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활동하는 인터넷 동호회에서 며칠전에 중학생 회원이 중고 거래를 한 뒤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잠적하는 일(현재진행형)이 발생했습니다. 이 회원은 과거부터 중학생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컴퓨터 및 개짓에 관심을 보였고 이들을 사들였다고 자랑하곤 했습니다. 필자는 몇 번 게시판에 댓글 형식으로서 이러한 것에 우려를 나타낸 적이 있지만, 결국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과거에는 초등학생 회원이 무리해서 중고 거래를 하다 돈을 갚지 못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 가운데도 그 동호회 분이 계실 것입니다.

이 두 예는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개짓에 대한 욕구가 스스로를 해치는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최신 개짓(Gadget)을 소개하는 스마트개짓(?)의 목적과 반하는 글이긴 하지만, 진정한 개짓인(?)이 되려면 이러한 문제는 한 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될 일입니다. 오늘의 글의 주제는 '청소년이여, 개짓에 대한 욕망을 억제하라'입니다. 기본적으로 대학생 이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내용이지만, 새로 사회에 들어온 직장인 개짓 마니아 여려분들 또한 공감이 가는 내용이리라 생각합니다. 재미없는 내용이지만 한 번 시작해 볼까요?


■ 뻔한 수입으로 개짓을 마구 지를 수 있는가?

고등학생 이하 청소년은 완벽한 이성체가 아니며, 자제심이 완벽하게 굳어지지 않았다... 이런 윤리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를 반복할 생각은 없습니다. 필자도 그런 시기를 겪었고, 나름대로 사고(?)도 치고 다녔으니까요.(지금 생각하면 꽤나 불효 자식입니다. 쩝.) 그렇다고 그것이 사회적인 의무를 포기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형법은 만 14세 미만은 처벌하지 않지만, 그 이상은 법적인 책임을 묻도록 되어 있습니다.(자신은 지지 않을지언정 보호자가 책임을 지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젊은 개짓인(?)들이 스스로 개짓에 대한 욕구를 제어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고등학생 이하의 수입원은 뻔합니다. 부모님이 주는 용돈, 명절같은 때 친척분이 주는 용돈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가끔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진 못합니다. 요즘 학생들이 받는 세뱃돈의 레벨이 제가 받고 다니던 때와 레벨이 다르긴 합니다만(완벽한 서민이었던 필자는 배춧잎(?)은 그 때 아니면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2~30만원을 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살아가면서 써야 하는 돈은 있어야겠죠. 요즘은 오락실이 별로 없지만(필자는 시험때도 오락실에 다녔답니다.^^) PC방도 가야겠고, 패스트푸드도 먹어야죠. 게임에서 쓸 아이템도 사야하니 나가는 돈이 보통이 아닐겁니다. 그렇게 쓰면서 개짓을 지르는 일은 학생 입장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세뱃돈을 쓸어 와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학생의 수입으로 모을 수 있는 돈은 어른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뻔한 수준입니다. 삼성 재벌 손자 레벨이 아니라면 말이죠.

■ 중고의 함정 - 끊을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 환경은 '뽐뿌' 요인이 너무나 많습니다. IT나 개짓 동호회에서는 최신 기기 자랑이 한창이고 컴퓨터 웹진에서는 최신 컴퓨터 부품 성능이 '와방'이라고 선전합니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만 합니다. 이 때가 고비입니다. 아예 주머니가 텅 비었다면 그나마 뽐뿌를 '반사'할 수 있으니 상관 없지만, 몇 만원이라도 주머니나 통장에 있다면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중고라도 질러볼까?'
'써보고 재미 없으면 다시 팔면 되지'
그렇지만 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개짓을 질러버리면 안됩니다. 그 길은 자칫 잘못하면 파멸의 길이 되고 맙니다. 당장 돈이 없어도 중고로 지르면 싸게 들거라는 생각, 재미가 없으면 다시 중고로 팔면 된다는 그 생각이 잘못된 것입니다. 그 이유를 한 번 살펴볼까요?

