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스네이크닥님의 아래 글에 대한 부분적인 트집(?)입니다. 물론 글의 본질에 대한 내용이 아닌 '진짜 쿼드코어'라는 단어에 대한 트집입니다. 그리고 그 칼날은 AMD에 대고자 합니다. 이미 이 글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예상을 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과연 이번에 나오는 'K10' 아키텍처 프로세서, 코드명 '바르셀로나'와 앞으로 나올 데스크탑 PC용 모델인 '페놈 X4'(코드명 어지너) '만' 진짜 쿼드코어 프로세서일까요? 이미 x86 쿼드코어 시장을 잡은 코어2 쿼드는 '가짜 쿼드코어'일까요? 저런 흠집내기식 주장을 펼치는 AMD의 속내와, 정말 그것 말고는 마케팅 방법이 없는 것인지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 말장난은 대략 좋지 않다?!

'진짜' 또는 '진정한'이라는 말은 자신 이외의 것은 '가짜' 또는 '반쪽'임을 의미합니다. 물론 넓게 해석하면 '기술적인 진보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AMD가 과연 그런 약한 뜻으로 '진정한 쿼드코어'를 주장한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AMD가 '진정한 쿼드코어'를 주장하는 근거는 하나의 다이(Die, 하나의 완전한 기능을 하는 웨이퍼 조각)에 쿼드 코어의 회로를 집어 넣은 '싱글다이 쿼드코어' CPU이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코어2 쿼드는 펜티엄 D와 마찬가지로 두 개의 듀얼 코어 다이를 연결해 하나의 CPU 기판 위에 올린 '듀얼다이 쿼드코어'입니다.

같은 쿼드코어라고 해도 싱글다이 쿼드코어가 기술적으로, 실제적으로 더 뛰어난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다이 내부에서 각 코어가 통신하는 것과 떨어진 다이가 통신하는 것은 속도면에서 차이가 있으며, 2차 캐시 메모리 관리 등 다른 부분에서도 싱글다이 쿼드코어가 더 유리합니다. 또한 싱글다이가 듀얼다이보다는 전력 소비량이나 발열도 대체적으로 적습니다. 그 점에서 AMD의 새로운 쿼드코어는 인텔의 현재의 쿼드코어보다는 확실히 앞선 기술이며, 자랑할만한 '물건'입니다.

그렇다고 코어2 쿼드가 '가짜' 쿼드코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코어2 쿼드의 코어 개수는 물리적으로 분명히 4개가 맞습니다. 그런 만큼 뭐라고 말해도 코어2 쿼드도 '진짜 쿼드코어' CPU입니다. 다만 '기술적으로 조금 쳐지는 쿼드코어'일 뿐입니다.

이런 것을 AMD가 모를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표현을 쓰는 것은 사람들에게 은근슬쩍 '인텔 쿼드코어는 가짜래요'라는 편견을 심어 자신을 띄우려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전략입니다. 그러다 항의를 받으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을 저렇게 표현한 것이다'라고 항변하겠죠. 그런데 정치, 경제, 사회 어디서나 벌어지는 네거티브 행위에서 저런 항변을 준비하지 않은 경우가 있던가요?

■ 자신의 장점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AMD

AMD의 새로운 쿼드코어는 싱글다이 쿼드코어의 장점만 내세워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아직 K10 아키텍처의 성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성능에 대한 우위를 주장할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기술적인 우위를 주장하기엔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 강점을 홍보하는 대신 AMD는 경쟁사(물론 골리앗 수준의 경쟁사입니다만)를 흠집내는 '악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장점을 알리지 못하고 엉뚱한 점을 잡아 마케팅하는 AMD의 문제는 전문 기자들조차 '한심하다'는 소리를 할 정도입니다. 아무리 코어 아키텍처(CMA)에 비해 K8 아키텍처의 성능이 떨어진다고 해도 여전히 AMD의 프로세서는 가격 이외에도 여러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AMD는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력 소비량을 따질 때 '열 설계전력(TDP)'를 살펴보지만, TDP가 절대적인 전력 소비량을 알려주는 자료는 아닙니다. TDP는 어디까지나 '발열'에 대한 설계 자료일 뿐 전력 소비량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물론 TDP가 높으면 전력 소비량도 높긴 하겠죠.

