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lf가 이전에 오버클러킹을 비판(?)하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이 글을 보면서 '전혀 딴 세상'임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노트북 PC와 대기업 PC를 쓰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용자들은 오버클러킹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방법이 없고, 있다고 해도 하드웨어를 직접 개조하는 방법을 써야 하는 만큼 오버클러킹과 담을 쌓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노트북 PC 사용자라면 상대적으로 낮은 CPU 성능에 여러모로 불만이 쌓이는데, 그럴 때면 문제가 생겨도 다 떠안을테니 오버클러킹을 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사용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어 이 자리를 통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이미 마니아 사이에서는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만 일본에서 개발한 공개 소프트웨어 오버클러킹 툴, SetFSB는 노트북 PC 사용자라면 관심을 가져 볼만한 프로그램입니다.

경고: 오버클러킹을 함부로 시도하지 마세요!

오버클러킹은 정규 작동 범위를 초과하는 행위로서, 고장 발생시 무상 A/S를 받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버클러킹의 문제점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경험이 있을 경우에만 시도하여 주십시오.

SetFSB의 개념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메인보드에 달린 '클럭 제너레이터(Clock Generator)'를 조작하는 의외로 단순(?)한 프로그램입니다.

클럭 제너레이터가 무엇이길래 이것을 제어하는 것 만으로도 오버클러킹이 되는 것일까요? 이것을 이해하려면 컴퓨터도 결국 사람과 비슷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각 기관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생명을 지탱합니다.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만만찮게 복잡한 컴퓨터 역시 각 부분이 일관된 법칙에 맞게 유기적으로 움직여 주지 못한다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합니다.

전자 회로의 복합체인 컴퓨터의 각각의 회로가 동시에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 정해진 공통의 규칙이 필요합니다. 그런 공통의 규칙이 되는 표준 신호를 만드는 장치가 클럭 제너레이터입니다. CPU도, 메모리도, 그래픽카드도, 하드디스크도 이 클럭 제너레이터의 신호 생성을 바탕으로 타이밍을 맞춰 작동하게 됩니다. 굳이 컴퓨터가 아니더라도 조금 복잡한 전자 회로에는 클럭 제너레이터가 어김 없이 들어갑니다.(게임기에도, 세탁기에도, TV에도 클럭 제너레이터는 들어갑니다.)

클럭 제너레이터가 전자 부품의 표준 속도를 정하는 만큼 이 클럭 제너레이터를 조작할 수 있다면 성능과 관련이 잇는 핵심 부품들의 작동 속도를 한 번에 높일 수 있게 됩니다. 보통 이런 클럭 제너레이터 속도 변경은 메인보드 BIOS의 오버클러킹 기능을 쓰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을 소프트웨어를 써 바꾸는 것이 SetFSB입니다.

SetFSB는 오버클러킹 기능이 잘 갖춰진 고급형 데스크탑 PC용 메인보드 사용자라면 그리 의미가 없지만, 아예 오버클러킹 기능이 없는 브랜드 PC 및 노트북 PC 사용자에겐 오버클러킹을 맛 볼 수 있는 매우 드문 방법이 됩니다.

SetFSB를 쓰는 법은 간단(?)합니다. SetFSB를 실행한 뒤 'Get FSB' 버튼을 클릭해 현재의 클럭 제너레이터 속도를 불러낸 뒤, 이 속도 비율을 바꿔주기만 하면 됩니다. 메인보드 또는 노트북 PC 모델에 따라서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는 버전 1.xx는 이 과정이면 충분하며, 클럭 제너레이터 모델을 따로 골라야 하는 버전 2.xx는 메인보드에 맞는 클럭 제너레이터 모델을 정확히 골라주는 과정이 더해집니다. 복잡한 계산을 할 필요도 없고 알아 듣지 못할 말을 번역할 필요도 없습니다. 클릭과 드래그 몇 번이면 모든 것이 끝납니다.




위 사진은 IBM(Lenovo) ThinkPad X31의 속도 화면입니다. 이 노트북 PC는 최저 속도가 600MHz입니다만, SetFSB를 써 20% 정도 클럭 제너레이터 속도를 올려주면 20% 빠른 720MHz로 올라갑니다. 최대 속도 역시 그만큼 올라가는데 1.3GHz 모델이라면 1.56GHz까지 속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은 쓰는 데 여러모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클럭 제너레이터는 전체적인 PC의 속도의 기준이 되는 만큼 클럭 제너레이터 속도를 높이면 CPU 속도만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메모리, 그래픽 코어, AGP, PCI 익스프레스 버스, PCI 버스 등 모든 PC 부품의 속도가 그만큼 올라가 버립니다. CPU와 메모리는 그렇다 쳐도 그래픽카드와 하드디스크에는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데이터 오염이 생겨 파일이 깨지거나 하드디스크의 고장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노트북 PC와 브랜드 PC라면 더욱 이런 문제 가능성이 높습니다. 클럭 제너레이터의 속도를 모든 부품이 그대로 따를 수는 없는 만큼 각 부품은 이 신호 비율을 적절히 낮춰 쓰는데, 그 역할을 하는 부품이 '클럭 디바이더(Clock Divider)'입니다. PCI 버스 속도가 33MHz, AGP는 66MHz, PCI 익스프레스는 100MHz의 속도를 갖는데, 클럭 제너레이터의 속도와 상관 없이 이런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클럭 디바이더 덕분입니다.

오버클러킹에 맞춘 메인보드는 이 클럭 디바이더 속도를 고정하거나, 클럭 변환 비율을 바꿔 지나치게 속도가 오르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노트북 PC와 브랜드 PC는 클럭 디바이더를 직접 손 댈 수는 없는 만큼 클럭 제너레이터 속도를 올려버리면 다른 장치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만큼 SetFSB를 쓸 때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하여 무리한 오버클러킹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dolf는 오버클러킹을 여전히 권장하지 않습니다. 아무런 지식 없이 오버클러킹을 하는 것은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만큼 무모한 일입니다. 스스로 오버클러킹을 하다 실패해 문제를 일으킨 뒤 남 탓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만큼 SetFSB를 쓰고자 하는 분들은 오버클러킹의 문제점과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 방법을 충분히 익힌 뒤 써야 하며, 오버클러킹의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는 점을 마음 속에 새겨 두길 당부합니다.

SetFSB 웹 사이트(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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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4 20:27 신고

    흥미로운 소프트웨어군요. 오버클러킹을 권장하지 않으신다더니..
    이런 큰 유혹을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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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2.25 10:32 신고

    데스크탑을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데스크탑을 팔아버리고 노트북으로 와우를 하고 있습니다.
    오그리마 같은 대도시에 가면 프래임이 6fps 정도 나오는 바람에 참 힘들었는데..
    권장하지 않는 다고 하셨지만 도전 욕구가 솟구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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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4.12.09 19:15 신고

    글 잘 보고 갑니다. 오버클럭 문제 시 대처할 지식이 없어서 시도는 못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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