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Reclusa 게이밍 키보드

작성자 :  DJ_ 2008.02.14 12:15
지난 글에서 예고한대로 MS Reclusa 게이밍 키보드를 구입해 보름간 사용했습니다.

제가 이 키보드를 구입한 이유는 특별히 게임을 위해서는 아니었고, 그냥 표준 배열에 검정색이면서 조금 특별한 키보드가 없을까 알아보다가 키 전체에 감도는 푸른색 백라이트가 눈에 띄어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FPS 게임용 키보드와 마우스로 유명한 Razer와 MS의 합작품이라는 것도 매력 요소로 작용했고요.

Razer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Tarantula라는 이름의 게이밍 키보드를 비롯해 각종 게이밍 액세서리를 만들어온 회사입니다. MS도 운영체제보다 키보드, 마우스를 더 잘 만든다는 비아냥이 있을 정도로 훌륭한 입력 장치 제조사입니다만, 디자인이나 기능면에서 매니악한 매력을 가진 Razer 제품들에 비하면 주로 무난한 제품들을 만들어온 게 사실입니다.

MS와 Razer의 합작은 그런 면에서 Razer의 섹시한 매력을 MS의 이름으로 대중화시켜 보겠다는 의지가 있어 보였죠. 그리고 첫 합작품이었던 Habu 마우스에 이어, 작년 5월에 출시된 Reclusa 게이밍 키보드 역시 MS의 견고함과 Razer의 섹시함이 잘 조화된 제품입니다.


이 키보드의 가장 큰 특징은 키 전체에 감도는 푸른 백라이트입니다. 검은색 키보드와 매우 잘 어울리는 은은한 푸른색은 멋을 중요시하는 사용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매력 요소이며, 실내 조명을 끈 상태에서 더 큰 매력을 발산합니다. 단, 백라이트를 끄거나 조절하는 기능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키 감은 '서걱서걱'하는 느낌이 있어 평범한 멤브레인 키보드의 감과는 분명히 다른 첫 인상을 줍니다. 처음에는 Reclusa 쪽이 어색한 느낌이지만 익숙해지면 보통의 멤브레인 키보드가 뻑뻑하고 밋밋한 느낌이 듭니다. 비결은 키캡을 탄력적으로 받치고 있는 고무의 형태에 있는데, 키를 빼낸 사진이 베타뉴스의 소개글에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품 사양을 보면 Razer의 HyperResponse라는 재입력 시간을 줄이는 기술이 적용됐다고 하는데, 체감상으로도 그렇고 실제 메모장에서 같은 시간 동안 키 하나를 누르고 있을 때 입력된 글자의 개수도 다른 일반 키보드와 별 차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Anti-ghosting이 고려되지 않아서 키 3-4개 이상을 동시에 입력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제 경우는 WOW에서 W, E, D키가 동시에 눌리지 않아 움직임이 불편해지는 꽤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편 Reclusa의 또 다른 특징은 인조 가죽 재질의 손목 보호대가 꽤 편안한 느낌을 제공한다는 것과 키보드 좌우측에 설정 가능한 기능키가 추가적으로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좌우측의 확장키는 Reclusa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각인된 아이콘대로 동작이 기본 할당되어 있고, 번들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용자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확장키는 MS 키보드라면 으레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Reclusa는 다이얼까지 달려 있다는 것이 조금 특이합니다. 기본적으로 좌측의 다이얼은 페이지 스크롤에 사용하고, 우측 다이얼은 시스템의 볼륨을 조정하는데 사용합니다. 물론 다이얼 역시 다른 확장키와 마찬가지로 다른 기능을 매핑할 수 있습니다.



