까요 ;;;
    음 아직은 유선을 쓰는게 좋다고 봅니다.

    다른 부분에서의 무선은 글쎄요;;;

    휴대폰이야 뭐 아마추어 무전기(조금 고가형) 만 있어도 다 들을수 있엇죠(아날로그방식일때) 다중분할접속방식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들었고;;;;;

    뭐 사용하는거야 편의성을 중시한다면 무선일거구요 ;;;
    보안문제는 창과 방패 이니까 계속 질질 끄는 수밖에 없겠죠;;;

    음 ;;;; 잠을안자서 횡설수설 무슨말인지도 모르겟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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