▲ 생활비는 어쩌려구?

학생이라고 쓸 돈이 없을 리 없죠. 위에서도 적었지만 PC방도 가야하고 메이플스토리 아이템도 사야하며, 편의점에서 더울 때 콜라라도 한 잔 마시려면 돈이 들어갑니다. 용돈과 비상금을 다 털어서 개짓을 사는 데 써버리면 이렇게 써야 할 돈이 남지 않습니다.

PC방 안가고, 아이템 안사고, 군것질 안하고 버틸 수 있다구요? 퍽도 그러겠습니다. 필자도 경험이 있지만 이런 돈은 웬만해선 줄이기 어렵습니다. 이런 돈을 안 쓰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의지가 강하면 불필요한 개짓은 지르지도 않겠죠. 모자라는 돈은 결국 부모님을 졸라서 타 쓸 수 밖에 없습니다.(굳이 최악의 상황까지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부모님 허리를 휘게 하면서까지 개짓을 장만하는 것이 그렇게 옳은 일일까요? 그것은 아닐 것입니다.

▲ 중고값은 안 떨어지는가?

중고 제품은 시간에 비례해 빠르게 떨어집니다. 물론 더 떨어질 곳이 없게 되면 그 선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최신 개짓일수록 가격의 변화는 심합니다. 또한 손을 한 번 더 거칠수록 가격도 그만큼 떨어집니다. 중고나 새것으로 산 개짓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며칠만에 판다고 해도 제값을 그대로 받진 못합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가격은 더 떨어지니 주머니로 되돌아오는 돈은 더욱 줄어듭니다.

싸게 중고를 사서 며칠 써보고 같은 값이나 비싼 값에 올리면 손해는 보지 않는다구요? 손해는 보지 않겠죠. 하지만 그것은 동호회들에서 말이 많은 '되팔이' 행동입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낮추는 이런 일까지 해가며 그렇게 새로운 개짓을 쓰고 싶은가요?

쓸 돈의 여유도 없이 개짓을 지르고, 그것을 산 값보다 싸게 중고로 되파는 것이 반복되면 주머니에 남는 돈은 나날이 줄어들게 됩니다. 주변에는 쓰지도 않는 개짓만 쌓이고 정작 자신은 '많이 만져봤다' 말고는 남는 것이 없습니다. 이런 악순환을 반복해봤자 허무해질 뿐이죠. 허무함의 뫼비우스의 띠는 어떻게든 끊어야 합니다.

■ 진정한 개짓인이 갖춰야 할 마음가짐

이 글은 '어린이나 청소년은 개짓을 하나도 갖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럴 권리도 없으니까요.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부모님이나 친척분에게 보상(?)을 받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닙니다. 그렇게 갖고 싶은 개짓을 손에 넣는다면 매우 바람직하겠죠. 용돈을 아끼고 또 아껴 진짜 원하던 개짓을 사는 것도 나쁜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개짓을 탐내고, 스스로 그 후유증을 견디지 못해 그 개짓을 다시 중고로 내다파는 악순환에 빠진다면 그 본인에게도 좋지 않으며 사회 또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흐르지 못합니다. 진정한 개짓인이 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어 보세요.

▲ 없으면 사지 말고, 없다고 팔지 말아라!