이론적이며 단순 무식하긴 하지만 진짜 전력 소비량에 대해 조금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텔 코어2 듀오의 경우 전압(Vcc)는 최대 1.5V지만 실제로는 최대 1.35V정도(G0 스테핑 모델)입니다. 전류(Icc)는 최대 75A입니다. 전력 소비량은 단순 무식하게 '전압 * 전류'로 계산할 수 있는 만큼 코어2 듀오의 최대 전력 소비량은 101W 전후가 됩니다. 물론 이론적인 자료인 만큼 평균 전력 소비량이나 실제 최대 전력 소비량과는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65W보다는 최대 전력 소비량이 한참 위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반대로 AMD의 경우는 어떨까요? 윈저 코어 애슬론 64 X2 저전력(EE) 버전의 전압은 1.25V, 최대 전류는 51.7A입니다. 그래서 최대 64.6W 정도의 최대 전력 소비량을 갖습니다. 신형 브리즈번 코어의 경우 전압 1.35V, 최대 전류 49.6A 수준으로서 역시 65W 전후입니다. 이 CPU의 TDP가 65W인 만큼 AMD 프로세서는 TDP와 전력 소비량이 거의 일치한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위 계산은 어디까지나 최대 전력 소비량에 대한 자료인 만큼 CPU의 모든 전력 소비량을 말해주진 않습니다. 오히려 최저 전력 소비량만 따지면 속도와 전압 제어 기술이 더욱 뛰어난 인텔이 더 낮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CPU의 최대 성능을 내는 상황에서는 AMD 프로세서의 전력 소비량이 인텔에 비해 확실히 적은 만큼 '조용하고 전기 덜 먹는 실속 CPU'로서 충분히 자랑하고도 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AMD는 이에 대해 강력한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습니다. 인텔은 코어2 듀오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전기 덜먹고 열 덜나는 것을 쉴새 없이 자랑하고 있지만, AMD는 이 보다 더 전력 소비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소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코어2 듀오와 애슬론 64 X2의 전력 소비량이 비슷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만, AMD가 실제로 훨씬 적은 전기를 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 '진정하지 못한' 쿼드코어의 공포?

페놈 X4나 쿼드코어 옵테론은 지금의 애슬론 64 X2나 듀얼코어 옵테론보다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K10 아키텍처가 K8보다는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긴 했지만, 그렇다 해도 코어 개수가 늘어나는 만큼 전력 소비량을 똑같이 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현재 예상은 65nm 공정으로 만든 페놈 X4의 TDP가 89W 전후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윈저 코어 애슬론 64 X2 일반 모델의 TDP 수준입니다. TDP와 전력 소비량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AMD의 과거를 볼 때 페놈 X4 또한 90W 전후의 최대 전력 소비량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양반'입니다.

경쟁자인 코어2 쿼드는 어떨까요? 최근에 나온 G0 스테핑 덕분에 TDP는 105W에서 95W로 낮아졌습니다. 그렇지만 G0 스테핑에서도 1.372V의 전압과 최대 115A의 전류량은 변함이 없습니다. 계산을 해보면 최대 157W정도의 전기를 쓰게 됩니다. 아무리 발열을 줄인다 한들 듀얼다이 쿼드코어의 한계는 어떻게 해결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인텔도 열심히 싱글다이 쿼드코어를 준비하고 있긴 합니다만, 현재의 코어2 쿼드를 대신할 것은 여전히 듀얼다이 쿼드코어 모델인 코드명 '요크필드' 뿐입니다. 45nm 공정을 써 전력 소비량과 발열이 줄어들기야 하겠지만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페놈 X4에 뒤질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적어도 당분간은 페놈 X4를 비롯한 K10 아키텍처 쿼드코어 CPU보다 기술적으로, 전력 소비량면에서 앞선 CPU를 인텔은 내놓기 어렵습니다. 그러한 장점을 내세워 '정정당당하게' 싸워도 AMD에겐 승산이 있습니다. '진정한 쿼드코어'라는 문제성 멘트를 앞세우지 않아도 진정한 마음으로 소비자를 설득해도 AMD는 절대 뒤질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런 자극적인 말로 소비자들을 속이려 하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인텔 요크필드의 존재와 'AMD의 겁쟁이 마케팅'이 자리한다고 봅니다.

