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 느낀 아이팟 열기

작성자 :  ma-keaton 2008.02.19 07:28
주말을 이용해 일본 동경을 다녀왔습니다. 재밌게 본 것들이 많은데 그중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건 일본인들의 아이팟에 대한 한없는 사랑이었던 것 같군요.

솔직히 저는 애플사의 제품에 지극히 평범한 정도의 관심만 가지고 있을 뿐이라 신제품이 나와도 “아, 뭔가 또 새로 나왔나보다” 따위의 반응에, 실제로 보고 만져 봐도 “흠, 이 정도의 기능에 이 가격이면 좀 비싼 거 아닌가?” 같은 생각만 들었었죠.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을 피력하자면 저는 애플제품 애호가들과 대화를 하고 난 뒤에는 “아니, 저 돈을 지불하면서도 왜 저렇게 애플사에 황송해 하시나?” 하고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소비를 하면서 주도권을 자진으로 반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동경의 대형 전자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아이팟 제품들과 관련 액세서리들을 보니 애플은 이미 하나의 문화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외 뉴스를 보면서 아이팟 관련 아이템들이 나올 때마다 기사화가 되는 게 요란스럽다고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만큼 애플제품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장악했기 때문에 관련 제품들도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다양한 종류의 외장 오디오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개념상으로는 주객이 전도된 것인데 이젠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스템들이죠.
가격은 10만원 이내의 저렴한(?) 것들부터 40만원이 넘는 묵직한 것들까지 천차만별입니다.


써드파티 케이스들.
2만원 가량의 비용을 추가지불하더라도 완소 아이팟에 생채기를 낼 수는 없는 분들을 위한.


사진으로 다 담을 수는 없었지만 이것 말고도 훨씬 더 많은 아이팟 관련 상품들이
주렁주렁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어느 매장인지 유통업체를 불문하고 말이죠.

각설하고, 이런 현상은 아무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스티브 워즈니악이 얘기한대로 아이팟 열풍은 소비자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자극한 결과이고 그건 훈련이나 교육을 통해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타고난 예술적 감각을 지닌 엔지니어들을 다수 확보한 애플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죠.

비록 매출은 높다고 하지만 Y로 시작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MP3플레이어에서 아무런 예술적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마도 이런 인력 발굴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애플의 경우는 성공한 도박이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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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9 14:41 신고

    애플의 제품을 단지 기술적으로만 파악하려 한다면, 말씀하신대로 소비자의 권리를 자진 반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글에서도 지적하신 바와 같이 애플은 기술(디자인 포함)을 문화로 승격시킨 힘을 인정 받고 있는 듯 합니다. 소니는 "소니 스타일"이라는 모토를 내세웠지만 그 선을 넘지 못했으나, 애플은 넘어섰다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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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렇죠
    2008.02.19 15:30 신고

    애플은 코카콜라입니다.
    둘 다 비싸고 실용성(건강?)이 떨어진다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그 이미지로 승부하며 쓸데없이 잘 껴든다는(햄버거, 피자, 애플의 배보다 큰 주변기기) 공통점이 있습니다.

    성능이나 편의성에선 코원이나 아이리버제품보다도 떨어지면서 세계적으로 잘 해먹는 이유가 이 때문이죠.
    물론 그 배경에는, 초기에 플래시메모리 빵빵하게(헐값에 것도 넉넉한 물량공세) 지원해줘서 국내 중소업체 씨를 말리고(물량 할당도 모자라 바가지 옴팡지게) 두둑한 돈 세고 있는 샘순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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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oonsa
    2008.02.19 16:21 신고

    메모리를 지원해주기전에도 이미 시장은 장악당했죠.
    애플은 같이 사는법을 알고있었고 아이팟의 매력이 뭔지 알고있었죠
    당시 mp3플레이어는 불법음반용 기기정도로 치부받고있었지만
    애플은 음반사들을 설득하고 아이팟에 적당한 가격에
    편리하게 공급할수있도록 해주었고 꼬마부터 노인까지
    쉽게 적응할수있도록 만들었죠. CD리핑부터 mp3다운로드까지
    당시상황에선 초보가 그것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었죠.
    마치 닌텐도의 wii가 지금 사용하는 방법과 비슷하네요
    여성, 비게이머등등 하드코어가 아닌 일반유저를 끌어들이는것.
    그리고 제작비용을 낮춰서 컨텐츠 공급이 원할하게 한것
    성공하는 기업들은 비슷한면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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