개잿을 마련하는 데는 돈이 듭니다. 그래서 개짓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은 경제력이 있는 사람 뿐이며,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경제력이 있어야 합니다. 개짓을 하나 질러서 자신의 경제 상황이 휘청일 정도라면 그 개짓에는 관심조차 끊어야 합니다. 살아가는 데 드는 돈은 줄이려 해도 줄지 않습니다. 그 돈을 제외하고 충분한 여유가 있을 때만 개짓에 군침을 흘려야 합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초창기의 마니아(나쁘게 말하면 오타쿠)들은 자신의 취미를 유지하기 위해 안정된 직장을 찾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만화와 드라마속의 세상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끈 '전차남'의 주인공은 하는 취미는 세상과 동떨어질지 몰라도, 그 자신은 사회에서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스마트개짓(?)의 멤버들도 여기서는 개짓을 소개하기에 바쁘지만, 여러 분야에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스스로 살아갈 경제력이 있어야 개짓 생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당장 쓸 돈 까지 개짓을 사는 데 쏟아 붓고 당장 생활에 허덕여 그것을 내다파는 생활은 악순환일 뿐입니다. 진정한 '나만의 개짓'은 하나도 소유할 수 없는 '저니맨'일 뿐입니다. 진정으로 개짓을 사랑하고 소유하고 싶다면 충분한 경제적인 여유를 가졌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 개짓이 많다고 개짓인이 아니다!

'컬렉터(Collector)'는 개짓을 사랑하는 취미의 일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컬렉터가 개짓인의 모든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 개짓을 아끼고 잘 활용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개짓인의 행동 양식입니다. 컬렉터는 더욱 많은 경제적인 여유를 필요로 합니다. 적어도 용돈으로 사는 학생은 정해진 수입으로 하기 쉽지 않은 것입니다.

모든 게임기를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 PDA를 수집하는 이, 일본이나 미국에 자주 나가서 최신 개짓을 한보따리 들고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부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은 스스로의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그만한 열정이 있기에 그렇게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한 개짓인은 나중에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여유 있게 시작해도 좋습니다. 먼저 자신의 개짓부터 사랑해주세요.

▲ 나의 개짓을 사랑하라!

자신이 가진 개짓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남이 쓰는 개짓을 가진다 해도 그것에 애정을 가질 수 있을까요? 비록 낡고 성능은 떨어진다고 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짓이야 말로 가장 소중한 재산입니다. 다른 이들이 뭐라고 해도 굳이 그 목소리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남에게 칭찬을 듣고 돋보이고자 개짓을 아끼고 쓰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가지고 있는 PDA는 모든 기능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PMP는 하루에 몇 시간을 쓰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다른 개짓에 눈을 돌리기 전에 지금 집에서 잠들고 있는 개짓을 꺼내 써보세요. 자신의 개짓도 잘 쓰지 못하는 겉멋 든 '자칭 개짓인'보다 낡고 초라해보이는 기기나마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여러분이 진정한 '개짓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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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30 21:48 신고

    개짓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때론 목적보다는 도구가 더 사랑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래서 목적보다는 마음에 드는 도구를 고르는 데 더 시간을 쏟기도 하지만..)
    목적이상으로 개짓을 추종하다 보면..어쩔 수 없이 집착이 따르게 되더군요.
    한때 6구 컨센트에 모두 PDA를 충전시키면서 뿌듯해 하다가, 좀 정신차리고 보니 주객전도도 이만한 주객전도가 없더군요. ^_^;;
    포스팅의 결론처럼 여러대의 기기보다는 하나의 기기를 극한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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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lf
      2007.08.31 09:25 신고

      하나의 개짓을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경제력이 있고, 정말 컬렉터로서 여러 제품을 아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마니아로서의 길은 여러 방법이 있으니까요.

      다만 아직 경제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이러한 것에 자극받아 무리한 일을 벌이지 않길 바라는 뜻에서 이 글을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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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31 10:00 신고

      예. 물론 저역시 컬렉터의 장점과 컬렉션의 쾌감을 잘 알기 때문에..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구요. ^_^
      제가 바로 경제력에 걸맞지 않는 컬렉션을 갖추던 사람이다 보니 더욱 공감한 것 같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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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9.03 18:49 신고

    저처럼 한 번 사면 부셔질때까지 쓰는... 것이 좋죠. ^^;
    처음 바이저 엣지가 그랬고...
    그 뒤에 프리즘이 그랬고...
    지금은 T5와 Mits-M500이 부셔질때까지 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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