요크필드 코어는 아키텍처를 크게 손댄 모델은 아닙니다. 코어2 쿼드에 SSE4를 넣고, 원래 코어2 시리즈에 결함이 있던 64비트 기술(EM64T)의 성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다만 45nm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전력 소비량을 지금보다 억누르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공정 기술이 바뀌면 다이 크기가 줄어드는 만큼 전력 소비량과 발열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요크필드 코어가 '획기적인 전력 소비량'을 자랑하진 않을 것입니다. 지금의 코어2 듀오와 비슷한 65W 정도의 TDP로 낮춘다 해도 실제 인텔 CPU의 전력 소비량 공식을 따져보면 90~10W 사이의 최대 전력 소비량은 나오게 됩니다. 페놈 X4가 적어도 전력 소비량면에서 꿀릴 것은 없습니다.

AMD는 요크필드와 페놈 X4의 전력 소비량이 비슷해지는 그 자체를 겁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텔은 요크필드의 출시와 함께 분명히 '듀얼코어 만큼 전기를 먹는 쿼드코어'를 강력하게 광고할 것은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듀얼다이 쿼드코어라고 하지만 45nm 공정을 쓰는 만큼 기술력 자랑에도 효과가 생깁니다. 45nm 공정 전환에 대한 스케줄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AMD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나와있는 인텔 쿼드코어 CPU는 상대도 되지 않고, 저 동네의 차세대 쿼드코어 CPU와 비교해도 전력 소비량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을 것이다'라는 정공법으로도 충분히 마케팅을 할 수 있음에도 '자기 장점을 제대로 홍보할 줄 모르는' AMD의 마케팅 능력이 남을 헐뜯어 자신을 높이는 네거티브 전략까지 꺼내게 만든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AMD는 네거티브 전략을 꺼낼 줄은 알지만 잊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허술한 네거티브는 더 큰 역습을 맞는다는 것을 말이죠. 코어2 쿼드도 '진짜 쿼드코어'임을 모르지 않는 소비자들은 AMD의 마케팅이 네거티브 전략임을 바로 눈치챌 것이며 그러한 AMD의 행동에 대해 비판할 것입니다. 안그래도 가격과 마니아들의 힘으로 먹고 사는 AMD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꼴입니다. AMD 쿼드코어는 충분히 강하고 경쟁력도 충분합니다. 제대로 쓸 줄도 모르는 네거티브 마케팅은 포기하고 정공법 마케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길 AMD에 권합니다.

추신: 개인적으로는 인텔을 '선호'하지만 AMD를 '응원'합니다. AMD CPU를 쓰지 않는 것은 칩셋 때문이지 CPU 자체 때문은 아니거든요. AMD는 충분히 제품에 강점이 있음에도 저런 식의 마케팅밖에 하지 못하기에 그에 대한 '분노'로 이번 글을 번개처럼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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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keaton
    2007.09.14 13:28 신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은 AMD에서도 반갑게 맞아들일 것입니다. 관계자 분이 보았음 좋은 내용이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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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9.14 16:44 신고

    페놈이 좋기는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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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7.09.14 18:47 신고

    저는 AMD 매니아(데스크탑과 놋북 모두 AMD의 CPU라죠.) 인데 솔직히 AMD의 저런 네거티브 광고는 맘에 들지 않았거든요. 이런 비판글을 보니 제가 다 속이 시원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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