키 매핑 프로그램은 왜 Reclusa가 게이밍 키보드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Reclusa의 모든 확장키를 사용자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으며, 여러 키의 입력을 기억시켜 키 하나로 이용할 수 있는 '매크로' 설정도 가능합니다. 매크로 설정 시 순서대로 입력되는 키의 사이사이에는 50ms~200ms의 지연 시간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덕분에 '카운터스트라이크'의 준비 타이밍에 여러 장비 구입을 키 하나로 마무리 짓는 등의 활용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WOW에서 버튼 하나로 파티원 모두에게 잡버프를 주는 일도 가능할까 생각해봤지만, 지연 시간이 최대 200ms까지여서, 글로벌 쿨타임에 걸리더군요. 지연시간만 좀 더 긴 옵션까지 제공한다면 5인 투기장에서 개별 잡버프를 걸어주는 노가다를 매크로 키 하나로 해결할 수 있어 좋을 듯 합니다.

이렇게 설정한 사용자 키는 프로필이라는 단위로 총 다섯 벌까지 따로따로 묶을 수 있습니다. 또 프로필은 특정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 자동으로 해당 프로필을 불러오도록 설정할 수도 있어, 여러 게임을 즐기는 경우 각각에 최적화된 키 배열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키를 그냥 꺼버리는 옵션이 없다는 것인데, 특히 확장키는 아니지만 '윈도우키'를 끄는 기능이 없다는 것은 앞서 말한 Anti-ghosting의 부재와 더불어 게이밍 키보드로서는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MS Reclusa 게이밍 키보드의 가격은 6만원 대로 '다소 비싼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 인상에서 풍기는 고급스런 이미지로는 일견 적당한 가격이란 평가도 내릴만 하지만, 정말 게이밍 키보드 컨셉을 기대했던 사용자들에게는 몇몇 핵심적인 요소의 부재가 실망감을 안길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Razer 게이밍 키보드의 느낌을 잘 살린 디자인을 높이 산다면 적당한 가격이 될 것이고, 기능적으로 접근하면 3-4만원 차이 나는 Tarantula 등 여느 게이밍 키보드를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MS Reclusa 게이밍 키보드의 장점]
Razer 특유의 멋진 디자인과 푸른색 백라이트
프로그래밍 가능한 확장키와 프로파일링
꽤 편안한 가죽 손목 보호대
USB 1.1 포트 2개와 케이블을 정리할 수 있는 홀 등 소소한 편의 제공

[MS Reclusa 게이밍 키보드의 단점]
Anti-ghosting 미지원
가지고 다니기에는 꽤 무거운편
애매한 가격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8.02.14 14:18 신고

    맨 아래에 게이밍 키보드의 단점인데 잘못 적혀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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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2.14 18:24 신고

    저 같은 경우는 키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표현하신거 보면 어떨지 굉장히 궁금하네요.
    키감만 좋고, 설정을 꺼버리는 옵션만 있다면 굉장히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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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박상현
    2008.02.29 17:29 신고

    진작에 리뷰를 볼것을 g15를 잘쓰다가 물한번 잘못 엎질러서
    고장나고 이넘으로 결정해서 샀는데 일단은 g11이나 g15 쓰시던 분들은 많이 불편해 하실지도 모릅니다

    백라이트 끄는 기능과 윈도키 잠금기능 부재는 그렇다고 해도
    매크로 등록시 실수 하게 되면 다시 처음부터 재입력 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불편하게 느껴지네요 키감은 곧 적응된다고 하지만
    매크로를 수동으로 수정할 수 없다는 점은 엄청난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펌웨어나 드라이버 패치로 위에 논거한 단점들은
    충분히 소프트웨어적으로 수정할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과연;

    리뷰중에 추가로 와우에서 3키까지는 먹히더군요 WE하면서 1234숫자 그리고 지연조절 하는 부분은 해당 ms를 더 누르면 지연시간이 중첩추가 됩니다 200을 계속 누르면 200 400 600 이런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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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_
      2009.04.28 12:11 신고

      지연시간은 정말 중첩되는군요!

      anti-ghosting 문제는 키조합에 따라 3키까지 눌려지는 경우가 있으나, 모든 키가 3키 이상 눌려져야 의미가 있으니... 아무튼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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